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혐의 처분 사실을 공개하면서 서서히 재기를 위한 발돋움을 하고 있던 박유천으로부터 들려온 ‘결혼 소식’은 그에게 있어 또 다른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예비 신부가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로 알려지면서 더욱 화제를 양산하고 있다. 결혼이 박유천에게 있어 이미지 쇄신의 첫 걸음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들려온다. 그간 재벌가에 입성한 스타들이 대부분 여성 연예인이었다는 점과 비교했을 때 ‘남자 신데렐라’로 보기에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박유천이 오는 9월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0) 씨와 웨딩마치를 올린다. 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사실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는 틀에 박힌 답변을 내놓은 씨제스는 30여 분 만에 공식적으로 “박유천이 결혼하는 것은 맞다. 상대방은 일반인인 만큼 양해를 부탁드리고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발 빠르게 입장을 밝혔다.
씨제스가 인정했으니 그 다음은 예비신부를 찾을 차례였다. 이미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인 황하나 씨(30)가 그 주인공이라는 사실은 결혼 소식 보도 직후부터 파다한 소문이었다. 씨제스 역시 “예비신부가 황하나 씨가 맞느냐”는 질문에 “맞다”고 답했던 바 있다.
자연스럽게 세간의 관심은 예비 신부에게 쏠렸다. 황 씨는 남양유업 외손녀나 박유천의 예비신부로 불리기에 앞서 먼저 ‘럭셔리 블로거’로 2010년대 초반부터 유명세를 떨쳤던 인물이다.
보도 직후 순식간에 실명과 가계도, SNS까지 언론에 공개된 황 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즉각 기사를 부인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결혼 사실’ 자체는 부정하지 않았다는 점이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었다. 황 씨가 부인한 사실은 ①(박유천과)1년 이상 교제했다는 점 ②쇼핑몰 대표라는 점 단 두 가지뿐이다.
기사를 본 박유천의 팬들이 “정말 박유천과 결혼을 하는 것이 맞느냐”며 질문을 쏟아내자, 황 씨의 지인이 “(황 씨가) 끝까지 결혼하는 거 아니라고는 안 하잖아 멍충이들아. 뭘 맞아요? 아니예요? 물어보고 있냐”라는 댓글을 달았다. 그러자 황 씨는 이 댓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결국 결혼 사실 자체는 황 씨도 인정을 한 셈이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남긴 지인의 댓글에 ‘좋아요’를 누른 박유천의 예비신부 황하나 씨
그렇다면 황 씨가 직접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한 두 가지 주장에 대해 팩트 체크를 해보자. 먼저 황 씨는 자신이 쇼핑몰 대표가 아니라고 밝혔다. <일요신문> 취재 결과 이 주장은 사실로 드러났다. 황 씨가 직접 CEO가 돼서 쇼핑몰을 경영한 바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럭셔리 블로거로 이름을 날렸던 황 씨 주로 인터넷 쇼핑몰이나 디자이너 편집숍 등에서 물건을 협찬 받아 직접 판매하거나 홍보비를 받긴 했다. 이 블로그의 이름이 쇼핑몰의 이름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황 씨가 쇼핑몰의 대표라는 소문이 퍼졌던 것.
황하나 씨는 쇼핑몰을 직접 운영하지 않고 다른 쇼핑몰의 물건을 협찬받아 홍보하는 방식으로 럭셔리 블로그를 운영해 왔다. 사진출처=황하나씨 네이버 블로그 캡처
그러나 과연 그전에는 황 씨와 박유천 사이의 접점이 없었을까? <일요신문> 취재 결과 황 씨는 2014년 3월 일본의 JYJ 팬 커뮤니티 내에서도 언급이 됐던 인물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일본의 한 JYJ팬이 김재중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황 씨가 함께 찍은 사진을 연달아 올리면서 일본 팬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던 바 있다.
그러나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별다른 화제가 되지 않은 까닭은 둘 사이가 그냥 친분이 있는 관계로만 알려졌기 때문이다. 황 씨는 김재중 외에도 슈퍼주니어의 김희철 등 다양한 남성 연예인들과 친분을 유지해 왔다. 다만 이런 정황들로 볼 때 황 씨는 박유천 등 JYJ 멤버들과 적어도 2014년즈음부터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보인다.
