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훈아는 이달 초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음악적 동지들과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이 몸담았던 오아시스레코드 시절부터 인연을 맺었던 원로 작곡가들과 동료 가수 등이 대거 참석한 자리였다.
이 식사자리를 주선한 나훈아는 건강한 모습으로 지인들과 어우러지며 자신의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 모였던 이들은 나훈아가 다시금 무대에 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신곡 발표 후 공연 타진이다. 나훈아는 ‘무시로’, ‘갈무리’, ‘잡초’ 등 자신의 히트곡 대부분을 직접 만든 싱어송라이터다. 지난 11년 간 두문불출하며 음악 작업에 몰두한 그는 이미 다수의 신곡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때문에 트렌드에 맞는 곡을 선별해 발표하며 반응을 살핀 후 공연을 열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신곡 발표와 공연을 동시에 추진할 수도 있다. 나훈아는 ‘공연형 가수’다. 특유의 무대매너는 관객의 혼을 쏙 빼놓는다. 게다가 2007년 공연을 앞두고 모습을 감췄기 때문에 무대에 선 그의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팬들의 열망이 강하다. 그런 팬들의 마음을 알고 있는 나훈아가 건재함을 보여주기 위해 공연에서 신곡을 발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시나리오 2. 방송으로 활동 재개?
지난 11년간 공식적인 활동은 하지 않았지만 나훈아는 숱한 방송 매체들의 주요 취재 대상이었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매체를 통해 소개되며 팬들은 더욱 안달이 났다. 그의 복귀 가능성이 점쳐지며 이미 많은 방송사들이 나훈아를 ‘모시기’ 위해 줄을 대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10년 넘게 나훈아를 둘러싼 루머가 많았다. 이런 것을 털고 가기 위해서는 그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을 수 있는 다큐멘터리가 필요할 수 있다”며 “나훈아가 원한다면 어떤 방송사라도 나서서 그를 위한 맞춤형 방송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제공 : MBC
최근 나훈아의 측근은 세종문화회관의 공연장 대관을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자신이 공연을 준비하다가 취소된 공연장인 만큼 이곳에 다시 서는 것은 하나의 상징적인 모습으로 읽힌다. 하지만 올해는 대부분 대관 계획이 잡혀 있어서 나훈아가 원하는 날짜를 예약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런 상황을 미루어 볼 때 방송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충분히 전달한 뒤 일정을 조율해 신곡 발표와 공연 등을 병행할 수도 있다.
# 시나리오3. 계속된 잠행?
나훈아는 최근 지인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컴백하겠다”고 직접 밝히지는 않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가 외부 접촉을 시작한 것이 반드시 컴백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잠행 기간 와병설도 계속됐다. 무대에 서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한데 어느덧 70대가 된 그가 예전과 같은 파워풀한 모습을 보이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끊이지 않았다.
나훈아의 한 측근은 “나훈아는 완벽주의자다. 음악에 있어서만큼은 타협이 없다. 돌아온다면 10년의 공백을 메울 자신이 있다는 의미고, 스스로 모자라다고 느끼면 돌아오지 않기로 결정할 만큼 강단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결국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는 말처럼 나훈아는 ‘돌아올 때까지 돌아온 게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