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당은 창당한 지 2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번 총선에서 충청권에서 바람을 일으키며 새로운 충청권 맹주 자리를 확보하는가 하면 18석(비례대표 4석 포함) 의석을 가진 원내 3당으로 자리매김했다. 선진당이 당초 원내교섭단체 구성(20석)을 목표로 설정하긴 했지만 이번 총선에서 거둔 성적표는 기대 이상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특히 선진당은 대전·충남(16석)에서 13석을 석권하는 등 충청권(24석)에서만 14석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면서 충청권 맹주 자리를 확고히 다졌다. 현역의원들이 대거 출전한 통합민주당(8석)과 높은 정당 지지율을 바탕으로 충청권 새 맹주를 꿈꿨던 한나라당(1석)이 거둔 참담한 성적표에 비하면 그야말로 괄목할 만한 성과다.
충청권에서 바람몰이에 성공한 이 총재는 내친김에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목표로 무소속 당선자 등을 상대로 한 정계개편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이 총재는 당선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뜻을 함께 하는 분들에게 언제든지 문을 열어 놓을 것”이라며 정계개편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선진당 주변에선 벌써부터 영입 대상 리스트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김광림 강길부 김세연 당선자 등 순수 무소속파를 우선 영입 대상자로 분류하는가 하면 20명에 달하는 친박연대나 친박 무소속 지역구 당선자들을 상대로 한 영입 작업도 적극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선진당의 한 관계자는 “무소속 당선자를 중심으로 영입작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18대 국회 개원 전에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선진당이 충청권 맹주로 입지를 구축한 만큼 지역 정가에도 적잖은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2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충청권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대거 선진당에 입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선진당의 대약진과 함께 이 총재의 정치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해 대선 때 대권 3수에 도전해 15.1%의 득표율을 올린 바 있다. 칠순이 넘은 이 총재의 나이(72세)를 감안하면 그가 5년 후 대선에 또다시 도전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하지만 그가 직접 차기 대권에 나서지 않더라도 충청권 맹주로 자리매김한 이상 과거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처럼 킹메이커 내지는 캐스팅보트 역할로 대선 판세를 좌우하는 핵심 키워드로 부상할 개연성은 충분하다는 게 정치관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