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산구 샘물 어린이집 건립 사례 ‘재조명’…사립학교 유휴공간 활용 사례
- 구, 지역 내 공공보육 서비스 향상 위해 사활 걸어
- 올해 국공립 어린이집 5곳 신설 위해 가능한 방법 ‘총동원’
- 민간 어린이집 매입, 기존 구 건물 리모델링, 공원부지 활용 등
▲ 성장현 용산구청장이 지난해 9월 구립 샘물어린이집 개원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울=일요신문] 김정훈 기자= 최근 국회에서 초등학교 빈 교실에 국공립어린이집을 설치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발의한 가운데 이에 앞서 학교 유휴공간을 활용해 국공립 어린이집을 개원한 사례가 재조명을 받고 있다.
용산구(구청장 성장현)는 지난해 9월 원효로에 위치한 성심여자고등학교 내에 구립 샘물어린이집을 개원했다.
영유아보육법 개정안과 차이가 있다면 구의 사례는 초등학교가 아닌 고등학교에, 국공립이 아닌 사립학교와 연계해 사업을 진행했다는 데 있다. 구 사례는 규모 면에서도 두드러진다.
구는 2015년 학교법인 성심학원과 손잡고 지난해 성심여고 내 도서관동 일부를 어린이집으로 리모델링했으며 7개월여 공사 끝에 학교 교실이 5개 보육실을 갖춘 연면적 296㎡의 어린이집으로 탈바꿈했다. 수용인원은 0~5세 영유아 65명이다.
사업비도 크게 절감했다. 일반적으로 구립 어린이집을 신축하는 데 드는 비용은 20~30억 내외다. 하지만 샘물어린이집은 별도 부지매입비가 필요치 않아 예산을 크게 절감해 8억원으로 공사를 마칠 수 있었다.
구는 올해도 지역 내 총 5곳에 어린이집을 신설하는 등 공공보육 서비스 향상에 사활을 건다. 지금까지 매년 1~2곳을 늘려 오던 것에 비교하면 확충 규모가 크다. 구는 지역 내 민간 어린이집 매입을 비롯해 가능한 방법을 총동원했다.
원효1동에는 옛 원효로 구청사 별관을 리모델링해 어린이집을 만든다. 원효2동에는 기존 민간 어린이집을 사들여 국공립으로 전환한다. 효창동과 이촌2동 어린이집은 아파트 일부를 개축한다. 한남동 어린이집은 공원부지 일부를 활용하기로 했다.
특히 구는 지난 2013년부터 한남동 내 어린이집 확충을 추진해왔다. 한남초등학교 내 어린이집을 설치하는 방안을 포함해 총 8곳을 건립 후보지로 꼽았으나 여의치 않았다. 한남동 대부분이 개발지역으로 지정돼 있는 점도 문제였다.
마침 서울시 국공립어린이집 확대 정책으로 공원 내 어린이집 설치가 가능해지자 구는 지난해 시·구간 토지교환을 통해 해당 부지를 마련됐다. 건축면적은 299,73㎡로 공원 전체면적(67만 4천㎡) 대비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 샘물어린이집 개원식
구는 녹지 훼손을 최소화하고 건물과 공원이 조화할 수 있도록 설계를 마무리했다. 이달 중 착공해 오는 10월 개원할 예정이다. 총사업비 25억원 중 공사비 16억을 LG복지재단에서 부담하기로 해 국시비 예산을 대폭 절감했다.
구는 한남동 외 원효1·2동, 효창동, 이촌2동에서 진행 중인 어린이집 건립사업도 한층 속도를 낸다. 사업이 모두 끝나는 11월에는 지역 내 구립어린이집이 27곳으로 확충되고 보육인원도 231명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말 기준 용산구 전체 어린이집 대비 국공립 어린이집 비율은 19.4%다. 구는 이를 내년까지 30%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대한민국의 ‘인구 절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저출산 대책은 그 무엇보다 우선된다”며 “인근 주민들에게 공사에 따른 불편함이 없도록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