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이번에 발생한 AI로 올 3월 27일 현재까지 투입한 방역비용은 총 3506억 원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살처분보상금 2980억 원, 생계소득안정 143억 원, 입식융자수매 96억 원, 통제초소 운영 및 소독 287억 원이 투입됐다.
살처분보상금을 지역별로 보면 경기가 1262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충남 593억 원, 전북 521억 원, 충북 236억 원, 세종 173억 원 순이었다.
또한 2월 중 8일간 발생한 구제역에도 살처분보상금 56억 원, 생계소득안정 1억 원, 통제초소 운영 및 소독 34억 원 등 총 91억 원의 혈세가 소요됐다.
AI가 현재도 계속 발생 중인 상황을 감안하면 투입 예산은 향후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우리나라에 AI가 2003년 최초로 발생한 이래 살처분 등의 방역비용으로 1조 711억 원이 들어갔고 구제역은 2000년 발생한 후 3조 3327억 원이 투입됐다. AI로 닭, 오리 등 가금류 8132만 6000마리가, 구제역으로 돼지, 소 등 우제류 390만 7000마리가 살처분됐다.
2010년 이후 연평균 5000억 원 이상의 예산이 AI와 구제역에 투입되지만 방역체계개선에는 너무 인색하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은 “방역시스템 구축과 인력확보 예산을 대폭 늘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우를 더 이상 범하지 말아야 한다”며 “감사시스템의 정상적 작동을 통해 방역당국의 책임소재도 철저하게 가려내야 한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매해 반복되는 AI와 구제역에 누구 하나 제대로 책임지는 이를 찾아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3월 17일 농림축산식품부가 개최한 ‘AI·구제역 방역개선대책 대토론회’에서는 방역조치와 제재조치를 강화하고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실효성을 높이자는 의견에 제시됐다.
이 자리에서는 방역조치 강화와 관련, AI 반복 발생지역 신규가금사육업 허가제한, 살처분 비용의 50% 계열화사업자 부담 제도화, AI 위기경보 간소화 등의 목소리가 나왔다.
방역 미흡농가에 대한 제제조치 강화와 관련해선 삼진아웃제, 정책자금 제한, 살처분 보상금 감액, 가축방역세 등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편 AI는 현재까지 아시아 22개국, 아프리카 11개국, 유럽 20개국, 아메리카 2개국 등 총 55개국에서, 구제역은 아시아 34개국, 아프리카 42개국, 유럽 1개국, 아메리카 1개국 등 총 78개국에서 발생했다.
정승호 기자 ilyo2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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