대전 유성구 대전무역전시관에서 열린 ‘2016 세이프 대전 안전체험한마당’에서 어린이들이 노면전차 ‘트램’ 종이 접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요신문]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각광받는 트램 도입에 지자체 간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최근 트램 도입에 필요한 도시철도법과 철도안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된 데 이어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이번 달 안에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램 도입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대전시와 수원시의 발걸음이 빨라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트램 선도도시 선점을 위한 이들 지자체간 경쟁도 치열하다.
우선 트램 선도도시 이미지를 굳히고 있는 대전시는 권선택 시장이 꼼꼼히 챙기고 있다. 권 시장은 6일 확대간부회의에서 “대전이 트램 선도도시로서 위상이 자리매김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자부심을 갖고 2025년 예정된 완공시기를 단축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권 시장은 정부와 정치권에 트램 추진의 당위성을 설파하고 나설 때부터 “처음부터 길은 없다. 사람이 다니면 길이 되는 것”이라며 직원들에게 개척자 정신을 강조하고 트램 추진을 밀어붙였다. 전국의 많은 도시가 앞 다퉈 트램 도입을 검토하고 정부와 정치권이 협조하는 자세로 전환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대전은 서대전역~정부청사역~유성~서대전역에 이르는 37.4km 순환노선으로 2025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트램 도입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고 운영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자체 중 최초로 트램을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야권 유력 대선 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대전을 방문한 자리에서 트램 건설에 대한 강력한 지원을 약속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대전의 트램 선도도시 추진에 도전장을 내민 곳이 있다. 바로 수원시다. 염태영 시장은 7일 국회에서 열린 트램 도입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수원시가 우리나라에서 트램이 달리는 첫 번째 도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트램은 미래지향적인 교통수단으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따뜻한 교통수단”이라며 “지역명물이 돼 침체한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염 시장은 취임 직후인 2010년부터 7월 ‘친환경 교통수단 사업계획’을 수립하며 노면전차 도입을 추진했다. 토론회와 정책포럼을 잇따라 개최하며 시민들에게 트램의 효용성과 필요성을 전달해왔다.
수원은 수원역~화성행궁~수원케이티위즈파크~장안구청에 이르는 6km 노선을 대상으로 민간투자사업 제안서가 접수돼 적격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올해 협상을 진행한 후 내년 ‘실시계획인가’를 받고 착공에 들어가 2020년 완공하겠다는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트램(Tram)은 도로에 레일을 설치하고 운행하는 전동차이다. 전기를 사용해 친환경적인 데다 1km당 건설비용이 200억 원가량으로 경전철(500억~600억 원)이나 지하철(1300억 원)보다 경제성이 높다. 노면에서 타고 내릴 수 있어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이용과 환승도 편리하다.
이 때문에 전 세계 150여 개 도시에서 노선을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도 대전과 수원을 비롯해 서울, 성남, 부산, 안성, 화성, 인천 등 10여 개 도시가 트램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도시 중 어느 도시가 트램 선도도시 타이틀을 거머쥘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승호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