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28%’ 급상승한 안철수 지지도에, 김종인·홍석현·정운찬 변수 소멸
○ 조용기 목사 정점, 이영훈·이종승 목사 등 교계 지도자 300여명 회동예정
○ 전광훈 목사(청교도영성훈련원), 김승규 장로(법무장관, 국정원장) 두 축
○ 정치와 종교는 현실적으로 한 덩어리로 융합된, 인간과 신의 권력복합체
불과 12일 동안 안철수 지지율 28%가 치솟았다. 황교안 총리 불출마 선언과 함께 지지율는 10% 단위로 군집화 되었다. 군집의 이동은 지난 3월 27일 안희정의 호남 패배부터 안철수·문재인 순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 기간은 문재인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4월 8일까지 지속되었다. 10% 선에 머물던 안철수 지지도는 37.8%를 기록했다. ’로또‘이자 ‘대박’이다. 사실, 문재인과 안철수의 양자 대결구도,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급격한 변동이었다.
이로써 5-9대선에서 주요변수로 움을 트던 기대주들은 싹이 잘렸다. 정운찬 전 총리,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 등 ‘국가원로급 3인방’의 대중적 상품화는 난망하게 되었다.
이제 5-9 대선 마지막 숨은 결정 변수는 종교계의 선택이 남아 있다. 2015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종교 유형별 인구는 기독교 개신교 970만 여명(19.7%), 기독교 천주교 390만 여명(7.9%) 불교 760만 여명(15.5%) 순이다. 개신교와 천주교를 합산하면, 기독교 인구는 1370만 여명에 이른다.
한국 종교의 정치적 입장과 성향을 구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윤곽은 그려낼 수 있다. 기독교와 불교는 ‘국가 중심’, 즉 중도 보수적 성향을 띤다. 기독교는 개항 이래 ‘구국과 평화’의 일념으로 새벽기도를 시작하고, 불교는 통일신라 이래 ‘호국’이 역사적 전통의 근간이다.
현직 대통령이 탄핵·단죄되고, 대선을 7개월 앞당긴 ‘국가누란’ 지경이다. 종교계는 현 시국과 5-9대선을 국가위기 상황으로 규정하는 입장은 한결같다. 따라서 종교 지도자들은 국가안위와 국민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각 후보들은 이들을 찾아 뵙고 지극한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도, 당연한 현실이다.
2008년 6월 이명박 대통령이 조용기 목사 등 기독교계 인사들을 초청해 국정 조언을 청취하고 있다. <일요신문 DB>
최근 물 밑에서 기독교계의 ‘범상치 않은’ 동향이 포착된다. 대선에서 기독교가 움직이면 불교와 천주교계를 자극하고, 선거민심에 연동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북한 핵무력과 미사일의 고도화 국면, 주한미군 사드배치와 중국의 보복조치에 대한 박근혜 정권의 무기력과 차기 정치권의 대응전략 부재에 대하여, 기독교계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2017년 초 분열되었던 범 기독교 종파가, 소리와 소문 없이, 통합되었다. 조용기 목사(순복음교회 원로목사)를 필두로 8천만 민족복음화 포럼(대표고문 김장환·김선도 목사)명실상부한 한국 기독교 총연합회(기독교 총연합)로 통합되었다. 이영훈 목사 등 제 종파 300여명 목사들은 산고 끝에 분열상의 기독교 교회를 ‘한국 기독교 총연합(회장 이종승 목사)’으로 통합했다.
기독교 총연합에게 5-9 대선은 ‘도둑처럼 찾아온 국가운명 결정의 대사건’이다. 기독교계는 이승만 장로 등 건국의 지도자들이 4대 기둥론에 입각하여 대한민국 건국을 이뤘다고 해석한다. 정치면에서 자유 민주주의, 경제면에서 자유 시장경제, 안보면에서 한미동맹, 그리고 종교면에서 기독교 등 4대 입국론이 그 것이다.
미합중국 독립과 역사전통이 청교도 정신을 기반으로 하듯, 대한민국 건국과 한국전쟁이후 경제 도약 또한 기독교가 중심축이라는 것. 즉, 한미동맹은 군사 안보동맹 이전에 ‘기독교 동맹’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따라서 기독교계는 차기 대선후보의 자격요건은 4대 입국론의 요체, 즉 ‘국가안보와 사회안전’의 틀을 저해하지 않을 인물이어야 한다. 이를 감지한 안철수 홍준표 의원 등은 이미 조용기 목사 등 교계 지도자들을 예방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기독교계 지도자들은 5-9 대선을 향한 치밀하고 정교한 물 밑 잰걸음이 감지된다. 이들은 ① 한미동맹에 기반한 대북 정책기조와 국가안전 외교전략의 수립 ② ‘인권론’에 스며들어 있는 동성연애 등 성경과 사회질서 교란요인 근절 ③ 분단·전시중인 남북 상황에서 폭력종교의 국내 유입 저지 등 최소한의 컨센서스를 도출했다.
교계가 응시한 로드맵은 두 갈래로 전개되고 있다. 지난해 정치 방면에서는 기독교자유당을 창당하여 그 소관을 전광훈 목사(청교도 영성훈련원 원장목사)에게 주도하도록 했다. 기독자유당은 지난 4-13 총선에서 당선자를 내지 못했으나, 총 득표수 77만 표를 획득했다. 기독자유당이 획득한 77만 표는 청교도 정신으로 똘똘 뭉친 개척교회의 최소한의 표로 분석된다.
법조분야에서는 김승규 장로(노무현 정권 법무장관, 국정원장)가 주도하고 있다. 호남출신 김 장로(법무법인 로고스 대표변호사)는 그 인품과 경륜으로 인하여 범 기독교계의 존망을 받는 한 몸에 받는 인사이다. 기독교계 딜레마, 동성연애 폐단, 극단 폭력 종교 한국 침입, 탈북자 국제분쟁과 법률지원에 이르기까지 교계 핵심 변호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범 기독교계 지도자들 250여명은 이르면 20일 께, 조용기 원로목사를 중심으로 회동, 원칙과 방향성을 세우고, 로드맵 실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회의 결과에 따라서는, 범 기독교 차원에서 5-9 대선에 대한 범 기독교 차원의 원칙과 방침이 나올 수 있다.
즉, “기독교 정신에 현저히 위배되는 특정후보에 대해 반대를 선언하거나, 적합한 후보를 선택·검증 하여 지지선언을 할 수 있다”는 데, 그 심층적 의미가 깊다. 기독교계가 특정후보를 선택할 지에 대해 선, 아직까지는 미지수이다.
다만, 정치와 종교는 관념 상에서는 다른 집단, 별개 세계인 듯 보이지만, 현실 속에서는 엄연히 불가분 한 덩어리로 융합된, 인간과 신의 권력복합체임에 틀림없다. 기독교계의 선택과 집중은 불교, 천주교 등 종교계 전반으로 전이·확산된다. 긴박한 대선 일정을 감안하면, 5-9대선의 결정변수이자, 태풍의 눈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박요한 선임기자.ilyokorea@ilyo.co.kr
정치학 박사, 숭실대학교 초빙교수
한국정치학회·북한연구학회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