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식스센스’로 일약 반전 영화의 거장으로 알려진 M.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새 영화 <23 아이덴티티>로 돌아왔다. 사진=‘23 아이덴티티’ 스틸컷
‘식스센스의 망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식스센스>와 <빌리지> 이후 이렇다 할 작품을 보여주지 못한 M.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새 영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까지 분위기는 좋아보인다. 이번 ‘23 아이덴티티’는 제임스 맥어보이를 주연으로 해, 북미 개봉 후 1억 달러 가까운 흥행성적을 올리고 있다. 아울러 2004년 개봉한 <빌리지> 이후 평론가들로부터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은 23개의 인격을 가진 남자 ‘케빈’(제임스 맥어보이)으로 그는 자신도 모는 사이 언제 어디서 나올지 모르는 다중인격 해리성 장애를 갖고 살아간다. 그러던 중 케빈은 어느날 지금껏 등장한 적 없는 24번째 인격을 마주하게 된다. 영화는 케빈이 24번째 인격의 지시로 3명의 소녀를 납치하게 되며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23 아이덴티티>는 실제 일어난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주인공 케빈의 모티브가 된 인물은 해리성 장애로 유명한 빌리 밀리건이다. 1955년에 태어난 빌리 밀리건은 5살이 되던 해 제 2의 인격 크리스틴의 존재를 알게 된다. 이후 2명의 인격을 더 만들어낸 밀리건은 9살 때 양아버지에게 성학대를 당하면서부터 총 24개의 인격이 분산돼 나타나게 된다.
그후 여러차례 여성을 납치, 강도 및 성폭행을 저질러 체포된 빌리 밀리건은 재판부 판례 최초로 다중인격을 인정받아 무죄판결을 받은 바 있다.
한편, <23 아이덴티티>의 원제는 ‘분열되다, 찢어지다’라는 의미로 해석되는 ‘스플릿’이다. ‘다중인격’ 소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원제지만 국내 관객들이 번역 없이 단번에 그 의미를 읽어내기란 쉽지 않아 한국 관객들을 위해 맞춤형 제목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상훈 기자 ksangh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