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일요신문] 중학교1, 2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자유학기제 수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모양새다. 자유학기제 기간 동안 기업탐방 프로그램도 만족도가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오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자유학기제에 청소년진로상담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진로적성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령, 기업탐방을 선택할 때도 학생들의 일방적 호기심과 관심으로 선택될 수 있다. 막연한 관심과 호기심만으로 기업탐방을 선택하게 되면 정작 본인의 적성과 더 맞을 수 있는 다른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 그래서 자유학기제에는 학생들의 정밀한 진로적성검사가 동반될 때 가장 효율적인 현장실습의 장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고등학생들은 문이과 최종결정전에 한번쯤은 정확한 진로적성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물론 학교현장에서도 수 차례 진로적성검사를 실시하고는 있으나 단체검사의 한계를 극복하기가 쉽지는 않다.
중고등시기 청소년상담은 교우관계상담도 있겠지만 성적부진에 따른 상담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청소년상담을 해 보면 표면적으로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어 보이지만 상담이 깊이 진행되면 결국에는 학업문제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공부가 하기 싫다는 단순한 논제를 깊이 감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공부가 싫은데 공부가 하기 싫다고 해서는 부모님과 논쟁만 되기 때문에 다른 핑계를 대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그래서 그런 이유 때문에 공부가 안되고 공부가 안되니 성적부진이 오는 것을 다른 핑계로 합리화하고 싶은 것이다.
학습부진, 학습장애를 갖고 있는 청소년상담은 진로적성검사를 통해 청소년진로상담이 이루어져야 상담의 성공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요즘 대학은 단과별로 언어, 외국어, 수리, 탐구영역을 다 반영하지 않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언어점수를 반영하지 않는 곳이 있는가 하면 수리영역을 반영하지 않는 곳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무작정 전영역을 골고루 잘 하도록 권유하기보다 자신의 적성이 어디에 있는지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그 전공영역의 4개 영역반영비율이 어떠한지를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수리영역을 반영하지 않는데 굳이 못하는 수학을 하다가 공부에 흥미를 잃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필자는 진로적성연구소를 운영하면서 부모님들이 해마다 바뀌는 대학입시전략을 따라가지 못해서 하지 않아도 될 자녀와의 갈등을 겪는 것을 보며 안타까울 때가 많다. 성적부진, 학습부진학생들은 반드시 진로설정을 미리 하고 공부를 해야 한다. 공부도 힘든데 전과목을 골고루 따라가려니 힘에 부치는 것이다. 수학이나 언어영역이 반영되지 않는 전공에 적성이 있는 학생이라면 학습부담이 얼마나 줄어들 수 있는가! 본인이 취약한 영역을 하지 않아도 된다면 다른 영역에 더욱 집중할 수 있으니 성적이 더 올라갈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선택해야 할 중대한 사건이 얼마나 있을까? 가장 중요한 두 가지를 꼽자면 진로와 배우자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배우자는 꼼꼼하고 신중하게 고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할 수 있는 진로선택은 깊은 고민 없이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성인들의 직장변경횟수 통계자료를 보면 평생 5회정도 바꾸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결국 자기적성에 꼭 맞는 직업을 찾기까지 평생을 고민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그렇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대학입학 시 첫 전공·적성 찾기에 실패한데서 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청소년상담 시 또는 자유학기제 기간에 진로적성검사를 정밀하게 받아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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