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집중력은 고작 8초라고 한다. 그러나 뇌의 기능을 단련시키면 극적으로 집중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글로벌 스포츠용품업체 ‘미즈노’에서 15년간 경기복 개발에 종사한 모리 겐지로 씨. 그는 ‘일본 수영영웅’ 기타지마 고스케 선수를 비롯해 일류선수들을 가까이서 지켜봐왔다. 그리고 한 가지 사실을 알아차린다. 일류선수들은 긴장감이 팽배한 스포츠현장에서 평정심을 찾기 위해 자신만의 ‘루틴(특정 동작이나 절차)’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가령 어깨를 툭 떨어뜨리며 심호흡을 하는 선수, 헤드폰을 끼고 음악을 듣는 선수 등 각자 방식은 다르지만, 긴장감을 풀고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자신만의 동작들을 실천한다. 따라서 흔들리지 않고 제 실력을 발휘해 짜릿한 승리의 기쁨을 맛볼 수 있는 것이다. 모리 씨는 “일류선수들이 본래부터 뛰어난 집중력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다. 요령을 터득하면 누구나 집중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주간다이아몬드>에 의하면, 집중력 향상 열쇠는 ‘뇌의 기능’을 이용하는 데 있다. 특히 나태해지기 쉬운 일상에서 집중력을 높이려면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해야 좋은지 5가지 습관으로 나눠 살펴본다.
#습관1. 장소
자리에 앉아 일을 하다가 무심코 스마트폰을 확인한다거나 과자 혹은 컵라면을 먹는다. 누구나 한번쯤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하는 자리에서 스마트폰을 보거나 음식을 먹으면 뇌는 “책상=스마트폰을 보고 식사를 하는 곳”으로 기억해버린다. 그러므로 막상 자리에 앉아도 일에 대한 의욕이 생기질 않는다. 공부하는 학생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상태에서 벗어나려면 “책상=일과 공부만 하는 곳”이라는 새로운 기억을 뇌에 덮어씌울 필요가 있다. 우선 일을 하는 책상, 스마트폰을 보거나 음식을 먹는 장소를 구분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이를 4일 이상 지속하면 뇌의 기억이 새롭게 저장돼, 자리에 앉는 순간 일에 집중하기 쉬워진다.
#습관2. 시간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짧게 쪼개고, 작업모드와 휴식모드로 나누는 편이 좋다. 예를 들어 ‘25분 집중, 5분 휴식’이라는 포모도르 시간관리법이 있다. 요컨대 “이것저것 잡다하게 신경 쓰기보다 25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또 5분이라는 휴식시간을 가짐으로써 일에 대한 의욕도 유지할 수 있다.
참고로 휴식할 때는 완전히 일을 잊고 뇌를 리셋한다. 몸을 가볍게 움직이거나, 명상을 통해 마음을 편안히 하는 것도 추천. 아무리 컨디션이 좋아도 5분 휴식은 필수다. 휴식 이후 작업을 재개하면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효과도 있다. 혹시 금방 끝낼 일을 웹서핑하고, 모바일 메신저 문자에 답장하느라 하루 종일 붙잡고 있는 당신이라면 당장 실천해보자. 단시간에 작업이 끝나기 때문에 뇌의 피로도 덜 쌓이게 된다.
#습관3. 식사
집중력을 유지하려면 혈당치를 안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동치는 혈당은 뇌를 쇼크 상태에 빠트리고 집중력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혈당 변화 폭이 가장 적은 식사법은 규칙적으로 세 번의 식사를 하는 것이다. 이때 포도당, 아미노산, 필수지방산, 인지질, 비타민, 미네랄 등 6가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뇌가 최적의 상태에서 활동하게 된다.
