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 비포&애프터를 뮤직비디오를 통해 공개한 걸그룹 식스밤(sixbomb). 왼쪽부터 소아, 슬비, 다인, 가빈. 이종현 기자
지난해 2월 발매된 싱글 ‘10년만 기다려 베이베’의 무대 의상인 ‘분홍 소시지’ 복장으로 대중들에게 충격을 선사했던 식스밤은 의외로 그 역사가 긴 걸그룹이었다. 2012년 6인으로 첫 미니 앨범을 냈으니 올해로 정확히 5년차인 셈이다.
6명의 멤버가 모여 ‘식스밤(Six Bomb)’을 이뤘지만 역사가 긴 만큼 우여곡절도 많았다. 몇 차례의 멤버 탈퇴와 증원을 거쳐 원년 멤버인 소아(리더)를 포함해 다인, 슬비, 가인으로 4인 멤버가 완성됐다. 슬비와 가인은 지난해에 새로 들어온 새내기다. 가수 데뷔가 처음이라는 이들에게 진한 신인의 향기가 풍겼지만 선배 멤버들의 자연스러운 리드로 인터뷰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이하는 <일요신문>과 식스밤 멤버들의 일문일답이다.
―연예인들이 알음알음 성형을 한다지만 공개적으로 성형의 비포 애프터를 공개하는 걸그룹은 처음 봤다.
소아 : 우리도 신선했다(웃음). 이미 지난해 앨범 ‘10년만 기다려 베이베’에서 보여드린 분홍 소시지 의상으로 많은 이슈를 낳았었는데, 그걸 기억하는 대중들은 또 한 번 “얘네 정말 신선하고 특이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성형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도 많지만 대중들에게 임팩트만큼은 강하게 줬으니 우리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식스밤(왼쪽부터 다인, 소아, 슬비, 가빈). 이종현 기자
―콘셉트라고는 하지만 역시 성형수술은 과정도 그렇지만 대놓고 공개한다는 것도 걸그룹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다인 : 성형 수술대에 오르는 게 무서웠지 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두렵지 않았다. 다들 아시겠지만 연예인이라면 누구나 다 조금씩 성형하지 않나? 성형 사실을 숨겨도 대중들이 어떻게든 성형 전 사진을 찾아내기도 하고. 그럴 바에야 당당하게 비포, 애프터를 먼저 공개하는 게 낫지(웃음).
―독특한 콘셉트는 회사의 뜻인가?
소아 : 콘셉트 회의는 멤버 전원을 비롯해 대표님도 함께 참여한다. 참고로 ‘분홍 소시지’ 콘셉트도 회사의 강요가 아니라 우리들도 함께 참여한 회의에서 이뤄진 거다. 이번 회의에서도 우리가 직접 “성형을 하고, 뮤직비디오에 비포&애프터를 보여주는 게 어떠냐”고 적극적으로 말했다. 애프터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서 비포 뮤직비디오를 잘 보면 우리들이 모두 민낯으로 촬영하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비포와 애프터의 비교가 안 되면 성형수술이라는 콘셉트의 의미 자체가 없으니까
―이번 앨범 콘셉트의 자세한 소개에 앞서 유명했던 ‘분홍 소시지’에 관련된 에피소드를 듣고 싶은데
가빈 : 그 옷 전체가 다 라텍스 소재다. 입고 벗는 데 시간이 정말 많이 걸렸다. 화장실 갈 때도 정말 고역이었다. 볼일 한 번 보려면 옷을 다 벗어야 되는데 땀 때문에 벗겨지지도 않으니…. 그래서 공연 할 때는 반드시 옷 입기 전에 화장실에 가야 했다. 멤버들끼리 “너 화장실 갔다 왔니?” 하고 확인까지 해줄 정도였다.
다인 : 라텍스 소재다 보니 땀이 하나도 흡수가 되지 않았다. 소아 언니가 땀이 정말 많은 사람인데 춤 동작 한 번 할 때마다 땀이 흩날렸다(웃음). 땀 미스트였다, 미스트.
슬비 : 중국 공연 할 때는 팬 분들이 분홍 소시지를 들고 와서 응원봉처럼 흔드는 것도 본 적 있다. 놀랐는데 중국에도 한국하고 똑같은 분홍 소시지가 있더라. 한국 팬 분들도 가끔씩 분홍 소시지를 공연장에 들고 와서 응원해주시기도 한다.
걸그룹 식스밤. 이종현 기자
―충격적이었던 ‘분홍 소시지’ 의상에 비해 이번 앨범 의상 콘셉트는 다소 얌전한 피겨 의상인 것 같던데
소아 : 사실 ‘분홍 소시지’ 의상은 우리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아서 언제든지 입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앨범은 타이틀곡 ‘예뻐지는 중입니다’에 맞춰 조금 나풀나풀한 피겨 의상으로 콘셉트를 정했다. 다른 걸그룹들이 입지 않았던 의상을 찾다 보니까 확실한 콘셉트를 가진 독특한 의상을 선택하게 되는 것 같다. 하도 독특한 의상을 입다 보니까 벌써부터 “다음 앨범에는 무슨 의상을 입지” 고민되기도 한다.
