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동발전 산하 삼천포발전본부 전경.
[일요신문] 경남 고성군 하이면에 위치한 한국남동발전(주) 산하 삼천포발전본부(삼천포발전소)의 일부 임야가 전력산업단지부지에서 누락된 채 32년 동안 방치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정상적으로 합병됐다고 가정할 때 임야가 아닌 공장부지에 대한 세금을 납부했어야 함에 따라 토지세에 대한 탈세가 이뤄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삼천포화력발전소는 1978년 10월 24일 건설부고시 제317호에 의거 산업기지개발 촉진법 제8조에 따라 발전소부지 69만 3660㎡(20만 9882평)를 승인받아 화력발전소 1, 2호기를 1985년 1월 28일에 준공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증설작업을 진행해 3호기(1993년 4월), 4호기(1994년 3월), 5호기(1997년 7월), 6호기(1998년 1월)를 각각 준공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심각한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본보 취재 결과 드러났다. 건설부 고시에 의거해 전력산업단지에 포함된 고성군 하이면 덕호리 산 159-2번지가 준공 시 단지에 합병되지 않은 채로 32년간 임야(산)로 존치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임야에 발전시설물이 들어선 기이한 이번 사안은 건축업계의 일반적인 상식을 비웃고 있다. 특히 단지에 포함됐더라도 준공 전에 누락이 됐으므로 현재기준으로 봐서도 여전히 지목이 임야라는 사실은 사안의 중대성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건축 전문가 A 씨는 “문제의 임야는 전력산업단지로 고시돼 있다. 하지만 산업단지에 속한 토지라도 토지대장에 지목이 임야로 되어 있으면 업무상 과실에 의한 누락이 있긴 했으나 여전히 임야인 건 변함없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누락된 임야(산)에 대한 개발행위는 다시 개발행위허가를 받거나, 전력산업단지 부지에 합병 후 증축을 해야 행정절차상 하자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고성군청이 삼천포발전소 5, 6호기 증축허가 과정에서 건축물이 임야를 침범하는지에 대해 제대로 검토만 했어도 나타날 문제점을 검증도 없이 증축을 허가한 것으로 드러나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고성군민 B 씨는 “발전기 5, 6호기 설치 허가 시, 군청에서 검토만 제대로 했다면 바로 확인이 가능했다. 군이 이를 방기한 건지 알고도 못 본 체한 건지 따져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성군청 관계자는 “남동발전 측의 신청에 의해 지목변경을 해줬다. 누락된 임야는 건설부 고시에 의해 사업구역에 포함돼 전력산업단지로 봐야 한다”고 해명하며 “지금이라도 지목변경 신청이 들어온다면 즉시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른 무엇보다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난 문제점은 바로 탈세다. 산업단지에 속한 부지에 대한 토지세의 기준이 되는 공시지가(2001년 기준)는 공장부지에 비례해 임야가 65% 수준이다. 따라서 30여 년간 토지세가 35%나 적게 부과된 셈이다.
공기업인 한국남동발전이 국가중요시설물에 대한 사업을 진행하면서 단지 내에 속한 임야를 고의로 누락시킬 개연성은 낮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드러난 과실에 대해 책임을 회피할 명분은 어디에도 없다는 지적이다.
한국남동발전 관계자는 “어떤 이유로 누락됐는지 3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확인할 방법이 없지만, 합병돼 있지 않은 것은 사실이기에 고성군과 협의해 정상화하겠다”면서 “지적사항을 고려해 전 사업장에 이와 유사한 문제가 있는지 확인할 계획을 세웠다. 공시지가 차이에 따르는 누락된 세금은 자진납부하기 위해 실무진이 군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민규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