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슭에서 주워온 돌멩이 위에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그렇다고 아무 돌멩이나 주워오는 것은 아니다. 각각의 돌멩이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하는 그녀는 돌멩이들이 자신에게 “‘괜찮아. 나를 가져가서 네가 본 것을 그림으로 그려라’며 말을 거는 것 같다”고 말한다.
때문에 그녀에게 돌멩이는 단순히 무생물이거나 캔버스가 아니다. 그보다는 저마다 살아있는 개체, 다시 말해 마치 동물처럼 보인다. 이런 까닭에 주워온 돌멩이들은 테두리를 다듬는 식으로 모양을 변형시키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의 돌멩이에 그림을 그려 생명을 불어 넣는다.
그녀가 항상 마지막에 그리는 것은 ‘눈’이다. 눈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보여야 비로소 완성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키에는 “그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야 한다”면서 “얼마나 세밀하게 그림을 그렸냐가 아니라 얼마나 돌멩이에 생명을 불어넣었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보드판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