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4세 이상 암말들이 ‘서울의 퀸’ 자리를 놓고 맞붙는 경기도지사배 대상경주가 3월 26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다. 사진 제공=한국마사회
# [국1]메니머니(5세·암·24전8/6/4·박준배·김동균:90 부:메니피, 모:포킷풀어브머니)=메니피의 자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언급하지만 메니피의 자마들은 2000미터 이상에선 약하다. 경부대로처럼 모계에서 특별한 유전인자를 물려받은 몇몇 말들만 잘 뛰었을 뿐이다.
메니머니는 지난해에도 이 대회에 출전했는데 인기 2위로 팔리고 5위를 했다. 1위와의 격차는 당시 5마신이었는데, 극복하기 힘든 차이로 분석됐었다. 직전경주인 동아일보배에서 우승한 여세가 있어서 인기 1위로 팔릴 가능성이 높지만 거리가 늘어 장담하기 힘든 마필로 분석된다. 물론 지난해보다는 편성이 너무 약하기 때문에 입상권은 충분하겠다.
# [국1]피노누아(7세·암·31전7/9/2·박병룡·박천서:92 부:캐피털스팬딩, 모:능력충만)=마령 7세의 노장마다. 필자가 장거리에선 현역 최강으로 꼽는 말이다. 직전경주인 동아일보배에선 맨 후미에서 한참 처져 따라가다 뒷직선에서 급가속하는 무빙작전을 폈고 3코너 돌 무렵 선두권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경쟁을 했지만 중반에 무리한 탓에 막판에 메니머니한테 덜미를 잡혔다. 상대를 너무 만만하게 본 작전실패로 분석됐다.
이번 경주는 출전마 수가 8두 안팎이 라 작전을 펴기도 용이하고, 무엇보다 자신의 장기인 지구력을 발휘할 수 있는 2000미터 경주라 객관적인 전력은 다소나마 우세로 보인다. 유일한 변수는 피노누아가 마령 7세이고 하향세를 보인다는 것인데, 노장의 마지막 불꽃을 태워주길 기대해본다.
# [국2]아르고챔프(5세·암·20전4/3/3·우태율·안병기:67 부:메니피, 모:두다데이)=메니피의 자마다. 앞서의 메니머니와는 달리 모계도 거리적성이 장거리에는 적합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돼 2000미터는 무리로 보인다. 동아일보배의 3위는 페로비치 기수의 적절한 페이스 조절과 함께 거리적성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판단된다.
2000미터 경주엔 처음 출전하는 마필인 데다 부담중량도 유리하지 않다. 5세를 맞아 힘이 찼다고 분석하는 이도 있지만 과거의 경주와 비교해봐도 전력상승으로는 읽히지 않는다. 거품 있는 인기마가 될 공산이 짙고 그럴 경우 과감하게 베팅에선 제외해볼 만한 마필로 보인다.
# [국2]더퀸실버(5세·암·23전5/7/4·(주)인펨·구자흥:80 부:오피서, 모:문페더)=왜소한 체구지만 강단마로 인정받아 직전 동아일보배에서도 인기2위로 팔렸지만 6위에 그쳤다. 초반부터 자리잡기에 실패했고 시종 외곽을 도는 바람에 거리 손실을 많이 봤다. 막판에 힘을 내며 추격전을 전개했지만 힘을 안배한 뒤 스퍼트하는 앞선의 마필들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고 거리 차이를 좁히는 데 만족해야 했다.
오피서의 자마로 부계는 거리적성이 긴 편은 아니지만 모계는 눈여겨볼 만하다. 장거리에서 제법 뛸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체구가 왜소하기 때문에 자리를 잘 잡고 따라가야 한다는 약점이 있지만 역시 출전두수가 적어 해볼만하다는 평가다. 도전!
# [국2]락슈미(8세·암·62전5/4/2·장수영·우창구:67 부:포트스톡턴, 모:빛나라)=앞서의 더퀸실버처럼 작은 체형의 마필로 마체중만 따진다면 더퀸실버보다 더 적게 나간다. 그렇지만 동아일보배에서 4위를 한 것처럼 이 말도 막판 추입력은 제법 강하다. 가벼운 부담중량을 달았을 땐 잊힐 만하면 강한 상대들한테도 한방씩 날리며 배당을 내곤 했다.
그러나 이번 편성은 부담 중량이 56.0㎏으로 벅차 보인다. 최근 들어선 이 정도 부중을 달아본 적도 없다. 데뷔 이후 지난해 6월 특별경주에서 딱 한번 56㎏을 달고 뛰었는데 후미에서 쫓아가다 경주가 끝나버렸다. 아마도 이번 경주도 비슷한 상황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 [국2]골드웨이브(5세·암·22전4/5/2·이종욱·최용구:67 부:볼포니, 모:금빛유혹)=장거리에 강했던 볼포니의 자마다. 조부마도 장거리에 강했던 말이고 혈통적 거리적성도 길었던 말이라 그 후예인 골드웨이브도 장거리에선 어느 정도 뛰어줄 것으로 기대치를 가졌던 말인데 이번에 처음 출전한다.
지난해 5월 1800미터에서 2위를 한 이후 단 한번도 입상하지 못했을 만큼 최근 성적은 형편없지만 그동안에 뛰었던 경주가 모두 편성이 강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문제삼을 부분은 아니다. 뿐만 아니라 기록 등 객관적인 데이터를 분석해봐도 피노누아나 메니머니 두 마리를 제외하곤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는다. 체격도 좋고 충분히 쉬고 나오는 만큼 조심해야 하겠다. 복병!
# [국2]남산축제(7세·암·38전5/5/3·진교원·임봉춘:66 부:볼포니, 모:심플참)=이 말도 앞서의 락슈미처럼 체구가 아주 왜소한 말이다. 그동안 찰과상 교돌상 부종 골막염 각막염 등 온갖 잔병으로 출전이 지연된 말이다. 무려 넉 달 만에 경주로에 복귀하는데 대상경주에 출사표를 던졌다. 훈련기간이나 훈련량은 충분해 보이나 경주 감각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물론 과거 전성기 때의 기량만 보여준다면 빠르게 나가 가장 좋은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순발력도 있고, 막판에 치고 올라오는 추입력도 있다. 하지만 마령 7세의 노장마가 과연 오랜만에 출전하는 경주에서 전성기 때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 [국2]심신지려(6세·암·37전4/3/5·정수남·지용훈:67 부:메니피, 모:서클페렌스)=메니피의 자마로 부계는 거리적성이 짧지만 외조부와 외조모, 그리고 친조모마도 전형적인 장거리 유형이었다. 메니피의 자마지만 장거리까지 적응할 가능성이 높아 개인적으로 주목했던 마필인데 마령 6세가 돼서야 2000미터에 처음 출전하게 됐다. 일말의 가능성이야 있겠지만 베팅할 순 없는 말이 아닐까.
김시용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