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이 종료되자 장시호 씨가 불안해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 특혜 지원 의혹으로 구속된 장시호 씨가 지난 1월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박영수 특검사무실에 조사받기 위해 소환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최 씨 측 법률대리인은 “최순실 씨가 본인 재판 때문에 정신이 없지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매우 걱정한다”며 “최순실 공소장을 비롯해서 여러 설명 자료를 대통령 측 대리인단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 탄핵 인용 혹은 기각 결정문을 최순실 씨 형사재판 변론자료로 활용하겠다”는 것이 최 씨 측 법률대리인의 설명.
특히 헌재가 탄핵을 하더라도 ‘기각’ 표가 얼마나 나올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6 대 2로 탄핵이 인용되더라도 2명의 소수의견이 논리적이고 타당하다면 6명의 논리를 압도해 무죄를 받을 수 있다”며 다소 황당한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박 대통령의 탄핵 여부를 결정하는 헌재에 대해 최 씨 측의 입장은 단호하다. 정치재판소로 전락했다는 것. 최 씨 측 법률대리인은 “헌재 재판 진행은 지나치게 정치적”이라며 “앞으로 박 대통령 측을 위해 발 벗고 나서겠다”고 밝혔다. 최순실 씨는 최근 변호인 접견 과정에서 “나와 박 대통령은 사리사욕을 채우지 않았다. 헌재가 박 대통령에게 정치적 사형선고를 하려고 한다. 특검 공소장은 정말 말도 안 된다”고 반발했는데, 헌재 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모와 등을 진 특급 도우미 장시호 씨도 다가오는 검찰 재수사에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가 공식 종료되고 최종 수사 결과 발표가 끝나자, ‘수사에 협조한 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특검에서 아이스크림도 먹고 대기업 수사팀 관계자들에게 손 편지까지 남기는 등 겉보기엔 특유의 친화력을 발휘했던 장 씨. 하지만 장 씨는 최근 변호인에게 “속상하고 있고 후회스럽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엄청난 ‘기억력’으로 특검팀으로부터 감사 인사까지 받은 장 씨. 장 씨는 일명 ‘최순실 시크릿백’ 속에 있던 이철성 경찰청장 등 민정수석실 인사 검증자료 촬영본을 특검에 제출할 정도로 이모를 겨눈 수사에 협조했다. 하지만 특검이 이철성 청장에 대해 “치안을 담당하는 주요 기관장이라 함부로 조사 못 한다”고 반응하자 불안감을 더 드러냈다.
특히 윤전추 행정관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부분도 장 씨 측은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최순실·박근혜 차명 휴대전화를 직접 개통한 장본인이라고 밝혔는데도 한 번도 조사가 안 됐는데, 이런 부분들의 후환이 두렵다”는 것. 자칫 나중에 “이모 최순실‧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으로부터 보복을 당할까봐 두렵고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와 마찬가지로 특검에서도 이용만 당하는 게 아닌지 속상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법조계 관계자는 “장시호 씨가 특검팀 수사에 적극 협조했다고 하지만, 결국 장 씨도 국정농단 피의자들 중에 한 명”이라며 “장 씨의 수사 협조가 양형에는 유리하게 작용하겠지만, 향후 사건이 잊혔을 때 장 씨와 최 씨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을 것이고, 최순실 씨의 법정 재판 결과, 박 대통령의 형사 재판 결과와 맞물려 차차기 대선 때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윤하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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