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가우도 둘레길을 걷는 관광객들.
# ‘가고 싶은 섬’ 가우도
전남도 ‘가고 싶은 섬’에 선정된 가우도는 남도답사 1번지 강진 여행과 관광의 선두주자다. 올 초에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 대표관광지 100선에 선정돼 이름값을 했다. 지난해 무인계측기를 통해 확인한 가우도 방문객은 73만 명이다.
강진만에 있는 8개의 섬 중 유일한 유인도인 가우도는 특히 저두마을과 망호 방면으로 나 있는 출렁다리로 유명한 곳이다. 가우도는 육지와 이어진 두 개의 출렁다리와 함께 ‘함께해(海)길’로 불리는 해안 산책로를 따라 강진만의 바닷가를 구경할 수 있으며 복합낚시공원도 찾아가볼 수 있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가우도 내 산 정상에 세계 최초 청자타워와 이곳에서 출발하는 해상 하강체험시설인 짚트랙이 들어섰다. 길이가 1㎞로 해상체험시설로는 전국에서 가장 길다. 짚트랙은 가우도 정상 25m 높이(표고 80m)의 청자타워에서 출발해 대구면 저두 해안까지 간다. 횡단시간은 1분 남짓. 라인은 3개로 세 명이 동시에 이용 가능해 가족과 친구, 연인끼리 공중에서 서로 마주보며 내려올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가우도는 이제 레저와, 치유, 감성이 넘치는 대한민국 대표 힐링코스가 됐다.
다산초당은 오솔길을 통해 백련사와 연결돼 있다.
# 애민사상 고스란히 남아 있는 다산초당
강진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여행지, 바로 다산초당이다. 다산의 애민사상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청렴과 애민사상을 몸소 실천했던 조선 후기 실학자 다산 정약용의 흔적은 다산초당에서 느껴보자. ‘뿌리의 길’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실학사상의 산실인 이곳은 다산이 강진 유배기간 열여덟 해 가운데 10년을 생활하면서 후학들을 가르치고 제자들과 500여 권의 방대한 책을 저술한 곳이다. 이곳에는 다산초당과 동암, 서암, 천일각, 다산 4경이라 부르는 정석, 약천, 다조, 연지석가산 등의 유적이 있다. 현판에 판각된 ‘다산초당’ 글씨는 추사 김정희 선생의 친필을 집자해서 새겼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백련사 가는 오솔길이다. 동암과 천일각 사이에 있다. 800m의 이 길은 다산과 백련사 아암 혜장선사가 교유했던 사색의 길이다. 다산초당과 백련사는 가까이 있으며, 산책로로 연결되어 있어 한꺼번에 구경할 수 있으며, 백련사를 먼저 구경한 뒤 다산초당을 구경하는 것이 편하다.
여기에 사의재(四宜齋)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다산 정약용이 1801년 강진에 유배 와서 처음 묵은 곳이다. 사의재는 이곳 주막집(동문매반가) 주인 할머니의 배려로 골방 하나를 거처로 삼은 다산이 몸과 마음을 새롭게 다잡아 교육과 학문연구에 헌신키로 다짐하면서 붙인 이름으로 ‘네 가지를 올바로하는 이가 거처하는 집’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다산은 생각과 용모와 언어와 행동, 이 네 가지를 바로하도록 자신을 경계하였던 것이다.
사의재는 창조와 희망의 공간이다. 사려 깊은 주막 할머니의 “어찌 그냥 헛되이 사시려 하는가? 제자라도 가르쳐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얘기에 자신 스스로 편찬한 ‘아학편’을 주교재로 교육을 베풀고, ‘경세유표’와 ‘애절양’ 등을 이곳에서 집필했다.
영랑생가에는 시의 소재가 됐던 모란, 우물, 동백나무 등이 남아 있다.
# 영랑의 시심 피어나는 영랑생가
강진터미널에서 가까운 곳 여행지로 영랑생가가 있다. 강진군청 바로 옆에 있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등등의 작품을 남긴 영랑 김윤식 선생은 이곳에서 1903년 태어나 1948년 서울로 가기 전 까지 이곳에 머물며, 작품활동을 했다고 한다.
