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방사능 오염논란 중인 후쿠시마 운항을 확정짓자, 애경그룹 불매운동 움직임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일요신문] 제주항공이 일본 후쿠시마 부정기편 운항스케줄을 확정지었다. 후쿠시마는 지난 2011년 원전사고로 방사능이 유출된 지역으로 현재까지 방사능 오염 등의 위험논란이 여전한 지역이다. 직원들조차 안전문제 등 논란이 일고 있는 상태다. 이에 제주항공의 모그룹인 애경그룹은 제주항공 후쿠시마 운항 확정으로 인한 불똥이 자사 불매운동 등으로 번질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1위 LCC(저비용항공사)인 제주항공은 후쿠시마공항 홈페이지에 부정기편 운항스케줄이 등록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항공 전세기는 내달 18일 새벽 0시 후쿠시마공항에 도착해 같은 날 오전 11시30분 현지 승객들을 태우고 인천으로 운항할 예정이다.
제주항공 측에 따르면, 현지 여행사와 후쿠시마 관광청은 제주항공을 통해 2박3일간 서울을 관광할 수 있다며 대대적인 홍보에도 나서고 있는 상황으로 1회 운항에 수천만 원의 이익이 발생한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후쿠시마공항의 방사능 수치가 서울에 비해 오히려 낮고 정상적인 수치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어 후쿠시마공항의 국내·국제선 운항이 상당 부분 정상화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제주항공 측은 이같은 근거로 직원들의 설득에 공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해졌다.
27년 지난 지금도 ‘철거작업중’(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전에서 3km 떨어진 프리피야티 마을에서 지난 2013년 8월25일(현지시간) 작업자들이 순찰을 돌고 있다. 1986년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이 마을은 완전히 황폐화됐으며 2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철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당시 원자로 4호기가 폭발하면서 엄청난 양의 방사성 물질이 방출돼 수십만명이 숨지고 인근 생태계가 파괴된 체르노빌 사고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원전사고로 꼽힌다.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2011년의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모두 국제원자력사고 평가척도(INES)상 가장 심각한 7등급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도쿄전력은 지난 2011년 4월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50km 떨어진 후쿠시마 시내에서도 기준치의 수십 배가 넘는 방사능이 측정되는 등 방사능 오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방사능 오염은 제주항공의 경우 항공기 자체도 문제지만 후쿠시마에서 탑승하는 승객들과 화물들의 오염 여부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또한, 제주항공의 입장과 달리 후쿠시마공항을 운항하는 항공사는 전일본공수(ANA)와 베트남항공 등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제주항공은 건강상의 이유 등 일부 직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후쿠시마 부정기편을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우려와 비판이 제기됐지만 끝내 운항을 강행하기로 해 진통이 예상된다. 그동안 쌓아놓은 저가항공 1위 자리는 물론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애경그룹의 불매운동 움직임마저 일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