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당신만을 사랑해”라고 말해도 아내가 도무지 믿으려 들지 않는 까닭이다. 그래서 지금 이들의 결혼생활은 살얼음판 걷기 수준. 아내 제니퍼 애니스턴이 의부증이란 소문마저 나돌고 있다. “도대체 어디 갔다 지금 오는 거야?” “누구랑 있었어?” 브래드 피트가 집에 들어가면 이런 앙칼진 음성이 제일 먼저 들려온다.
그가 설명을 하면 수사관처럼 아내 제니퍼 애니스턴은 세부사항을 캐묻는다. 몇 시에 친구들과 헤어졌고 무엇을 타고 왔으며 등등 질문은 한동안 이어진다. 아직 결혼 2년차인 브래드 피트 부부의 집엔 깨소금이 쏟아지기는커녕 불신의 소리만 가득하다.
행여 해외나 지방 로케라도 있을라치면 아내의 불시검문은 각오해야 한다. 더구나 남자 홀리기로 유명한 여배우와 출연하는 영화면 ‘안봐도 비디오’다. 하루에 수십 통의 감시전화는 기본이고 아예 촬영지에 함께 기거하기도 일쑤다.
사실 이런 증세는 결혼 전에도 보였다. 지난 2000년 결혼 전에 브래드 피트가 줄리아 로버츠와 영화 <멕시칸>을 찍으러 갔을 때. 혹시 바람둥이 줄리아 로버츠와 눈이 맞아 자기를 버리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에 참다 못한 그녀는 비행기로 촬영지까지 날아갔다.
▲ 브래드 피트와 제니퍼 애니스턴 | ||
한창 사랑에 빠져있던 브래드 피트는 그녀의 ‘두려움 없는 사랑’에 감동해 눈물까지 흘렸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반복되는 “정말 여자는 나밖에 없어?” 질문에 브래드 피트는 지금 미칠 지경이라고 측근들은 전한다.
지난번 영화 <스내치> 촬영 때 어김없이 전화감시는 이어졌다. 여자에 둘러싸인 파티를 좋아하는 가이 리치 감독의 영화라 더 긴장했던 것. 얼마나 의심을 했던지 전화를 통해 들려오는 여자 소리에 제니퍼 애니스턴이 맨발로 뛰어왔음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것 하나. 아내라면 끔찍이도 생각하는 브래드 피트를 왜 애니스턴은 의심하는 걸까. 그가 바람피운 전적이라도 있었던 것일까. 모든 것은 제니퍼 애니스턴의 아픈 과거에서 비롯됐다. 그녀가 아홉 살에 아버지가 바람피워 가족을 버리고 떠난 것.
당시 그녀의 어머니는 “네 아버지란 사람은 지금 딴 여자랑 눈 맞아 떠났다. 돌아오지 않을 테니까 기다리지 말아라”고 어린 그녀에게 매몰차게 말했다고 한다. 이후 그녀는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은 결국 자기 곁을 떠난다는 어처구니없는 망상에 사로잡히게 됐다.
그녀의 내성적인 성격도 한몫했다. 집에서 단둘이 있기를 바라는 그녀에 비해 브래드 피트는 밤놀이파. 브래드 피트가 손을 끌고 나와야만 애니스턴도 마지못해 드레스를 챙겨입고 외출하는 정도. 이러다 보니 브래드 피트는 가끔 친구들과 밤놀이를 갔다오고 그녀는 집에 있는 상황이 벌어졌다.
혼자 집에 남은 그녀가 공상에 잠기는 것은 당연지사. 그녀는 브래드 피트가 밖으로 도는 이유를 여느 여염집 아줌마처럼 자신에게서 찾았다. 거울에 비치는 늘씬한 몸매도 영 마음에 들지 않고 판박이 연기도 성이 차지 않았다.
아직도 어린 시절 놀림받던 통통한 몸매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 청바지와 티셔츠, 드레스도 검은색만을 고집하는 것도 순전히 날씬해 보이기 위해서라고. 애니스턴의 증세는 더욱 내리막길로 치닫고 있다. 몽유병 증세까지 겹친 것. 한번은 잠을 자다 집밖으로 나와 경보가 울려대는 통에 브래드 피트가 허둥지둥 뛰어내려온 적도 있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결국 이 의부증이 이들의 결혼을 파경으로 이끌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끊임없는 감시전화, 계속되는 의심, 끝이 보이지 않는 질문, 몽유병 증세까지. 주변에서는 과연 브래드 피트가 얼마나 더 견딜 수 있을지 걱정스런 눈빛으로 지켜보고 있다. 한편 또 한 쌍의 할리우드 잉꼬부부가 깨지는 날도 멀지 않았다는 입방아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연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