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 美 테네시주는 현지시간 28일 테네시주 내슈빌(Nashville)에 있는 주(州)청사에서 빌 해슬램(Bill Haslam) 테네시 주지사, LG전자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사업본부장 송대현 사장, 북미지역대표 겸 미국법인장 조주완 전무,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장관, 킴 맥밀란(Kim McMillan) 클락스빌(Clarksville)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LG전자 세탁기 공장 투자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LG전자 제공
1일 LG전자에 따르면, 28일 테네시州 내슈빌(Nashville) 소재 주(州)청사에서 빌 해슬램 테네시 주지사, LG전자 송대현 사장,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등 참석한 가운데 ‘LG전자 세탁기 공장 투자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인력확보, 기반시설, 원가경쟁력, 세제혜택을 비롯한 주(州)정부의 각종 인센티브 등을 검토해 신공장 부지를 테네시주 클락스빌로 선정했다. 대지면적 125만㎡, 연면적 7만7000㎡ 규모로 2019년 상반기까지 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할 방침이다. 클락스빌은 미국 중남부에 위치한 테네시주의 북쪽에 있다.
2019년 상반기부터 美 현지에서 세탁기를 생산해 물류비와 운송시간을 줄이고 관세혜택 등 투자비, 인건비 상승에도 원가경쟁력 지속 유지할 전망이다. 또한, 미국내에서 LG 세탁기 판매 비중 높은 중남부에서 생산해 시장수요에 맞춘 탄력적 대응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테네시주 신공장에서 미국에 판매하는 세탁기를 생산할 예정으로 DD모터를 적용한 드럼세탁기, 통돌이 세탁기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신공장의 세탁기 생산능력은 연간 100만대 이상이다.
LG전자 대표이사 CEO 조성진 부회장는 “주요 전략 시장인 미국에서 지속가능한 성장 위해 현지에 생산라인 투자를 결정했다”면서 “미국 현지 생산체제를 비롯한 인프라 투자는 물론 차별화된 제품과 마케팅 투자를 통해 고객이 선망하는 1등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LG전자는 이달 초 미국법인 신사옥을 착공한 데 이어 미국 현지에 세탁기 생산공장을 지어 주요 전략 시장인 미국에서 LG전자의 주도권을 더욱 강화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티븐슨 컴퍼니(Stevenson Company)에 따르면, LG전자는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900달러가 넘는 프리미엄 드럼세탁기 시장에서 10년 연속 부동의 1위를 기록했다. 최고급 세탁기인 트윈워시를 앞세운 지난해의 매출액 기준 점유율은 28.9%다.
이처럼 LG전자는 현지 고객과 시장 환경에 최적화한 제품을 현지 생산을 통해 적기에 공급함으로써 미국 프리미엄 세탁기 브랜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다만, LG전자는 최근 트럼프 제재로 불리는 보호무역주의 정책에 따른 공장 설립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LG전자는 6년 전인 2010년부터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세탁기 생산지를 검토해 왔으며 2014년 물류 인프라, 현지 부품 수급, 인건비 등을 고려해 8개 주(州)를 후보지로 선정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초부터는 8개 주에 대한 현장 실사, 주정부 지원 등을 면밀히 비교 분석했고, 지난해 말에는 테네시주를 포함한 4개 주(州)를 2차 후보지로 압축했다. 최근까지 각 후보지에 대한 사업경쟁력을 검토해 온 끝에 테네시주 클락스빌을 최종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관계자들은 LG전자가 삼성전자의 미국내 생산공장 건립 추진 의사가 나온 뒤 MOU 체결을 성사시킨 것을 두고 트럼프 제재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는 반응이다. 더구나 삼성전자가 삼성그룹 조직개편과 오너부재 등으로 트럼프와 미국시장에 잠시 소원해진 사이 LG가 먼저 선방을 날린 셈이라는 지적이다. 지난달 3일 트럼프가 삼성에 보낸 ‘땡큐’ 메시지를 LG에도 보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