황 씨의 외가 친척들이 경영하는 남양유업의 입장은 어떨까. 남양유업 홍보팀은 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라고 선을 그었다. 경영진 친척의 대소사까지는 기업이 관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 오히려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를 꺼려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이 때문에 과연 박유천의 그녀 ‘황하나’가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가 맞는지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항간에선 박유천의 예비 신부이자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인 황하나 씨와 결혼설을 부인했던 럭셔리 블로거 황하나 씨가 동명이인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렇지만 럭셔리 블로거로 알려진 ‘황하나’ 씨는 자신의 SNS에 남양유업 일가 친인척들의 다양한 사진을 올리거나 직접적으로 이들과 친분을 드러내는 글을 올린 바 있다. 또한 만일 외손녀 황하나와 예비신부 황하나가 전혀 다른 인물이었다면 남양유업 측에서 사실을 바로 잡았을 것이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재벌가 사위? 황씨 부모 경영과 무관 박유천의 예비신부 황하나 씨가 남양유업 일가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박유천의 결혼은 일약 ‘성반전 신데렐라 결혼’이 됐다. 남양유업은 국내 3대 우유 업계 가운데 하나로 2011년 초까지 상장된 유업 회사들 가운데서는 단연 1위의 주가를 자랑했던 바 있는 우량기업이다. 2013년 ‘대리점 물건 떠넘기기’ 등의 갑질 논란이 이어지면서 연간 매출이 9.9% 감소했지만 여전히 국내 시장에서는 높은 점유율을 이어가고 있다. 남양유업의 창업주이자 황하나 씨의 외조부인 고 홍두영 명예회장은 3남 2녀를 두고 있는데, 이 가운데 막내딸 영혜 씨(57)가 바로 황 씨의 어머니다. 홍영혜 씨는 영국 웨일스 개발청 한국사무소장인 황재필 씨(57)와 결혼해 딸 하나 씨와 아들 승현 씨(24)를 두고 있다. 남양유업의 경영은 철저한 장자승계가 원칙이기 때문에 현 회장이자 고 홍 명예회장의 장남인 홍원식 회장(69) 외에는 남양유업의 경영 일선에 일절 참여하지 않는다. 홍원식 회장은 남양유업의 최대주주로서 전체의 약 51.68%(37만 2107주, 2016년 기준)을 소유하고 있다. 그 외에 홍 회장의 부인인 이운경 씨(67)가 0.89%(6400주), 차남 홍우식 서울광고기획 대표, 삼남 홍명식 사카나야 사장이 각각 0.77%(5568주), 0.45%(3208주)를 소유하고 있다. 황하나 씨의 어머니인 홍영혜 씨는 2005년 초 소유하고 있던 주식 가운데 2612주를 매도하면서 당시 0.45%(3208주)였던 지분율이 0.08%(587주)로 낮아졌다. 이후 남은 주식도 모두 매각해 현재는 남양유업의 지분이 전혀 없는 상태다. 황하나 씨의 아버지인 황재필 웨일스 개발청 한국사무소장 역시 남양유업의 경영과는 관련 없는 삶을 살고 있다. 1998년 웨일스 개발청 초대 소장을 맡은 황 소장은 취임 이래 14년여 동안 LG전자, 대우중공업, 하이닉스반도체 등 10개가 넘는 기업의 웨일스 유치를 성사시켜 이름을 알렸던 바 있다. 이에 더해 본업 외에도 2004~2005년에는 철인 3종 경기 선수로 활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딸인 하나 씨와 쇼핑을 즐기거나 여행을 다니는 “딸 바보 아빠”라고 한다. [원] |
박유천 연예계 컴백은? 직진 아닌 우회 택할 듯 “박유천은 연예계 생활에 대한 욕심이 전혀 없다. 사실 은퇴까지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박유천은 연예계 활동에 대한 의지보다는 당장 결혼하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박유천의 측근 인사들이 매스컴과의 인터뷰를 통해 밝힌 요즘 그의 심정이다. 물론 그만큼 예비 신부 황하나 씨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고 연예계 복귀보다 이 부분에 훨씬 더 의미를 두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는 발언이다. 박유천처럼 군 입대 이전과 이후가 크게 달라진 연예인도 많지 않다. 그 누구보다 큰 사랑을 받으며 가수와 배우로 활동해온 박유천은 대표적인 한류 스타였다. 군 입대 당시만 해도 사회복무요원 복무가 끝나면 곧바로 다시 최정상급 스타로 되돌아올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그렇지만 지난해 연거푸 성폭행 사건에 연루되고 성매매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연예계 복귀가 힘들어졌다는 분석이 뒤따르기도 했다. 박유천은 성폭행·성매매 혐의를 모두 벗으면서 연예계 컴백의 걸림돌은 해결이 됐다. 성폭행 등 성관련 범죄로 혐의가 입증돼 처벌을 받을 경우 연예계 컴백은 요원해진다. 요즘 영화계에서 맹활약 중인 배우 이경영의 경우에도 성범죄 연루라는 족쇄로 인해 아직 공중파 TV에는 출연하지 못하고 있다. 성폭행 혐의로 피소됐지만 그 혐의를 벗은 배우 엄태웅은 성매매 혐의가 입증되면서 연예계 복귀는 요원해진 상황이다. 지난해 박유천으로 시작해 여러 명의 남자 연예인들이 연달아 성폭행 혐의로 구설에 올랐다. 그렇지만 성매매 혐의가 문제가 된 엄태웅을 제외한 박유천, 이민기, 이진욱 등은 모두 무혐의 처리됐다. 오히려 박유천과 이진욱은 무고죄의 피해자였음에도 연예계 복귀에는 잰걸음을 하고 있다. 비록 혐의는 벗었지만 그 과정에서 내밀한 사생활이 대중에 공개됐고 이에 따른 이미지 훼손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연기력이 입증된 배우이며 소속사가 탄탄하다는 점이 연예계 복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JYJ의 소속사로 출발한 회사인 만큼 소속사 내에서의 입지도 굳건하다. 또한 개별 활동으로 컴백하는 게 부담스러울 경우 JYJ 활동을 통해 연예계 활동을 재개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이런 까닭에 박유천은 오는 8월 26일 소집해제 이후 발 빠른 연예계 복귀 프로젝트를 가동할 것이라고 알려졌었다. 그러나 박유천의 측근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당장 연예계 활동 등 많은 것들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모든 것을 다 미뤘다”고 밝혔다. 박유천은 소집해제 직후인 9월 초에 결혼할 예정이다. 소집해제 이후 행보를 연예계 복귀가 아닌 결혼으로 잡은 박유천은 당분간 연예계로 복귀하지 않을 전망이다. 연예관계자들 사이에선 성급한 연예계 복귀가 오히려 상황을 더 좋지 않게 만들 수도 있는 만큼 ‘결혼’이라는 이슈를 통해 돌아가는 방식이 더 좋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결혼이라는 호재를 통해 분위기 전환을 하고 꾸준히 이미지 개선 작업을 거쳐 어느 정도 분위기를 조성한 뒤에 자연스럽게 연예계 컴백을 시도하는 것이 반발 여론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조재진 프리랜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