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바뀐 정보를 미처 알지 못해 여전히 잘못된 건강상식을 믿고, 실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일본 주간지 <주간문춘>은 알아둬야 할 새로운 건강상식을 모아 소개했다.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건강지표인 혈압, 눈, 치아 관리 상식부터 살펴본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하루 2~3개의 계란을 먹어도 문제없다는 게 요즘의 정설이다.
# 혈압 건강 신상식
보통 수축기 혈압이 140mmHg를 넘으면 고혈압이라고 진단한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볼 때 향후 고혈압 기준은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2년 전 일본 검진학회는 고혈압 진단기준을 ‘최고혈압 140 이상에서 147’로 완화한 바 있다. 또한 올해 1월, 미국내과학회(ACP)와 미국가정의학회(AAFP)도 “60세 이상 노인의 고혈압 진단기준을 150 이상으로 완화할 것”을 권고했다. 단, 뇌졸중 같은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을 지닌 경우라면 기존대로 140이 적용된다.
즉 다시 말해 “건강한 60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혈압 150까지는 치료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얘기다. 권고에 따르면, 혈압을 관리하는 데 있어 목표치를 지나치게 낮추면 이득보다는 부작용이 더 컸다. 특히 “체력이 떨어진 노인일수록 실신이나 골절, 치매 위험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 혈압은 너무 높아도, 너무 낮아도 문제다. 이에 대해, 고마무라 가즈오 박사는 “하루에도 혈압은 수시로 변한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측정한 혈압이 높은가를 살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고령자의 경우 각별히 아침 고혈압에 주의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수면 중에도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기 때문에 얕은 잠을 자게 되고, 새벽에 혈압이 상승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또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돌연사도 새벽이나 아침에 발생하기 쉽다.
고마무라 박사는 “아침에 혈압을 측정해보고 높은 경우라면 의사와 상담하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여기에도 몇 가지 주의점이 있다. 혈압은 기상 후 1시간 이내, 배뇨 후 아침식사를 먹기 전에 측정하는 게 이상적하다. 저녁에는 잠자리 들기 전, 앉은 자세에서 5분간 안정 후 측정하면 된다. 덧붙여 혈압계는 팔에 두르는 제품을 권한다. 혈압은 심장으로부터 멀어질수록 높아지므로 손목이나 손가락에서 측정하는 혈압계는 아무래도 정확도가 떨어진다. 고마무라 박사는 “최근 유명 회사의 혈압계도 몇 만원에 구입할 수 있으니 가족 건강관리를 위해 가정에 혈압계를 비치해두면 유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 눈 건강 신상식
바야흐로 꽃피는 봄날이다. 날씨는 따뜻해졌지만 꽃가루, 미세먼지, 황사 등 눈 건강에는 비상이 걸렸다. 눈이 가렵다는 이유로 눈 주위를 비비거나 세차게 문지르는 사람도 적지 않을 터. 하지만 이 같은 행동은 눈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시력을 잃지 않는 삶>의 저자이자, 안과의사인 후쿠사쿠 히데하루 씨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장기 중 유일하게 밖으로 노출돼 있는, 우리 눈은 외부 자극으로부터 무방비 상태다. 게다가 약한 힘이라도 반복적으로 충격을 가하면 백내장이나 망막박리를 일으킬 수 있다. 눈이 가려울 땐 비비지 말고, 외출 시 보호안경을 쓴다거나 인공누액을 점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후쿠사쿠 씨는 “눈을 깨끗하게 관리하고 싶다는 생각에 수돗물로 자주 씻는 사람도 있다”면서 “그러나 이 또한 좋지 않다”고 말했다. 수돗물로 씻으면, 눈을 지키는 지방분과 점액 등을 포함하고 있는 눈물까지 씻겨 내려가 눈이 뻑뻑해지는 원인이 된다. 아울러 일정 수준 이하이긴 하나 감염증을 일으키는 세균이 수돗물에 함유돼 있을 수 있다. 그는 “눈을 씻는 것은 티끌 같은 이물질이 들어갔을 때 정도만 하라”고 덧붙였다.
