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보고서상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극단적인 한정식 마니아였다. 그래픽=이세윤 디자이너
결제내역으로 보면 문 후보는 극단적인 ‘한식 마니아’였다. 한정식, 국밥, 탕이 특히 많았다. 고기보다는 해산물을, 일식보다는 중식을 선호한다. 조윤선 전 문화부 장관의 회계보고서는 그를 프랑스, 이탈리아 음식을 선호하고 와인 애호가임을 보여준 바 있는데, 그와 정반대라고 할 수 있다(관련기사 회계자료로 본 조윤선의 취향 혹은 맛집 리스트). 양식은 내역 자체가 거의 없어 좋아하지는 않는 것으로 추측된다.
문 후보의 또 다른 특징은 압도적으로 많은 사용내역이다. 국민의당 최종 후보로 선정된 안철수 후보보다 약 10배 이상 많다(관련기사 [회계보고서 전수조사] 안철수의 ‘조금 독특한’ 맛집지도). 특히 호남, 영남, 제주도에 이르기까지 들르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전국을 누볐다. 문 후보의 회계보고서 특징 7가지를 꼽아봤다.
1. 단골집은 끝까지 간다
몇몇 단골집이 있고 그 집은 지속적으로 방문한다. 동해한정식은 33번, 해우리는 동여의도점과 서여의도점을 포함해 31번, 샘모루는 23번, 달개비는 22번 등장하는 등 한 번 간 곳을 계속 간다. 한 번 나타난 음식점은 보통 5번 이상 등장하는 집이 많다. 자주 방문하는 곳은 대부분 한식집이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자주 방문한 ‘해우리’. 사진=해우리 홈페이지 캡처
2. 문재인의 식성
문 후보는 대체로 한식집을 선호했고 그 다음이 중식과 일식 순이다. 한정식집이 압도적이었고, 그 다음이 국밥류로 볼 수 있다. 돼지국밥이나 감자탕, 곰탕도 자주 찾았다. 세꼬시나 해초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곳과 복요리 식당도 자주 찾은 것으로 보아 대체로 육식보다는 해산물을 좋아한다고 볼 수 있다.
3. 전국에 걸친 결제 내역
문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를 역임했다. 전국을 많이 돌 수밖에 없다. 회계보고서 내역도 전국적이다. 서울이 압도적으로 많고 그 다음이 부산이다. 서울은 여의도, 종로구, 마포구에 밀집돼 있고, 부산은 지역구였던 사상구에 몰려 있다.
4. 바보주막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바보주막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애칭인 ‘바보’를 따온 막걸리 집이다. 이곳은 노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그를 그리워하며 만들었다. 이곳에서 파는 막걸리의 원료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친환경농법으로 생산한 햅쌀을 원료로 한다고 한다. 문 후보는 2013년 5월 29일 바보주막을 방문했다.
평소 ‘명왕’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커뮤니티 게시판 캡처.
문 후보의 별명은 ‘명왕’이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만화 ‘원피스’의 캐릭터와 닮았기 때문이다. 명왕인 문 후보도 명왕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는 여의도에 위치한 한정식집 명왕을 두 차례 방문했다. 회계보고서에는 문 후보가 지난 2013년 4월 방문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가 자신의 애칭을 알고 방문했는지는 알 수 없다.
6. 압도적으로 많은 꽃배달
문 후보는 헌화, 경조사 근조화환을 자주 보냈다. 금액도 한 번에 50만 원이 넘을 때도 많았다. 오랫동안 변호사로, 다시 민정수석, 대통령비서실장 등 관직에 몸담았고, 현재 정치인으로 활동하는 만큼 다양한 사람들과 친분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문 후보가 가장 많은 꽃을 주문한 업체 중 한 곳은 블뤼테였다. 한남동에 위치한 이곳은 유명한 플라워카페로도 알려졌다.
7. 조응천 의원과의 인연
문 후보는 지난 20대 총선에서 외부 인사 영입을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외부 영입인사 중 한 명이 조응천 의원이다. 그는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 민정수석실 공직기강 비서관으로 활동했다. 문 후보는 지난 2016년 1월 30일 별주부짱을 찾았다. 이곳은 조 의원이 공직기강비서관에서 물러나 차린 해산물 전문점이다. 문 후보는 조 의원 영입을 위해 수시로 별주부짱을 찾았다고 하지만 결제 내역에 드러난 날은 이 날이 유일하다. 이후 조 의원은 남양주갑에 공천됐고 당선됐다.
김태현 비즈한국 기자 toyo@bizhankook.com
※지금 비즈한국 홈페이지에 가시면 더욱 생생한 콘텐츠를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