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일요신문] 김정훈 기자= “마라톤 없이는 설명할 수 없는 분이죠. 일하면서 그렇게 뛰기가 힘든데, 완전 철인이에요 철인”
▲ 2015 제1회 섬진강울트라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동대문구청 신현봉 팀장
동대문구청 직원 사이에서 ‘중랑천을 달리는 철인’이라 불리는 사나이가 있다. 바로 동대문구 공원녹지과 신현봉 중랑천녹지팀장(55)이다.
17년간 참여한 마라톤 경기만 144회, 총 거리는 6,110km에 달한다. 백두산과 한라산 사이는 여섯 번도 더 뛴 거리다. 특히 2005년부터 42.195km를 훌쩍 뛰어넘는 울트라마라톤 코스 100km를 13번이나 완주했다.
2000년 한 신문사가 주최한 하프 마라톤 대회를 시작으로 마라톤의 매력에 흠뻑 빠진 그는 마라톤 얘기가 나오면 눈을 반짝이는 자타공인 마라톤 마니아다.
그는 “마라톤을 시작한 특별한 계기라고 할 것까지는 아니지만, 우리나라가 금융위기 때 워낙 힘들었잖아요. 그러면서 맨몸으로 해낼 수 있는 마라톤 붐이 불었어요. 기구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체력 열심히 키우고 꾸준하게 운동하면 참여할 수 있는 게 마라톤이었으니까요. 나도 해낼 수 있다 이런 걸 마라톤으로 느끼게 된 거죠”라고 말했다.
일과 마라톤을 병행하기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일과 마라톤을 굳이 구분해서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90년부터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을 했는데, 일하는 데 필요한 건 결국 체력과 꾸준함이더라고요. 꾸준히 내 페이스를 유지하며 욕심을 내지 않는 것이 공직과 마라톤의 공통점이에요”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군자교~이화교에 이르는 중랑천 5.6km 구간 주민들의 휴게 공간과 운동 시설 조성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쉬는 날에는 달리기를 하며 직접 중랑천을 둘러본다. 운동도 하면서 도보로 중랑천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무엇이 더 필요한지 찾기 위해서다.
개인적으로는 한반도 횡단(308km 거리)이 올해 목표라며 일하면서도 하루 만 보 이상 걷기를 꾸준히 실천하며 이번 달에도 19일에 열리는 서울국제마라톤을 준비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마라톤을 뛰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가 오버페이스로 욕심을 내는 거예요. 제가 17년 동안 마라톤을 하면서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은 누구나 자기가 맡은 일을 꾸준히, 자신만의 호흡으로 이끌어 간다면 언젠가는 결승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마라톤뿐만 아니라 무슨 일에서든 그렇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해요”라고 전했다.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