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설에서 신체 훼손설까지 강도 높은 루머가 나돌자 나훈아는 2008년 초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각종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2번의 이혼 소송에서 나훈아는 줄곧 이혼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나훈아 입장에선 결국 패소한 것이지만 반대로 오랜 이혼 소송을 훌훌 털어버릴 수 있게 됐다. 이혼 소송이 진행되는 과정부터 컴백설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판결을 두 달여 앞둔 지난해 9월 1일 나훈아는 새로운 음반을 발표한다. 신곡을 담은 음반은 아니고 이미 지난 1982년 취입했지만 미발표곡으로 남아 있던 ‘연정’을 무려 34년 만에 발매한 것이다.
‘연정’은 나훈아가 김지미와 결별한 직후에 취입한 노래로 헤어진 연인에 대한 사나이의 애절한 아픔을 담고 있는 노래다. 김지미와 결별한 나훈아는 얼마 후 정 씨와 결혼했고 그 과정에서 취입까지 해 놓았던 노래 ‘연정’은 미발표곡이 되고 말았다. 이런 사연을 갖고 있는 노래가 정 씨와의 이혼 소송 판결을 앞두고 발표되면서 나훈아 역시 이혼으로 마음을 굳힌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돌았다. 그리고 결국 나훈아는 소송에서 패해 이혼하게 됐고 항소하지 않았다. 정 씨와의 이혼으로 신변 정리까지 어느 정도 되면서 컴백설은 더욱 뜨거워졌다. 당시 가장 유력했던 설은 올해 5월이었지만 현재까지의 분위기를 놓고 볼 때 5월 컴백은 다소 어려워졌고 다시 10월 컴백설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2016년 9월 발매한 ‘연정’ 앨범
나훈아는 현재 경기도 양평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거처로 알려진 곳은 사실 나훈아의 집이 아닌 사무실이다. 과거 이태원에 있던 아라기획 사무실이 양평으로 옮겨져 있기 때문이다.
아라기획은 나훈아의 소속사로 친여동생 최경혜 씨가 이끌고 있다. 과거 이태원에 사무실이 있었으며 바로 옆 건물에는 나훈아의 친형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이 있었다. 나훈아가 잠적한 2007년 당시에만 해도 이태원 아라기획 사무실은 정상적으로 운영됐지만 2008년 1월 기자회견이 열리고 얼마 후 사무실이 문을 닫았다. 그리고 2010년 3월 매각됐다.
2010년 3월 나훈아는 바로 양평에 별장형 주택을 매입했고 그곳이 아라기획 사무실이 됐다. 이 건물의 1층은 아라기획 사무실로 여동생 최 씨가 음반관리 등의 업무를 보고 있다. 2층은 나훈아의 작업실로 알려져 있다. 아라기획 사무실이 양평에 마련된 뒤 한동안은 나훈아가 이곳에 직접 거주하진 않았다. 당시만 해도 나훈아는 국내와 해외를 오가며 여행을 주로 하고 지낸 것으로 알려졌는데 종종 양평 사무실을 찾곤 했지만 거기서 거주를 하진 않았다.
이후 나훈아는 경기도 양평에 또 다른 거처를 마련했다. 남한강에 인접한 아라기획 사무실과 달리 인적이 드문 산기슭에 집을 마련한 것. 그렇지만 그곳 역시 언론에 공개되면서 나훈아는 다시 거처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요즘에는 양평 아라기획 사무실 2층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며 음악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태원 소재의 옛 아라기획 사무실 건물.
나훈아의 컴백을 두고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그렇지만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실만 놓고 볼 때 현실성은 크게 떨어진다. 나훈아는 최근 이혼하며 어느 정도의 재산 규모가 드러났다. 이혼 소송 판결에서 법원은 쌍방 책임으로 봐 위자료는 없고 재산분할로 12억 1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었다. 관건이었던 저작권료는 재산분할에 포함되지 않았다.
항간에선 나훈아가 수백억 원대 자산가라는 소문도 있었지만 재산 분할액은 그런 소문에 미치지 못했다. 그렇다고 경제적인 어려움을 논할 만한 수준은 분명 아니다. 확인 결과 한남동 집과 양평 사무실 등 나훈아 명의의 부동산이 건재하며 이혼 당시 재산분할에 포함되지 않은 저작권료 수입도 상당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