중장년층의 경우 눈의 피로로 고민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눈을 세게 마시지하는 건 권장하지 않는다. 앞서 말했듯이 안구에 반복적으로 힘을 가하면 시야가 흐려지는 망막박리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후쿠사쿠 씨는 “눈 기능을 개선하고, 피로를 해소하는 안구체조가 유행하고 있지만, 잘못 따라하면 오히려 눈 건강이 나빠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눈의 피로는 안구 근육과 망막에서 빛을 느끼는 세포가 혹사당해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를 회복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충분한 수면. “가급적 눈을 감고 쉬게 하는 것이 제일”이라는 설명이다.
# 치아 건강 신상식
그동안 우리는 “하루 3번, 식후 3분 이내 양치질해야 한다”고 배워왔다. 그러나 모리아키 치과클리닉의 원장에 의하면, 반드시 절대적인 법칙은 아니다. 커피나 탄산음료처럼 산성이 강한 음식을 먹으면 산성 성분과 치약이 만나 치아 표면을 부식시키고, 치아를 보호하는 법랑질을 손상시키게 된다. 따라서 타액에 의해 산도가 중화될 때까지 30분~1시간 정도 기다린 후 양치질을 하는 편이 좋다.
매일 식후 어김없이 이를 닦는데도 충치나 치주염으로 치과를 찾는 환자도 적지 않다. 사실 충치나 치주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를 닦는 횟수보다 꼼꼼히 닦았는가의 여부가 중요하다. 치아 표면만 닦기보다는 치실이나 치간칫솔을 사용해 치아 사이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것이 관건이다. 또 이를 닦는 시간대에도 신경 써야 한다.
모리아키 원장은 “아침에 일어나서 식사를 하기 전 양치질을 하는 게 제일 좋다”고 말했다. 입안의 세균이 가장 많은 시간대이기 때문. 건강을 위해서 일어나자마자 물을 마시는 사람도 있지만, 그는 “양치질 전이라면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대량의 박테리아를 물과 함께 삼키는 셈이라는 것. 특히 아침에는 위산이 적기 때문에 세균이 장까지 살아남을 가능성도 있다.
혹여 아침 식전 양치질이 음식 맛에 영향을 미칠까 거부감이 드는 사람은 물로만 입안을 헹궈줘도 상관없다. 모리아키 원장은 “잠들기 직전에도 양치질을 하면 입속에 남아있는 세균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아침 식사 전과 잠들기 직전의 양치질을 권유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건강 신상식 리스트 1. 건강한 사람은 하루 계란 2~3개를 섭취해도 문제없다. 2. 건강한 60세 고령자의 경우 혈압 150까지는 치료하지 않아도 괜찮다. 3. 혈압은 너무 높아도, 너무 낮아도 좋지 않다. 4. 고령자는 특히 아침 고혈압에 주의해야 한다. 5. 혈압은 아침 식사 전과 자기 전에 측정하라. 6. 혈압계는 팔에 두르는 타입을 추천한다. 7. 손목에서 재는 혈압계는 수치가 높게 나오기 쉽다. 8. 야간빈뇨일 경우 고혈압일 가능성이 있다. 9. 야간빈뇨일 경우 심부전이 시작됐을 가능성도 있다. 10. 눈을 세게 비비거나 문지르면 망막박리, 백내장을 일으킬 수 있다. 11. 수돗물로 눈을 씻으면 각막이 손상될 수 있다. 12. 수영장에 들어갈 때는 반드시 고글을 착용하라. 13. 눈을 강하게 마사지하는 것은 역효과를 부른다. 14. 블루베리가 눈의 기능을 개선한다는 증거는 없다. 15. 녹황색채소를 먹으면 눈 건강에 좋다. 16. 음식을 통한 비타민C 섭취는 백내장 위험을 줄여준다. 17. 식후 바로 양치질이 반드시 좋진 않다. 18. 양치질을 너무 자주 하면 충치 세균에 오히려 노출된다. 19. 건강한 치아 유지에는 치약보다 치실이 중요하다. 20. 아침 식사 전 양치질을 하라. 21. 탄수화물은 살이 찔 뿐 아니라 치아에도 나쁘다. 22. 치주염이 당뇨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23. 치주염을 치료하면 당뇨병이 개선되는 경우도 있다. 24. 입안 건강은 건강수명에 직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