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캠프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로 선출된 문재인 전 대표가 3일 서울 구로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수도권·강원·제주’ 선출대회에서 꽃다발을 들어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박은숙 기자
문재인 후보는 지난해부터 대세론을 형성해왔다. 캠프가 문전성시를 이뤘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만큼 캠프 규모도 다른 후보들을 압도한다. 매머드급으로 꾸려진 문재인 캠프는 추미애 대표를 비롯해 공동선대위원장만 12명에 달한다.
친문 패권에 대한 반감을 의식해 외연 확장에 공을 들인 모습도 보인다. 박원순 서울시장 측근인 임종석 전 의원은 비서실장을 맡았다. 비주류 호남 출신인 송영길 의원은 총괄본부장을, 역시 비주류로 분류되는 민병두 의원은 특보단장으로 문 후보를 돕고 있다.
문 후보 참모 그룹은 2선으로 배치돼 관심을 모은다.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비서실 부실장, 송인배 전 청와대 사회조정비서관은 일정 담당을 맡았다. 당 대표 시절 문 후보 메시지를 총괄했던 신동호 당 대표 비서실 부실장은 메시지 팀장으로 발탁됐다. 또 문 후보 복심으로 통하는 최재성 진성준 전 의원 등은 직함 없이 막후에서 문 후보를 돕고 있다고 알려졌다.
외곽에선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이 문 후보를 지원한다. 조윤제 서강대 명예교수 소장을 필두로 정책 자문을 하고 있다. 여기에 참여한 교수가 1000명이 넘어 화제를 모았다. 이들은 문 후보의 공약 수립을 주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많은 인사들이 모이다 보니 잡음도 끊이질 않았다. 안보자문 위원으로 영입된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은 5·18 폄훼 발언 논란으로 중도 하차했다. 홍보본부장을 맡았던 손혜원 의원 또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계산된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또한 내부 경쟁도 치열한 모습이다. 기존의 문 후보 가신그룹과 영입 인사 간 파워게임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문 후보 측의 한 의원은 “차기 대통령은 바로 국정을 출범시켜야 한다. 집권 가능성이 높은 문 후보 측에서 주요 보직에 대한 논의가 오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문 후보 주변에서 자리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대선 판도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안캠프
지난 4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완전국민경선 제19대 대통령선거후보자 선출대회 ‘대전,충남,충북,세종지역’ 순회경선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된 안철수 전 대표가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 박은숙 기자
안철수 캠프는 경선 후 지지율 상승으로 고무돼 있다. 캠프는 2012년 대선에서 안 후보를 돕던 인사들과 제20대 총선에서 여의도에 입성한 초선 의원들로 구성됐다. 2012년 대선 때 비서실장을 맡았던 조광희 변호사가 다시 캠프 비서실장으로 돌아왔다. 또 본부장이었던 김성식 박선숙 의원은 물 밑에서 안 후보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선 의원들은 안 후보의 ‘정예 부대’다. 박지원 대표 비서실장이었던 최경환 의원이 총괄본부장을 맡았고 김중로 의원은 특보단장이 됐다. 이용주 의원은 미래기획본부장, 윤영일 의원은 국민정책본부장으로 안 후보를 돕고 있다. 이용호 의원은 국민소통본부장, 송기석 의원은 국민참여본부장을 맡았다. 채이배 의원은 정책실장, 김경진 의원은 대변인으로 합류했다.
정치권에선 검사 출신이자 최순실게이트에서 인지도를 쌓은 이용주 김경진 의원의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보좌관은 “안 후보는 법조인들을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 제일 먼저 중용했던 인물도 금태섭 변호사였다. 최순실 청문회에서 국민의당 저격수로 나선 사람들 모두 검사 출신이었다”면서 “문재인 캠프를 공격하기 위해선 그만큼의 내공이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외곽 자문 그룹 또한 탄탄하다. ‘정책네트워크 내일’ ‘안철수와 함께하는 전문가 광장’ 등에는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 박원암 홍익대 교수,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 연구위원 등이 포진했다. 또 다른 보좌진은 “안 후보는 최근 여론 조사 결과가 좋게 나오면서 문 후보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안철수 캠프 과제는 세 불리기”라고 했다.
안 후보의 중도·보수를 아우르는 스탠스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다음은 앞서의 보좌관 말이다. “안철수 캠프는 외연을 확장할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하다. 안 후보가 어떤 인사를 모으겠다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딜레마다. 과거 안 후보 측근 가운데 최장집 금태섭 윤여준 등이 안 후보 주변을 떠났다. 안 후보에겐 사람을 아우르는 힘이 없다는 말이다. 왜 떠났을지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또 하나는 박지원 대표가 안 후보에게 약점이 될 수도 있다. 박 대표는 노련한 정치인이지만 사실 구시대 인물이고 안 후보완 정치적 지향이 일치되지 않기 때문이다.”
# 홍캠프
지난 3월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서 열린 자유한국당 대통령후보선출을 위한 제1차 전당대회에서 홍준표 경남지사가 후보로 선출되자 후보자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후발주자인 홍준표 후보는 인력난을 겪고 있다. 원내 유일한 친홍계로 꼽히는 윤한홍 의원이 비서실장으로 합류했다. 이주영 의원은 대선기획단장에, 김정훈 의원은 직능위원장에 임명됐다. 이 의원은 청주지법 판사 시절 당시 청주지검 검사인 홍 후보에게 개명을 권유한 인연이 있다.
경남도에서 홍 후보를 보좌했던 측근들도 최근 사직서를 제출하고 캠프에 합류했다. 경남도지사 정무특보인 이종혁 전 의원과 오태완 정무조정실장이 캠프에 합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정장수 비서실장도 곧 사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전해진다.
홍준표 캠프의 저격수는 홍 후보 본인이다. 홍 후보는 문 후보를 향해 “자기 대장이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는 등의 망언을 쏟아냈다. 최근 <JTBC> 손석희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홍 후보는 “지금 대법원에서 손 박사도 재판 중에 있는 것 아니냐. 그런데 내가 거꾸로 묻는다면 어떻게 할 건가”라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의 한 보좌진은 “색깔이 분명하다는 점이 장점이 될 수 있다. 단호한 안보관 차원에서 봤을 때 메시지가 단순하고 명쾌하다. 때문에 캠프 자체는 일사분란하고 결속력이 강하다는 게 강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러한 홍 후보 행보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견해도 들린다. 한 민주당 보좌진은 “후발 주자로서 차별화를 위해 그렇게밖에 할 수 없을 것이다. 극단적인 언사로 정책을 내세우는데 누가 (캠프에) 가 있을 수 있겠냐. 대선 주자로 적합한지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김경민 기자 mercur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