특히 ‘뇌의 연료’로 불리는 포도당은 당류(탄수화물)를 통해 취하는 게 가장 좋다. 그 중에서도 채소, 두부, 통밀, 현미 등을 권한다. 이런 식품들은 주성분이 거의 정제되지 않은 녹말이므로 포도당이 천천히 분해되어 혈당치가 급상승하지 않는다. 반면 백설탕, 시럽, 탄산음료, 면류 등은 혈당치를 급격히 상승시키므로 주의해야 한다.
#습관4. 자세와 호흡
허리를 펴고, 턱은 당기고 바른 자세로 앉는 게 베스트다. 그러나 아무리 자세가 좋다고 해도 계속 앉아만 있는 것은 위험하다. 장시간 앉아 있다 보면 혈류 흐름이 감소해 뇌로 가는 산소공급량이 줄어들고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신진대사가 활발하지 않게 되니 당뇨병과 비만의 위험도 덩달아 높아진다. 시간 나는 대로 틈틈이 몸을 움직여주는 것이 좋다.
이때 복식호흡을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으로 집중할 수 있다. 횡격막을 사용해 숨을 천천히 들이마시고 내쉬는 것이 포인트. 코로 숨을 5초간 들이쉬고, 3초 정도 호흡을 정지한다. 그런 다음 입이나 코로 숨을 길게 내쉰다. 내쉬는 건 8초 정도가 적당하다. 복식호흡은 기분을 좋게 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하므로 스트레스와 초조함에서 벗어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습관5. 수면
수면은 뇌의 피로회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의학적으로 수면은 크게 렘(REM)수면과 논렘(Non-REM)수면으로 구분된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우선 깊은 수면인 논렘수면에 접어들고, 이어 몸은 쉬고 있지만 뇌는 활발하게 움직이는 렘수면 상태에 빠진다. 이 두 가지 수면이 밤새 4~5회 교차해야 피로가 풀리는데, 이 과정을 밟으려면 적어도 6~7시간의 수면이 필요하다.
특히 렘수면 단계에서는 기억력을 관장하는 해마의 움직임이 활발해져 기억을 보관하기 쉬워진다. 잠들기 전 암기공부를 하면 좋다고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잠들고 난 뒤 3시간이 피로를 푸는 황금시간대”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양질의 수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취침 1시간 전에 목욕을 하면 숙면에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집중력 향상 루틴 ‘눈 감고 소리 3가지만 찾아봐’ 시각, 청각, 후각, 촉각을 이용하면 바로 집중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허리를 펴고 어깨에 힘을 뺀 후 심호흡을 해보자. 그리고 다음 4가지 중 하나를 실천해볼 것. 1. 청각 - 주위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눈을 감고 주변에서 소리 3가지를 찾는다. 시각을 차단하면 청각이 예민해져 평소에는 몰랐던 소리를 알아차릴 수 있다. 만일 3가지 소리를 찾았다면 천천히 눈을 뜬다. 기분이 리셋되면서 좀 더 깊은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2. 시각 - 시선을 하나의 점에 집중 뇌는 습득하는 정보의 80%를 시각에 의존한다. 따라서 시선을 한 점으로 모으면 집중상태에 빠질 수 있다. 아무 것도 적혀 있지 않은 종이 한 가운데에 매직으로 점을 찍는다. 그리고 그곳을 향해 시선을 20초 응시한 후 눈을 감았다 천천히 뜬다. 3. 촉각 - 손가락으로 동전을 세운다 동전을 꺼내 책상 위에서 세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먼저 동전이 책상에 서는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런 다음 동전에 눈을 맞춘다. 동전을 시각으로 인지한 후 촉각을 쓰면 집중상태에 바로 빠질 수 있다. 익숙해지면 1분에 5개의 동전 세우기를 목표로 한다. 4. 후각 - 감귤 향기를 맡는다 향기를 맡으면 대뇌의 변연계로 전달된다. 대뇌변연계는 기억과 감정, 식욕·성욕 등 본능을 담당하는 부분과 직접 연결돼 있어 우리의 몸과 마음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레몬이나 오렌지 같은 감귤 향기는 집중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