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대 자산가로 위장해 모델 지망생들에게 나체 사진을 보여주면 돈을 더 주겠다고 해놓고 잠적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일요신문DB
서초경찰서는 63명의 여성 모델지망생으로부터 나체 사진과 영상을 받아놓고 모델료를 지급하지 않은 혐의(사기)로 20대 남성 A 씨를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가 수집한 사진은 4120장에 달하며 영상은 374개다. A 씨가 제안한 모델료를 합치면 11억원에 이른다. A 씨가 접근한 모델지망생 가운데 절반에 달하는 34명은 미성년자로 밝혀졌으며 A 씨에게는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A 씨는 모델 구인·구직 사이트에 올라온 프로필을 보고 마음에 드는 여성이 있으면 속옷 모델을 구한다고 연락해 답이 오는 사람들에게 나체 사진이나 음란행위를 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보내면 더 많은 모델료를 주겠다고 속였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자신이 수십억대 자산가라며 위조한 은행 잔고를 보여주거나, 과거 거래를 보여주는 메신저 대화 내용이라며 조작한 사진을 보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성적만족을 위해 계속해서 수위를 높여가며 범죄를 저질렀다”고 자백했으며, 이 사진을 다른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A씨의 집에서 컴퓨터와 외장형 하드디스크를 압수하고 수치심 때문에 신고하지 못한 피해자는 없는지 수사 중이다.
김상훈 기자 ksangh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