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문재인캠프 총괄본부장은 “문재인 후보는 일자리 대통령을 표방하고 있으며,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1세기 한국형 뉴딜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일요신문] 이변은 없었다. 문재인 후보가 지난 4월 3일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최종 승리했다. 문 후보는 전국 순회경선에서 전승을 거뒀고, 누적득표율도 50%를 훌쩍 넘었다. 정치권에서는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문재인 대세론은 본선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까. 문재인캠프 송영길 총괄본부장에게 물어봤다.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국민들이 정권교체를 강하게 원하고 있기 때문에 누가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인가를 살펴보고 문 후보를 지지해준 것 같다. 또 결선 투표까지 갈 것 없이 빨리빨리 본선 준비를 하라고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셨다고 생각한다.”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지지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최근 양자대결을 가정하고 안 후보가 문 후보를 이기는 결과가 처음으로 나와서 이슈가 됐다. 그런데 그 여론조사는 유선전화 40%, 인터넷 조사 60%로 돼 있고 무선전화 조사를 하나도 안 했더라. 신빙성이 떨어지고 의도가 대단히 불순하다고 본다. 본선에서도 이변은 없을 것이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는 내일신문 의뢰로 디오피니언에서 실시했으며,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2일 하루 동안 조사했다. 조사방법은 RDD방식의 유선전화면접조사(39.7%)와 인터넷 조사(모바일 활용 웹 방식 60.3%)를 병행했다. 응답률은 13.5%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고하면 된다)
―집권하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와 대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일자리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 문 후보는 일자리 대통령을 표방하고 있으며,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1세기 한국형 뉴딜을 제안했다. 문 후보는 공공분야에서 먼저 일자리 창출을 주도하고 이후 민간일자리를 늘리고자 한다. 특히 사회적 기업, 공공경제 분야, 스타트업, 중소기업 분야 등 크게 네 분야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다하려고 한다.”
―임기 내 개헌을 공약했지만 너무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개헌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밝혀 달라.
“문 후보는 2012년 대선 때부터 최근까지 이미 여러 번 개헌을 제안했다. 시기적으로는 내년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를 하고, 내용상으로는 국민기본권과 지방분권 강화하는 개헌을 해야 한다. 중임제, 선거제도 개편도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참여 속에 국민을 위한 개헌을 하는 것이다. 방법적으로는 대통령 산하 국민이 참여하는 개헌 논의기구를 만들어 개헌특위와 함께 개헌안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보수 중도층에서는 문 후보의 안보관이 불안하다는 얘기가 꾸준히 나온다. 사드 배치가 대표적이다.
“외교는 여론으로 풀 문제가 아니다. 게다가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찬성과 반대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문 후보는 사드 배치는 졸속으로 결정됐기 때문에 차기 정부로 결정을 늦추고, 국회 비준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캠프의 북핵 문제 대책은 무엇인가.
“북핵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문제다. 어떻게든 폐기시켜야 한다. 북한 핵이 고도로 발전하면서 무기화된 것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다. 북한 핵이 완전히 무기화되는 이 오랜 과정 동안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다. 한마디로 철저한 실패다. 북한을 그저 압박하고, 제재하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미 증명됐다. 우리가 더욱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을 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지만 그와 함께 대화와 협상을 병행해 나가면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것이다.”
―집권 후 국민대통합을 이룰 방안은 무엇인가.
“적폐청산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당연히 국민적 합의와 사회통합이 필요하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원내 1당이지만 정권을 잡아도 120석이 조금 넘은 소수여당이 되는 상황이다. 타 정당들은 더 열악한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차기 정부는 다당제 하에서 국정을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협치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연정은 말 그대로 권력을 공유해서 정부를 같이 구성하는 것이다. 어떻게 자유한국당과 정부를 같이 구성할 수 있겠는가.”
―문 후보가 영입한 인사들이 연일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인사검증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캠프라는 공간은 청와대처럼 인사검증 시스템을 갖출 수 없다. 문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찾아오신 분들을 박대할 수가 없다. 문 후보가 지난 4년간 참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캠프가 작으면 패권이라고 하고 캠프가 커지니 줄 세우기라고 한다. 1등 후보의 숙명이라고 생각하고 대처해 나가고 있다. 대통령이 되고 난 다음의 인사검증은 자신 있다. 문 후보가 참여정부 민정수석부터 비서실장까지 역임한 인사검증 전문가다. 정권교체가 이뤄지면 철저한 검증으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할 것이다.”
―역대 11명의 대통령 중 검찰에 소환된 전직 대통령이 4명이나 된다. 이를 방지할 대책이 있나.
“먼저 부정축재 재산을 국가로 환수하는 ‘최순실 방지법’을 제정해서 국민의 세금이 국정농단에 의해 불법적으로 쓰이지 못하게 할 것이다. 또 모든 고위공직자가 부정부패에 가담할 수 없도록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를 신설하고 대통령과 대통령의 친인척, 측근 등 특수관계자도 수사대상에 포함시킬 것이다. 뇌물, 알선수재, 알선수뢰, 배임, 횡령의 5대 중대 부패범죄자는 공직을 맡을 수 없도록 ‘공직자 인사검증법’을 제정해 인사를 투명하게 하고 시스템화하겠다고 약속드린다. 마지막으로 전관예우에 따른 부정부패를 근절할 수 있도록 공직윤리법상 취업 제한 기간 연장 등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나갈 것이다.”
―당선되면 인수위 기간도 없이 곧바로 취임해야 하는데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당초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발의된 바 있다. 45일간 인수위를 둘 수 있는 특례규정을 두려 했으나 위헌 논란 속에 처리가 무산됐다. 대신 정세균 국회의장과 4당 원내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현행 인수위법의 조문을 폭넓게 해석해 차기 대통령이 인수위를 설치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는 데 합의를 봤다. 30일간의 인수위 설치 근거는 마련된 셈이다. 국정운영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준비하겠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