―이번 앨범을 소개하기 위해서는 성형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솔직해져 보자, 정확히 어느 부위를 고쳤나
소아 : 다는 이야기할 수 없다. 그럼 재미없으니까(웃음). 한 부위씩만 이야기하겠다. 그보다 앞서 설명 드리자면 우리 성형에만 약 1억 원이 들어갔다. 저, 다인, 가빈이가 합쳐서 9500만 원 정도, 가장 적게 고친 슬비가 500만 원 정도다. 어마어마했다(웃음).
가빈 : 저는 눈을 고쳤다. 앞트임, 뒤트임, 쌍꺼풀…. 수술 전에는 화면에 좀 작게 비쳐졌는데 지금은 눈매가 많이 시원해진 것 같다. 만족한다.
소아 : 원래는 무쌍이었는데 쌍꺼풀을 했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많이 날카로워 보인다고 지적했었는데 지금은 선해 보인다고 하더라. 이제는 아이라인도 한 번만 그으면 되니까 화장품이 적게 들게 생겼다.
슬비 : 코를 손댔다. 제가 가장 예뻐서 가장 적게 손댄 건 아니다(웃음). 사실 이번 콘셉트 때문에 받은 수술 말고도 작은 시술은 알게 모르게 좀 한 상태였다.
다인 : 저는 어차피 어느 부위라고 말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다 알 거다. 티가 너무 많이 나서(웃음). 가슴 수술을 했다. 우리가 수술을 받고 나서 2주 만에 바로 중국 공연에 섰는데, 와 죽는 줄 알았다. 가슴 수술이 제일 아픈 수술이라고 그러더라.
소아 : 수술 들어가기 전에 콘셉트 회의하면서 각자 콤플렉스였던 부분을 써서 냈다. 혹시라도 비용이 너무 초과되면 (대표님이) 안 된다고 하실 줄 알았는데 다 받아들여주시더라. 더 쓸 걸 그랬다.
―이번 콘셉트는 해외에서도 반응이 뜨겁다고 들었다. 독일과 미국에서 인터뷰 요청이 쇄도한다던데
소아 : 분홍 소시지 때도 유튜브를 통해 해외에서 다양한 반응을 받았다. 그 때는 직접적으로 인터뷰를 요청한 곳은 없었는데 이번에는 갑자기 요청이 많아져서 우리도 놀랐다.
다인 : 분홍 소시지는 아시아 쪽 분들이 많은 관심을 주셨는데 이번 성형 콘셉트는 서양 쪽이 굉장한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
―긍정적인 관심도 있지만 부정적인 관심도 높은 것 같다
소아 : 유튜브에 올라온 우리 뮤직비디오를 보면 사실 ‘좋아요’보다 ‘싫어요’를 누른 분들이 더 많긴 하다. 하지만 상관 안 한다.
다인 : 좋아요든 싫어요든 우리에게 관심을 가지고 우리 뮤직비디오를 보셨다는 거 아닌가? 악플보다 무서운 게 무플이라고 했다. 관심이면 뭐든지 괜찮다.
슬비 : 어떤 관심이든 일반 봐주시기만 하면 좋겠다. 저도 식스밤의 분홍 소시지 뮤직비디오를 보고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결국 멤버가 돼 함께하게 됐다.
걸그룹 식스밤. 이종현 기자
다인 : 다른 멤버들은 모르겠지만 저는 (악플을) 굉장히 재밌게 보고 있다. 심한 것들도 있지만 읽다보면 사실 중간중간에 재미있는 것도 많다. 가끔가다 악플 사이에 좋은 글도 있고, 응원해주시는 글도 있고. 그런 걸 발견해내는 재미도 있다.
소아 : 인터넷으로 볼 때는 악플이 정말 많다고 느꼈지만 공연에서 실제로 만나는 분들은 모두 저희에게 응원의 한 마디씩 해주시고 좋아해주신다. 그러니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의 악플을 별로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이번 콘셉트에 흥미를 느껴 식스밤을 찾아본 대중들에게 한 마디씩 한다면
가빈 : 지금 성형 때문에 이슈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콘셉트를 떠나서 ‘예뻐지는 중입니다’는 정말 좋은 노래다. 대중들이 성형에만 포커스를 맞추지 말고 음악도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
슬비 : 이번 곡도 ‘10년만 기다려 베이베’만큼 중독성 있고, 신나고 경쾌한 노래다. 많이 들어주시고 감상해주셨으면 좋겠다.
소아 : 저희가 1년 동안 정성들여서 고심 많이 한 프로젝트로 식스밤의 첫 장기 프로젝트가 바로 ‘예뻐지는 중입니다’다. 많은 공연 무대를 통해 팬 분들을 만나고 싶다.
다인 : 최전방부대든 어디든 좋으니까 행사도 많이 불러주셨으면 좋겠다(웃음).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