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첨금을 받는 폴 쿠니와 전 부인. | ||
미국 대중지 <피플> 최신호는 그들의 생활을 특집기사로 실었다. 과거 10년간 미국 거액복권 당첨자들은 그 돈을 가지고 무얼 했을까. 그리고 생활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쓰고 죽자형]
89년 플로리다 복권에 당첨된 폴 쿠니(39)는 전형적인 쓰고 죽자형. 그가 받은 2천7백만달러(약 3백억원)는 폴 쿠니의 헤픈 쓰임새에 며칠만에 바닥을 드러내고 말았다. 첫번째 실수는 사업을 벌이려다 생겼다. 자동차 크라이슬러의 판매권을 샀다가 파산하고 콩가루처럼 공중 분해된 이탈리안 레스토랑 체인을 사들였다.
두번째는 반복되는 이혼과 결혼이 그의 재산을 갉아먹었다. 11년간 별 탈 없이 살던 아내와 이혼을 해 당첨금액을 위자료로 내주었다. 96년에 재혼하고 다음해 이혼하고 99년엔 개인 파산자로 법정에 출두해야 했다.
폴 쿠니는 알고보면 전 부인 좋은 일만 시킨 셈. 매년 위자료로 1백3만5천달러(약 10억5천만원)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년 단위로 당첨금을 받기로 결정한 것이 다행이었다. 지금도 해마다 51만7천달러(약 5억3천만원)이 나오고 있다.
▲ 67억원을 받았지만 소박하게 사는 챔팬. | ||
2000년 10월 캘리포니아 복권에서 13장을 산 매리 챔팬은 이런 행운에 마냥 기뻐할 수는 없었다. 그 전에 그녀의 인생은 너무도 비참하고 우중충했기 때문.
97년엔 그녀의 사랑하는 아들 알이 갱들의 길거리 총싸움에서 숨졌다. 다음해엔 시부모님이 둘 다 돌아가시는 재난이 있었고 99년엔 그녀가 일하던 회사는 망해 졸지에 거리로 나앉게 되었다. 집에서 실업자로 있은 지 한 달 만에 의지하던 남편이 암판정을 받고 곧 세상을 떠났다. 지난 3년간은 영화보다 더 파란만장한 인생이었다.
그녀의 당첨금은 6백60만달러(약 67억원). 평생 만져보기 힘든 액수에 들뜰 만도 하건만 그녀는 무덤덤했다. 그녀가 처음 산 것이라곤 크리스탈로 된 문손잡이와 불의 밝기조절기(그것도 그녀가 직접 설치했다)였다. 평소와 다름없이 살면서 벨리댄스 같은 취미생활을 하고 있는 매리 챔팬.
그러나 그런 그녀도 유독 챙기는 것은 딸과 손자들. 당첨금의 큰 몫을 뚝 떼어 딸의 집을 미국 LA에 지어주었다. 손자들의 대학입학금도 통장에 넣어두었다고 한다. 가족의 미래만을 위해 투자를 한다는 말.
▲ 친척들과 함께 당첨금을 받는 가브리엘. | ||
팜 가브리엘은 복권에 당첨되기 전까지 구박받는 미혼모였다. 그런데 95년 파워볼 복권에 당첨되고 데이비드 레터맨 쇼에 얼굴을 내밀면서 일약 스타가 되었다. 그녀의 8천7백만달러(약 9백억원)를 보고 달려든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정말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미 전역에서 구혼자의 물결이 몰려왔고 집 앞은 한 번이라도 그녀의 얼굴을 보려는 남성들로 북적였다. 그러나 그녀의 선택은 ‘오래 신은 신이 좋은 것이여’였다. 바로 7개월 된 아기아빠인 토드와 웨딩마치를 올린 것. 오래 사귄 기간도 있고 가장 믿을 만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당첨금이 바꾼 것이 또 하나 있다. 그녀의 쇼핑철학. “나, 팜 가브리엘은 사고 싶으면 뭐든 산다”라고 선언한 그녀는 한동안 쇼핑에 몰두했다. 그러나 실제 돈을 쏟아 부은 곳은 단 두 군데. 하와이 여행과 1만 평 짜리 저택 구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