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캠프엔 ‘부산팀’ 인사들이 합류했다. 일요신문 DB
문재인 캠프엔 과거 ‘부산팀’에 속했던 인사들이 대거 합류했다. 부산팀은 2002년 대선 때 문 전 대표가 이끌었던 부산 선거대책위원회를 지칭하는 말이다. 부산팀 주축이었던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최인호 의원, 송인배 전 사회조정2비서관은 문 전 대표 캠프에 합류했다.
부산팀은 아니지만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양정철 전 비서관, 정태호 전 정무비서관, 윤건영 전 비서관도 실무 그룹에서 중책을 맡았다. 참여정부 청와대 근무 경력이 있는 김경수 전재수 의원도 문 전 대표와 함께하고 있다. 이밖에 노영민 전병헌 최재성 전 의원도 문 전 대표 측근으로 꼽힌다. 여기에 문 전 대표는 호남 출신인 임종석 비서실장과 송영길 총괄본부장을 영입해 외연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안희정 캠프엔 ‘금강팀’ 출신들이 함께 하고 있다. 일요신문 DB
안희정 캠프엔 ‘금강팀’ 출신 원조 친노 인사들이 함께하고 있다. 부산팀이 노무현 경선 승리 후 꾸려진 조직이라면 금강팀은 ‘광주의 기적’을 일궈낸 친노 핵심 조직이다. 친노 ‘성골’로 불리기도 한다. 당시 지방자치실무연구원 및 자치경영연구원에 경선 캠프를 꾸렸는데 정식 명칭 대신 연구원이 입주해있던 빌딩 이름을 따와 금강팀으로 불렸다.
금강팀 소속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과 서갑원 전 의원이 안희정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았다. 또 이병완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고문으로 발탁됐다. 고려대 총학생회 부회장 출신인 여택수 전 행정관이 캠프 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노무현의 필사’로 불리며 노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을 받았다고 알려진 윤 전 대변인의 경우 문 전 대표 캠프에서 활동했으나 오랜 인연이 있는 안 지사 측의 요청으로 자리를 옮겨 갔다. 윤 전 대변인은 2012년 대선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그리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는 카피를 만들었다. 안 지사를 돕기로 한 것을 두고 문 전 대표가 크게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또 안 지사와 함께 노 전 대통령의 ‘좌희정·우광재’로 불렸던 이광재 전 강원지사도 외곽에서 안 지사를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지사는 노무현 의원 비서관을 지냈고 1993년 지방자치실무연구소에서 기획시장을 맡아 안 지사와 함께 연구소 살림을 꾸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직 의원 중에선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백재현 의원, 청와대 비서관 출신인 김종민 정재호 조승래 의원과 ‘안희정 키즈’로 불리는 박완주 의원 등이 캠프에 몸담았다. 안 지사 측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박원순 서울시장 라인을 향해서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박 시장과 함께 일했던 권오중 전 서울시 정무수석은 올 초부터 캠프 기획실장을 맡고 있다. 당 내에선 박 시장 지지 세력인 기동민 박홍근 의원 등이 안희정 캠프에 합류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권오중 기획실장은 “예전에 노무현 대통령을 만들었던 분 중 한 명이 안 지사다. 당시에 함께 어울렸던 분들이 심적으로 도와주고 있는 것뿐, 금강팀 위주로 들어온 것은 아니다. 윤 전 대변인의 경우엔 안 지사와 함께 보좌관 생활도 했었고 더 가까운 사이라 (자연스레) 함께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지난해 4·13 총선을 기점으로 친노 진영이 친문과 친안으로 갈라서고 있다는 관측이 끊이질 않았다. 특히 문 전 대표의 영입 인사들이 대거 원내로 진입하게 되면서 당 내에서 친노가 옅어지고 친문 색채가 더욱 강해졌다는 얘기가 있었다. 허성무 정치평론가는 “한 집안에서도 대가 갈린다는 말이 있다.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세월이 가면서 촌수가 벌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말이다. 문제는 이긴 쪽에서 얼마나 포용력을 가지고 다른 지지 세력을 흡수를 하느냐의 차이다”라고 밝혔다.
민주당 경선을 앞두고 양 캠프에선 아직 중립 지대에 남아 있는 친노 인사들을 영입하기 위한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우려의 기류도 감지된다. 내부 과열 경쟁으로 인한 후유증 때문이다. 두 후보 지지자들이 SNS 상에서 거센 공방을 벌이는 모습이 종종 포착되고 있다. 일각에선 대선 때 갈라진 친박계와 친이계의 사례도 언급된다.
허성무 정치평론가는 “어차피 경선이 끝나면 하나로 합쳐서 정권을 창출해야 한다. (영입 경쟁은) 일련의 과정일 뿐이다. 오랜 세월을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라는 같은 목표를 위해 각자 자리에서 열심히 했던 사람들이다. 오히려 큰 힘으로 모이게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아무리 같은 당이라고 해도 경선에선 얼굴 붉힘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문재인 캠프와 안희정 캠프는 비교적 조심하고 예의 바르게 잘하고 있다”고 했다.
김경민 기자 mercur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