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종수 시집의 표제작 ‘밥이 예수다’는 망원시장 안에서 3900원짜리 닭곰탕을 동료 시인 다섯 명과 먹는 이야기를 모티브로 했다.
이곳 닭곰탕은 그의 직장 근처 “명동 어딘가에 있는 유명짜한 곰탕집은 보통이 12000원 특이 15000원”보다 저렴하다. 그래서 “곰탕 한 그릇 값이면 다섯 목숨 구원하고도 선한 사마리아인의 고로케 열한 명 먹일 수 있는 곳.// 퇴계 어르신 얼굴 한 번 펴면 단팥빵 세 개, 꼬마김밥 두 줄로” 생활이 팍팍한 서민들의 삶의 허기를 채워주는 곳이다.
함께 망원시장에서 닭곰탕을 먹었던 정한용 시인은 추천사에서 손종수 시인을 가리켜 “말을 많이 하기보다 주로 귀 기울여 들어주는, 그래서 상대방을 편안하고 따뜻하게 해주는 사람”이라고 했다.
또한 정한용 시인은 “(손종수 시인의) 시 세계는 타자에 대한 ‘위로’에 주목한다”며 “어둡고 힘겹게 사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에게 연민을 느끼며 상처를 쓰다듬는 일, 문학이 지녀야 할 그 중요한 덕목을 그는 화려하지 않게 은근히 보여주려 애쓴다”고 설명했다.
문학평론가 오민석 교수는, <밥이 예수다>에는 “의도하지 않은 사건들의 무의식적 배열들이 존재하는데 그 배열의 먼 기원에서 ‘어머니’를 만날 수 있으며, ‘고독한 단독자’로서의 손종수는 가난한 어머니에 대한 기억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유경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