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은 캘리스코 사장(전 아워홈 부사장)
3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캘리스코 외식업 확장은 구 사장이 보직해임으로 실추된 경영능력과 자존심 회복을 통해 다시 아워홈 경영권 도전에 나설 가능성을 지적했다.
구 사장이 46% 지분으로 최대주주인 캘리스코는 지난해 매출 639억 원으로 전년보다 19.7%(105억 원)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13억 원으로 4.1%(5000만 원) 늘었다. 사보텐, 타코벨 등의 외국 브랜드를 보유한 캘리스코의 경영실적은 최근 4년 중 지난해 외형 성장세가 가장 돋보인다.
실제로 캘리스코의 매출 신장률은 2013년(매출 478억 원) 3.6%(증가액 17억 원), 2014년(488억 원) 2.3%(11억 원), 2015년(534억 원) 9.2%(45억 원) 등에 이어 지난해 급성장을 기록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성과를 내다보니 자연스레 구 사장의 아워홈 복귀설도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구 사장은 아워홈 부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유력 후계자로 꼽혔지만, 업계 전반에 알려진 원로 경영진과의 갈등으로 보직 해임됐다.
당시 구 사장은 2015년 CJ에서 김태준 전 사장과 노희영 전 부사장, 안상현 상무를 영입해 경영진 물갈이를 시도했었다. 이에 기존 경영진과 구 사장, 새 경영진 사이에서 혈투가 벌어진 것이다.
결국 구 회장은 막내딸보단 오랫동안 자신을 도운 경영진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구 사장은 자신의 SNS에 “일 대신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라며 노골적으로 기존 경영진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후 구 회장은 막내딸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줘, 2016년 구 사장을 구매식재본부장으로 임명했다. 하지만, 구 사장은 아워홈으로 복귀한 후 자신과 적대적인 임직원들에게 보복조치로 좌천, 해고 등을 단행했다는 소문이 업계에 퍼지면서 구 회장의 인내심도 한계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이 구 사장을 다시 부른지 넉 달도 안 돼 아워홈 이사직에서 물러나게 하고, 관계사인 캘리스코 대표로 발령을 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구 사장 측과 기존 경영진의 입장도 상이했다. 구 사장 측은 구 사장의 카리스마적인 업무스타일상 기존 경영진과 마찰이 있었을 뿐 경영상의 문제는 없었다는 입장인데 반해 기존 경영진은 구 사장이 경영진을 이해시키기보다는 윽박지르고 찍어 누르는 경우가 있었던 것이 문제였다는 입장을 보였다.
결국 소통 부재에 대한 지적인데 경영진들이 계획적으로 구 사장을 축출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구 회장도 경영진의 의사를 완전히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에 막내딸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또, 경영진이 원한 후계자가 장남인 구본성 부회장이었다는 설도 강하게 제기되었다. 우선 구 부회장이 최대 주주이자, 범 LG가의 경영승계 원칙인 장자승계와도 잘 맞아 떨어진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구 회장의 1남3녀 중 가장 먼저 경영에 참여한 구 사장은 여전히 아워홈의 경영후계자 얘기가 나올 때마다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아워홈 지분은 오빠인 구본성 부회장 38.56%에 이어 구 사장 20.67%, 구 회장의 장녀 명진, 차녀 미현씨(구 사장의 언니들)가 각각 19.6%, 19.28%를 보유하고 있다. 구 사장이 2대 주주인데다 오랜 기간 경영수업을 받았다는 점에서 유력 후계자로 거론되는 것이다.
비록 경영진과의 갈등으로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지만, 구 전 부사장이 경영에 참여한 동안 회사 매출이 3배가량 성장하는 등 신사업 개발을 위한 추진력에도 긍정적인 면을 인정받은 것은 부인할 수 없다는 점이다.
구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 보스턴대 석사 과정을 마친 뒤 삼성인력개발원, 왓슨와이트코리아 수석컨설턴트 등을 거친 후 구매물류사업부장(등기임원 선임)으로 아워홈에 합류하면서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4월 구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과 달리 구 사장은 등기임원조차 재선임되지 않은 가운데 구 사장은 개인회사인 캘리스크 대표로 자리를 옮기고 캘리스코 성장에 총력을 기울었다.
타코벨의 경우 지난해 4월부터 말까지 아워홈빌딩, 건대스타시티, 종로, 신촌, 광화문, 공덕에 신규 매장을 열었으며, 사보텐도 광화문점, 공덕점을 비롯해 이태원에 콘셉트 스토어를 선보였다. 콘셉트 스토어는 구 사장이 오픈 전부터 SNS를 통해 직접 소개에 나설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쏟아 관심을 모았다.
특히, 캘리스코는 지난해 5월 대구 달성군 88고속도로의 논공 휴게소 컨세션 사업을 수주하는 등 신사업 확장에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컨세션 사업은 휴게소나 터미널, 공항 등 시설을 임대해 점포를 내고 영업하는 것으로 국내 컨세션사업 시장은 업계 추산 3조 원 규모로 CJ, SPC, 신세계 등이 속속 뛰어들고 있다.
한편, 아워홈은 현재까지 급식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약진했다. 하지만, 2012년 삼성웰스토리와 2014년 현대그린푸드에 매출이 역전 당하는 등 경쟁사들 사이에서 악전고투하는 형국이다. 아워홈 경영진들은 여전히 아워홈 주력사업인 급식사업에 비중을 두고 있지만, 외식업 등 새로운 기업 성장동력이 절실할 경우 구 사장의 재입성도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구 사장은 아워홈 지분 구조가 자신에게 유리하지 않을 경우 자신의 장기인 외식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캘리스코를 더욱 키워 독립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