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좌) 박근혜(중앙)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우)
[일요신문] 박근혜 대통령 측은 24일로 예정된 탄핵심판의 최종 변론기일을 3월 초로 연기해달라고 헌법재판소에 공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박근혜 대통령 측이 다수의 증인 신청 등 헌재 심판에 대한 시간 끌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주변의 우려가 사실이 되었다는 비난에 직면할 전망이다.
19일 박 대통령 측은 전날 헌재에 제출한 ‘변론종결 기일 지정에 관한 피청구인 대리인들의 의견’서면에서 “최종 변론기일을 3월 2~3일로 다시 지정해 달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측은 빡빡한 증인신문 일정 등으로 최종변론 준비에 시간이 부족하며, 최종 변론기일에 박 대통령의 직접 출석 여부를 검토하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통령 측이 주장한대로 3월 2∼3일 경에 최종변론이 이뤄질 경우 재판관 평의에 2주가량 소요되는 등 헌재의 ‘8인 체제’가 유지되는 3월 13일 이전 선고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
실제로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이 내달 13일 퇴임해 ‘7인 체제’로 전환된다. 재판관 2명의 반대만으로도 탄핵이 기각될 수 있는 등 박 대통령 측에 다소 유리하게 작용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통령 측은 별도의 서면을 통해 박 대통령이 최종 변론기일에 출석해 ‘최후 진술’만 하고 국회나 헌법재판관들의 질문을 받지 않는 방안과 헌재가 증인 채택을 직권 취소한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를 다시 증인에 신청하기도 했다.
고 씨는 과거 최순실 씨의 최측근으로 최근 대통령 측은 고 씨와 동료들의 녹음파일 일부에서 최 씨와 박 대통령의 관계를 이용해 K스포츠재단 등 사익을 추구하려는 정황이 담겼다며, 법정에서 재생하는 검증 신청도 한 상태다.
대통령 측이 고영태 등 추가 증인신문과 녹음파일 증거조사 등의 절차기간을 고려해 최종변론기일 연기를 요청했지만, 헌재가 이를 받아들일지는 20일 15차 변론기일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