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배우 이준기(35)와 전혜빈(34)이 연인 사이라고 밝혔다. 2년 전 처음 열애설에 휘말렸고 이후 꾸준히 의혹의 시선이 제기됐지만 그때마다 “사실이 아니다”고 발끈한 당사자들이다. 결국 이들은 네 번째 열애설 보도 후에야 “친한 선후배로 지내다가 지난해부터 연인이 됐다”고 관계를 인정했다.
비슷한 시기 연기자 윤현민(32)과 백진희(27) 역시 연인 관계임을 시인했다. 이들 역시 2년여 동안 연인이 아니냐는 시선을 받았고, 두 차례나 기사화되기도 했지만 번번이 “추측에 불과하다”며 불쾌함을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결국 ‘루머’가 ‘팩트’로 확인되자 그간의 행동을 두고 비난 여론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 똑같은 공개 연애…‘여론’은 극과 극
이준기는 전혜빈과의 공개 연인 선언으로 뜻밖의 위기를 맞고 있다. ‘시청자를 우롱했다’는 지적이 거세게 일면서 안티팬마저 늘어나고 있다. 이준기는 열애설 보도 일주일 만인 10일 밤 자신의 팬 카페를 통해 “갑작스럽게 이런 상황이 생겨 가족들(팬)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비난 여론은 잦아들 기미가 없다. 그동안 열애설이 보도될 때마다 이를 부인했던 사실을 의식한 그는 “좋은 시기에 좋은 방법으로 가족들에게 먼저 알릴 수 있다면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해 마음이 무겁다”고도 밝혔다.
이준기와 전혜빈. 사진 출처=이준기 인스타그램
이준기를 향한 질타의 목소리가 높은 이유는 꼭 반복된 거짓말 때문만은 아니다. 마침 그가 출연 중이던 케이블채널 tvN의 리얼리티프로그램 <내 귀에 캔디2>가 문제가 됐다. 이 프로그램에서 이준기는 연기자 박민영과 출연하며 마치 이제 막 시작하는 연인이 된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물론 가상의 상황을 실제처럼 표현하는 형식의 프로그램이었지만 이준기의 실제 같은 표현이 시청자를 그대로 몰입시켰고 덕분에 매회 화제를 뿌리던 상황이었다. 이에 깊이 공감한 시청자의 반감은 자연히 클 수밖에 없었다.
프로그램 게시판은 물론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도 융단폭격에 가까운 비난 여론이 쏟아지자 <내 귀에 캔디2> 제작진은 미리 편성해놓은 스페셜 방송을 취소하기까지 했다. 연인 콘셉트로 호흡을 맞춘 박민영을 두고는 엉뚱하게 ‘이준기 연애의 피해자’라는 시선이 퍼졌다. 공개 연애를 시작하기에는 ‘타이밍’이 적절치 않았던 셈이다. 일부에선 연인이 있는데 굳이 연애 콘셉트의 리얼리티프로그램에 출연해야 했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준기와 전혜빈은 2014년 방송한 KBS 2TV <조선총잡이>에 함께 출연하며 인연을 맺었다. 2015년 5월 서울의 한 호텔 피트니스센터에서 함께 운동하는 모습이 목격돼 첫 열애설이 불거졌다. 그해 8월에는 비슷한 디자인의 목걸이를 착용한 모습이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면서 두 번째 스캔들에 휘말렸다. 또 한 달 뒤에는 자동차 데이트를 즐겼다는 세 번째 열애설이 나왔지만 매번 이준기는 “지인과도 함께했다”는 해명을 내놨다. 네 번째 열애설 직후 이준기가 내놓은 “지난해부터 교제했다”는 설명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윤현민과 백진희. 사진 출처=백진희 인스타그램
이들과 비슷한 커플이 3월 말 공개 연인이라고 밝힌 윤현민과 백진희다. 드라마에 함께 출연해 연인이 됐고 몇 차례 열애설이 제기됐지만 그때마다 펄쩍 뛰며 부인했던 주인공이다. 결국 서로의 집을 오가며 데이트를 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되자 그제야 “연인이 맞다”고 인정했다. 반복된 거짓말 탓에 그리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윤현민과 백진희는 앞서 열애설을 부인했던 사실을 의식한 듯 “2016년 4월부터 연인이 됐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같은 해 2월 막을 내린 MBC 드라마 <내 딸 금사월> 촬영이 한창일 때 이미 쇼핑매장을 함께 방문한 사진 등이 공개돼 연인이라는 의혹을 받았다. 누리꾼들은 특히 두 사람이 열애설을 인정한 계기가 ‘데이트 현장 사진’이 공개됐기 때문이라는 점을 짚으면서 “결국 사진이 나오니 마지못해 인정한다”는 부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 이동건·조윤희…연인 선언으로 호감도 상승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공개 연애로 인해 오히려 각자의 호감도가 급상승하는 효과를 보는 스타는 KBS 2TV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만나 실제 연인이 된 이동건(37), 조윤희(35)가 대표적이다.
두 사람은 드라마 종영 직후 연인으로 발전했다는 사실이 거의 실시간으로 알려졌다. 결혼 적령기에 이른 30대 중·후반 나이, 자신에게 집중될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관계를 부인할 수도 있었을 텐데 “마음을 속이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시원스럽게 “이제 막 시작하는 연인”이라고 인정했다. 사랑을 감추지 않으려는 두 사람의 태도는, 시청률 30%를 넘나든 드라마의 인기를 그대로 이어받는 ‘후광효과’로도 이어졌다.
이동건과 조윤희는 주위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공개 데이트도 즐긴다.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감추는 여느 연예인과 달리 선글라스도 끼지 않고 한낮 강남의 거리를 손잡고 걷기도 하고, 조윤희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회식 자리에 이동건이 참여하는 등 ‘외조’에도 여념이 없다. 스타 커플이 보이는 이런 편안한 모습은 그대로 당사자의 호감을 높이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SNS의 확산으로 연예인이라고 해도 더 이상 비밀 연애를 하기는 어렵다”며 “리스크를 감안하고서라도 관계를 솔직하게 인정하는 모습이 대중의 신뢰를 잃지 않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