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조사기관인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85%였던 케이블 TV의 프라임 타임(밤 8시~11시) 평균 시청률은 올해 7월에 5.06%로 성장했다. 하루 평균 시청률도 5.37%로 지난해에 비해 2백% 이상 늘어났다.
특히 화제가 되는 드라마는 <프렌즈> <앨리 맥빌> <섹스 앤드 더 시티>(사진) 세 작품이다. 세 드라마를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발견된다. 먼저 대도시가 배경이라는 점.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전문직을 가지고 있는 30대 초반의 젊은이들. 변호사, 홍보이사, 패션회사 머천다이저 등 세련된 직업을 가지고 도시에 살며 여러 이성 친구들과 자유분방하면서도 독립적인 생활을 즐기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젊은이들에게 ‘나도 저렇게 살아봤으면’ 하는 동경의 마음이 들게 한다.
하지만 대다수 애호가들은 ‘세련되고 근사한 여피들의 생활’은 이들 드라마의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화려한 생활과 뉴욕 등 대도시의 모습보다는 탄탄한 스토리와 개성 있는 등장인물들이 더 매력적이라는 것.
▲ 섹스 엔드 더 시티의 네 주인공 | ||
이들 시트콤에서 성은 빼놓을 수 없는 소재다. 성공률 97%를 자랑한다던 콘돔을 사용하다 피임에 실패했다며 콘돔회사에 항의하는 남자주인공이나 레즈비언인 두 ‘엄마’ 간의 결혼(프렌즈), 처음 만난 남자와 섹스를 하고 그 남자와의 관계를 결혼식 하객에게 공개하는 여주인공의 모습(앨리 맥빌) 등은 우리의 가치관으로 볼 때는 파격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이 같은 묘사에 대해 ‘괜찮다’거나 ‘드라마니까 상관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적어도 성에 대한 묘사가 이들 드라마를 선호하거나 거부하는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 또 성에 대해 다루면서도 성행위 장면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도 대부분 여성인 시청자들이 거부감을 갖지 않는 이유다.
미국 시트콤의 인기는 영어학원, 패션 등 젊은이들의 생활에 또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익훈어학원에서 <프렌즈>로 영어 듣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영어강사 셰인 피터슨씨는 “한국에서 10년간 AFKN 수업을 진행해왔지만 <프렌즈>를 교재로 삼았을 때가 학생들의 반응이 가장 좋았다”고 말한다.
패션계도 미국 시트콤을 주목하고 있다. ‘김희선 머리핀’이나 ‘김남주 목걸이’처럼 인기 있는 TV 드라마의 경우 주인공들의 패션이 덩달아 인기를 끄는데, 요즘은 미국 시트콤 속 패션이 젊은 세대의 유행 코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뉴욕 보보스의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섹스 앤드 더 시티>의 주인공인 캐리 브래드쇼(사라 제시카 파커)의 의상은 ‘캐리 룩’이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 패션가를 강타하고 있다. [주간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