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트니 스피어스
가장 큰 패착은 케빈 페더라인과의 결혼이었다. 그는 전남친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백댄서 출신으로 스피어스와도 팀워크를 맞추다가 연인으로 발전해 2004년 10월에 결혼했다. 하지만 당시 페더라인에겐 애가 한 명 있었고, 동거녀는 둘째를 임신 중이었다. 최고의 팝 스타가 애 딸린 유부남과 결혼한다는 사실에 팬들은 격분했지만, 스피어스는 밀어붙였다. 2005년 9월에 첫 아이를 낳은 스피어스는 1년 뒤 둘째를 낳았고 2007년에 이혼했다. 이후 그녀는 패리스 힐튼 등과 어울리며 막장을 치닫는 행동을 보였고 파파라치의 먹잇감이 되었다. 꾸준히 앨범 활동을 벌였지만 예전 같지 않았고, 수시로 남자가 바뀌었지만 그녀 곁에 오래 머물렀던 진지한 사람은 없었다.
이 시기 브리트니 곁에 가장 오랜 기간 머물렀던 남자는 제이슨 트래윅이었다. 에이전트 일을 하던 그는 2009년부터 브리트니의 연인이 되었다. 하지만 사이가 좋진 않았고, 종종 둘 사이엔 폭력에 가까운 싸움이 있었다. 급기야 브리트니는 2000년 2월에 전직 경찰인 페르난도 플로레스를 보디가드로 고용한다. 하지만 플로레스는 7월까지 5개월 동안 일한 후 그만둔다. 그리고 9월에 스피어스를 고소했다. 스피어스가 자신을 성적으로 유혹하며 관계를 가지려 했고, 그녀의 신체 노출 때문에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는 이유였다.
플로레스가 겪은 일은 다음과 같았다. 어느 날 밤, 스피어스는 호출을 해 플로레스를 집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대저택을 돌아다니며 스피어스를 찾던 플로레스는, 거실 카우치에 올 누드로 누워 있는 스피어스를 발견했다. 플로레스는 당황했지만 무슨 일 때문에 불렀는지, 필요한 게 있는지 물었다. 스피어스는 세븐업 음료 두 병을 가져다 달라고 했고, 플로레스가 음료를 가지러 거실을 나가자 “병신 같은 호모 새끼”라고 소리쳤다고 한다. 어느 날은 벽난로에 불을 붙여 달라고 해서 저택으로 들어갔다. 벽난로는 침실에 있었고, 15분만 기다리라고 한 스피어스는 플로레스가 침실로 들어갔을 때 시스루 나이트 란제리를 입고 있었다. 플로레스가 불을 붙이려 할 때 스피어스는 라이터를 바닥에 떨어트린 후 다소 노골적인 포즈로 몸을 굽혀 라이터를 주우려 했고 플로레스를 유혹했다.
그것뿐이 아니었다, 스피어스와 당시 남친이던 크래윅은, 플로레스가 보고 있는 걸 알면서 그 앞에서 섹스를 나누기도 했다. 법정 진술문에서 플로레스는, 경찰 시절 온갖 험한 일을 겪었고 이상한 사람들을 보았지만 브리트니 스피어스만큼 이상한 사람은 본 적이 없었다며 ‘미친X’라는 거친 표현을 쓰기도 했다.
성적인 측면 외에도 플로레스의 증언엔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스피어스는 끔찍할 정도로 위생에 대한 결벽증이 있으면서, 어떨 땐 며칠 동안 씻지도 않고 이도 안 닦고 데오도란트도 사용하지 않아 악취를 풍기곤 했다는 것이다. 머리도 빗지 않고 양말도 신지 않았다. 스피어스는 플로레스에게 벨트를 빌려 달라고 했는데, 그 이유를 묻자 “아이들을 혼내주려고”라고 대답했다. 사람들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방귀를 뀌고 코를 풀고, 이야기를 할 땐 혼자서 소리를 지르며 막말을 했다. 약물 문제도 심각했는데, 경찰 경험으로 미루어 보건대 불법 처방된 약물들로 보였고 그 중엔 각성제가 다수 있었다고 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성추행으로 고소했던 보디가드 페르난도 플로레스.
잘못하면 장기적인 법정 싸움으로 갈 수도 있었지만, 스피어스 측은 합의를 제안했고, 고소는 취하되었다. 플로레스는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으로 법정에서 1000만 달러를 요구했으나 합의 과정에서 얼마를 받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아무튼 모든 게 원만하게 해결된 듯 보였지만, 플로레스의 법정 진술이 저널로 흘러 들어가면서 스피어스의 은밀한 사생활이 대중에게 노출되었다. 한때 아메리칸 팝의 요정이었고 공주였던 브리트니 스피어스에 대한 믿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었지만, ‘합의’ 과정을 거친 것을 보니 어느 정도는 사실이었던 듯하다. 이후 2013년에 스피어스는 제이슨 트래윅과 헤어졌고, 몇 명의 애인을 거친 후 최근엔 중동 출신 모델인 샘 아스가르와 사귀고 있다.
김형석 영화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