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 숙명여대와 연계해 베트남 퀴논시 우수학생 유학 지원
- 입학금과 등록금, 기숙사 비용 전액 지원
- 지난해 부이 티 리리 이어 팜휜 이꽌, 버티 홍 프엉 학업 마쳐
- 한국과 베트남 잇는 인재로 활약 기대
▲ 성장현 용산구청장이 24일 숙명여자대학교를 방문해 수양딸 팜휜 이꽌과 버티 홍 프엉의 졸업을 축하하고 있다. (왼쪽부터 버티 홍 프엉, 성장현 구청장, 팜휜 이꽌, 강정애 숙명여대 총장)
[서울=일요신문] 김정훈 기자= “아버지, 제 한국 아버지가 되어주셔서 정말로 늘 고맙게 생각해요. 앞으로 어디에 가든 아버지의 딸이라는 것, 한국에 또 한명의 아버지가 계시다는 것 늘 기억하고 열심히 살아갈 거예요” (베트남 유학생 팜휜 이꽌이 성장현 용산구청장에게 쓴 편지글 중)
용산구(구청장 성장현)가 지난 2011년부터 운영해 오고 있는 베트남 유학생 지원 사업이 잇단 결실을 맺고 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지난 24일 숙명여자대학교를 방문해 수양딸 팜휜 이꽌(PHAM HUYNH Y QUANH·25)과 버티 홍 프엉(VO THI HONG PHUONG·35)의 졸업을 축하했다.
성 구청장은 낯선 타국에서 유학중인 학생들을 친근하게 “딸”이라 불러왔고, 유학생들 역시 성 구청장을 “아버지”라 부르며 가족처럼 따랐다.
이꽌은 베트남 호치민국립대학교에서 관광학을 전공하다 2012년 용산구 지원을 통해 한국 유학을 오게 됐다. 1년간 한국어 연수 프로그램을 수료했으며 이후 4년 만에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한 것.
숙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이꽌은 “경제학자 중에서 아담 스미스를 가장 좋아한다”며 “전공을 살려 한국과 베트남 간 무역 관련된 일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버티 홍 프엉은 베트남 퀴논시청 공무원 출신이다. 퀴논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홍 프엉은 지난 2013년 구 지원을 통해 한국으로 유학 왔으며 숙대 생명시스템학과 석사과정을 이번에 마무리했다.
베트남 유학생 지원 사업은 구와 숙명여대가 연계해 해외 자매결연도시인 베트남 퀴논시에서 추천 받은 우수학생들의 유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성 구청장은 1996년 구의원으로, 1999년 구청장으로 퀴논을 방문했으며 당시 통역사가 북한 말을 했던 기억을 떠올려 민선 5기 취임 직후 자매도시 유학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구와 숙명여대는 선발된 학생들에게 입학금과 등록금, 기숙사 비용 전액을 지원해 왔다. 용산구 상공회와 주민들도 학생들의 생활비를 일부 지원한 바 있다.
베트남 유학생 지원사업의 첫 번째 성과는 지난해 숙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부이 티 리리(BUI THI LY LY)다. 이꽌과 홍 프엉이 그 뒤를 이었다. 현재 재학 중인 퀴논 유학생도 2명에 이르며 오는 5월경 새로운 학생을 추가로 선발한다.
구는 이들 유학생들이 향후 한국과 베트남을 잇는 인재로 활약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 부이 티 리리는 작년 한 해 동안 베트남 퀴논시에 설치된 용산국제교류사무소에서 현지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쳤으며 이꽌 역시 내달부터 퀴논시에서 한국어 선생님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베트남 퀴논시는 빈딩성의 제1행정시로 인구는 28만 명이다. 1965년부터 1972년까지 베트남전 당시 파월 한국군 맹호부대의 주둔지이자 최대 격전지였다. 맹호부대는 1948년 용산구 삼각지에서 수도경비사령부라는 명칭으로 창설됐다.
용산구는 한국과 베트남의 수교가 시작된 1992년 이후 지방정부로서 양국 간 우호협력 증진을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 1996년 구 대표단이 처음 퀴논시를 방문했고 이듬해 두 도시 간 자매결연 협약을 체결했다.
구와 퀴논시는 지난해 우호교류 20주년을 맞아 양 도시의 이름을 딴 테마거리를 용산구 이태원과 퀴논 현지에 각각 조성한 바 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낯선 타국에서 공부하느라 고생한 우리 딸뜰이 드디어 졸업을 했다”며 “한국과 베트남을 잇는 미래 인재로 활약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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