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파래’ 출간한 서울시의회 예산정책담당관 황훈 팀장
Q. 먼저 소설, 그것도 장편소설 「파래」를 쓰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A. 책에도 실렸듯이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하고 그 다음해에 첫째를 보았다. 그런 첫째에게 아내가 책을 읽어주었으면 했는데, 참 책 읽는 게 어려웠다. 해서 책을 읽어주는 아빠도 좋지만 책(유아용은 아니지만)을 써주는 아빠가 되겠다고 다짐한 이후부터다.
Q. 「파래」를 읽어보면 신인작가가 쓴 글답지 않게 탄탄한 스토리 와 소설이 던지는 메시지가 있는 듯하다.
A. 사실 ‘파래’를 소설 제목과 주제로 삼았던 이유가 있었다. 이 소설을 기획할 때 현재 우리나라에서 표출되고 있는 지역 간 계층 간 갈등을 희석시킬 수 있는 존재가 무엇일까,하고 계속 고민해왔었다. 그러던 차에 ‘파래’가 소설 주제로 적합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Q. 그럼, 소설 제목인 ‘파래’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A. 소설 속 불암도 사람들은 김보다 파래를 하대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도 그렇다고들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저는 파래가 하찮은 존재가 아니란 걸 소설 「파래」를 통해 보여주고자 했다. 소설 속 내용처럼 파래가 있기에 김이 그 만큼의 대우를 받을 수 있었다는 것과 또 파래와 김이 함께할 때만이 더욱더 가치 있고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걸 말해주고 싶었다. 파래김처럼 말이다. 이는 제 자신이 추구하는 사회상, 즉 화합의 뜻을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Q. 이력이 참 독특하다는 생각이 든다.
A. 그런 것 같다. 학부에서는 무역학과, 대학원에서는 정치외교학과를 전공했는데, 문예창작과나 국어국문과 출신이 아니어서 더 그런 얘기를 많이 듣는 것 같다. 그리고 이력 중에 국회에서 일하고 지금은 서울시의회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내가 봐도 약간 소설과 먼 계통에서 일하고 있지 않나 싶다.
Q. 앞으로의 포부는?
A. (웃음) 포부라고 하기까지는 좀 그렇다. 일단 현재 근무하고 있는 직장에서 업무에 충실할 것이다. 단 시간이 허락된다면 「파래」보다 더 좋은 작품을 꼭 써보고 싶다.
기자가 본 장편소설 「파래」는....
소설 「파래」는 가상의 섬, 불암도에서부터 출발한다. 그곳에서 성장한 이동수를 주인공으로 두면서, 전반부에서는 불암도 사람들의 삶, 그리고 추억이 배어나는 어린 동수의 성장 이야기로 웃음과 재미를 선사해준다.
하지만 책 후반부에서부터는 동수의 질곡진 삶이 펼쳐진다. 이 대목을 보면 왜 ‘파래’가 소설 제목이 되었는가를 알 수 있는 한편, 잔잔한 감동과 여운을 남기며 이야기는 빠르게 진행된다.
「파래」는 신인작가가 썼다는 것이 믿기 어려울 만큼 탄탄한 줄거리와 내용 또한 차지다.
이를 테면 불암도에서 동서 대립구도로 치러지는 수협조합장 선거는 우리나라의 지역적 대립구도로 치러지는 선거를 연상케한다. 또 ‘파래’를 상징하는 동수와 ‘검은 김’을 상징하는 그의 친구인 현수가 함께 어울리지 않는 이유를 책을 다 읽고 난 이후에야 알 수 있도록 작가가 복선을 깔아놓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아마 이 부분은 작가가 금수저, 흙수저가 꼭 성인이 되어서만 발생하는 계층 간의 벽이 아니란 걸 보여주기 위해 어린 동수와 현수지만, 의도적으로 함께하지 않는 친구지간으로 설정했음을 엿볼 수 있다.
지금 김훈 작가가 ‘공터에서’를 출간하여 많은 독자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물론 김훈이라는 대작가의 책에 견줄 수는 없겠지만, 시사하는 바가 있고 나름 잔잔한 감동과 쏠쏠한 재미를 던져주고 있는 황훈의 「파래」도 읽어보길 감히 추천해본다.
<황훈 작가 프로필>
전남 완도 출생, 국민대학교 총학생회장,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대학원 졸업, 국회 근무, 서울시의회 예산정책담당관실 재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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