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지난해 10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9일 농협금융지주는 다음주 중 차기 회장 후보를 선정하기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추위 추천을 거쳐 주주총회의 결의로 5대 회장이 선임된다.
농협금융 안팎에선 김용환 회장의 연임에 조심스럽게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실상을 따지면 아름답지(?)만은 않다. 현재 혼란스러운 정국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헌법재판소가 10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청구를 인용해 5월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 이런 방식으로 새 정부가 들어서면 차기 농협금융 회장은 임기를 못 마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농협금융 회장 자리가 정권에 따라 휘둘릴 수 있는 관료 출신의 몫으로 자리 잡아 왔다는 연유에서다.
실제로 지난 2012년 농협중앙회의 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로 출범한 농혐금융 회장은 출범 당시 3개월간 임시로 회장을 맡은 신충식 초대회장이 유일하다. 이후 신동규, 임종룡, 현재의 김용환 회장까지 모두 관료 출신들이다.
서울 농협중앙회. 사진 = 박은숙 기자
업계 관계자는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지만 그 특성상 정부와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김용환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든, 다른 인물이 회장이 되든 관료 출신이 농협금융 차기 회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다른 관계자는 “벌써부터 김 회장 외에 농협금융 회장 차기 회장 후보로 김 회장과 경합을 벌일 인물들이 거론돼야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런 내용들이 일절 없었다”며 “관료 출신 인사는 정권에 따라 휘둘린다. 현 정국에서 농협금융 차기 회장이 될 경우 중도하차 가능성도 제기되는 마당에서 하마평이 나올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김용환 회장이 지난해 1조 7000억 원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쌓고도 3100억 원가량의 흑자를 내는 등 경영실적 부문에서 선방했다는 점도 그의 연임에 힘을 싣고다.
일각에선 역대 농협금융 회장들이 모두 2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하차 해왔다는 점에서 김용환 회장의 연임 전선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충식 초대 회장 이후 신동규 전 회장은 1년 만에 농협중앙회와 마찰을 빚다 떠났다. 임종룡 전 회장은 금융위원장에 임명되면서 1년 8개월 만에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전문성과 자질을 따지다보니 공교롭게도 관료 출신들이 회장이 돼왔다. 하지만 탄핵 정국을 이유로 차기 농혐금융 회장 연임과 임기 단축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라고 밝혔다.
장익창 비즈한국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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