강진은 ‘북의 소월, 남의 영랑’이란 말이 보여주듯 구수한 남도 사투리로 현대 서정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영랑 김윤식 선생의 생가를 원형대로 보존하고 있어 영랑의 시혼이 살아 숨쉰다. ‘모란이 피기까지는’의 시인, 순수 서정시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영랑 김윤식, 영랑생가는 국가지정 중요민속자료 제252호다. 대부분 생가에서 생활하며 썼다. 생가에는 시의 소재가 됐던 모란과 우물, 동백나무, 장독대, 감나무 등이 남아 있으며 모란이 많이 심어져 있다.
영랑생가 바로 앞에는 지난 2012년 3월 개관한 시문학파기념관이 있어 이 시기 한국문학의 한 흐름을 알아볼 수 있다. 영랑생가에 오르면 강진군 중심지의 전체적인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기념관에는 1930년 시문학파 동인으로 활동했던 영랑 김윤식, 용아 박용철, 정지용, 연포 이하윤, 위당 정인보, 수주 변영로, 김현구, 신석정, 허보 등 아홉시인의 육필 및 유품, 저서가 전시돼 있다.
# 천년을 이어 온 장인정신 청자박물관
강진은 또한 고려청자의 본향이다. 고려청자는 9세기 때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고려청자 절정기는 비색의 완성을 이룬 11~13세기로 고려인들뿐만 아니라 중국인들까지 청자의 신비로운 색을 귀히 여겼다.
우리나라의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청자의 80% 이상이 강진에서 만들어졌다. 오늘날에도 국내 유일의 고려청자박물관을 중심으로 수십여 개의 개인 요업체가 청자의 맥을 잇고 있다. 지난 1997년 9월 고려청자의 체계적인 보존과 연구를 위해 새로이 문을 연 것이 고려청자박물관이다.
고려청자박물관의 가장 큰 특징은 고려시대 청자라는 단일 유물을 가지고 박물관 사업을 추진해 일반인들에게 고려시대의 청자를 이해시키는 점이다. 또 하나는 고려시대 청자의 생산과정에서 폐기된 유물이 보관돼 있다. 당시 버려진 청자편은 출토지를 알 수 없는 완성품의 청자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지난 2015년 5월 문을 연 한국민화뮤지엄. 대구면 사당리 청자촌에 둥지를 틀었다. 역사 속 뒤 안에 파묻힐 뻔한 조선시대 무명화가들의 민화작품 수천 점이 있다. 강진의 또 하나의 문화콘텐츠로 수많은 외국인, 예술마니아층, 일반인까지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강진다원과 월출산.
# 녹차 향기나는 달맞이 마을, 녹향월촌
녹향월촌권역은 남한의 금강산이라 불리우는 국립공원 월출산 남쪽에 위치한 남도 답사 일번지 강진군의 성전면 월남, 월하리, 영풍리, 송월리 법정 4개리 9개 마을로 되어 있는 6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조용하고 날씨보다 마음이 더 따뜻한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남쪽으론 강진만이 있고 북쪽으론 해발 800m 월출산이 있어 아침저녁 기류에 의해 공기가 맑고 마을뒷산들은 화강암(맥만석)으로 되어 있어 맑은 물을 만들어 신선한 먹을거리로 건강을 지켜주며 옛 어머니들의 투박하면서도 정성이 가득 담긴 식단은 입맛을 한층 즐겁게 해주며, 계절별 다양한 체험거리는 많은 추억을 만들어 가서 다시 찾게 되는 풍요로운 마을이다.
인근 관광문화유적지로는 권역 내에 국보13호가 있는 무위사, 월남사지, 녹차밭, 이한영생가가 있고, 자동차로 10분 이내에 하멜기념관, 영랑생가, 30분 이내에 다산초당, 백련사, 청자도요지 등이 있다. 위치는 2번국도와 13번국도가 교차하는 지점으로 서울에서 400km, 광주에서 80km, 목포에서 40km의 거리에 있다.
4월의 강진은 축제의 계절이다. 4월초 강진사초개불 및 낙지축제, 전라병영 축성 600주년 기념식 및 강진 전라병영성축제(4월 21~23일), 영랑문학제 및 세계모란문화축제(4월 28~29일)가 연이어 열린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