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서-국1]선버스터(5세·수·22전6/6/2·이신근·서범석:90 부:오피서, 모:코인도르)=출전마 12두 가운데 인기순위가 10위였을 만큼 관심을 받지 못했으나 2위에 입상했다. 이 경주는 태양왕이란 또다른 복병이 1위를 했고, 3위도 순위권 정도로 예상됐던 테마등극이 입상해 복승식은 물론 쌍승식, 삼복승식, 삼쌍승식까지 배당이 터졌다.
선버스터는 최근엔 부진했지만 지난 가을까지만 해도 강한 상대들과 겨루면서도 간간이 입상하던 말이었다. 체구가 크지 않지만 종반 추입력이 날카로운 말이다. 그런데 최근엔 빠른 상대들을 초반부터 따라잡느라 중간에 힘을 많이 써 종반에 장기인 뒷심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엔 워낙 빠른 말이 많아 뒤로 밀릴 수밖에 없었지만 차분하게 초반을 자기 페이스로 유지한 뒤 막판에 스퍼트를 해 우승했다. 컨디션의 변화와 함께 마필에 적합한 작전으로 일궈낸 승리로 분석됐다. 최근 들어 훈련도 강하게 하고 있고, 마령 5세로 전성기를 맞아 다음 출전 때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 [서-외1]빅마운틴(5세·수·20전3/6/0·이종원·서홍수:83 부:Bernardini, 모:Flawless Choice)=체구가 좋은 수말로 데뷔 이후부터 선입이나 추입으로 입상을 해왔는데, 직전경주와 이번 경주에선 기습선행으로 입상했다. 특히 이번 경주는 출발부터 2코너까지의 오르막 구간을 상당히 빠르게 달리면서 체력 소모가 컸는데도 막판까지 잘 달렸다.
1군에 올라갔기 때문에 한동안은 적응이 필요하겠지만 1군에서도 빠른 경주만 피한다면 해볼 만하겠다는 판단이 된다. 혈통상 거리적성은 긴 편이다. 부계가 장거리까지 우승을 했던 혈통이고 모계 또한 장거리 유전인자를 풍부하게 갖고 있다. 이로 보아 특별한 장기가 없는 빅마운틴은 1군에선 단거리보다는 중장거리에서 첫 입상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 [부-외3]블루시에라(4세·거·13전2/1/0·안규생·최기홍:63 부:Sierra Sunset, 모:Tchula Miss)=지난해 말 주행재검에서 보여준 잠재력을 드디어 발산했다.
그동안 보여온 행보를 살펴보면 곱씹어볼 만한 대목이 보인다. 1월엔 1200미터 경주에 출전해 상당히 잘 뛰었지만 상대가 너무 강해 순위권 밖으로 밀렸고, 2월 초엔 1400으로 거리를 늘려 똑같이 선입작전으로 임했지만 참패를 했다.
그리고 2월 말 직전경주에선 1600으로 거리를 더 늘려 선행작전을 펼쳤는데 역시 순위권 밖으로 밀렸다. 이 정도면 거리를 줄일 만도 했지만 이번에도 거리를 더 늘려 1800미터에 출전했다. 선행이 유리한 거리라 그동안 보여준 순발력 덕분에 아예 관심을 못받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인기는 최하위권이었다.
안쪽에서 선행 시도를 한 마필이 있어서 초반은 빨랐지만 이내 두 마리가 차분하게 힘 안배를 들어가면서 정상적인 주행을 하게 됐고, 이후 꾸준하게 밀어붙여 2승째를 거뒀다. 현재까지 뛰는 유형을 보면 이 말은 한번에 힘을 쓰기보다는 전 구간을 일정한 속도로 뛰는 장거리 스타일로 분석된다. 아직 3군에 속해 있어 추후에도 선행이 가능한 편성을 만난다면 한두 번은 더 입상할 수 있는 마필로 판단된다.
# [서-외3]킬리의여왕(3세·암·2전2/0/0·(주)나스카·송문길:63 부:Adios Charlie, 모:Ourlady Of Liberty)=생년월일로 보면 3세가 채 되지 않은 말인데 데뷔전에서 워낙 발군의 능력을 보여 이번에 상대가 강했음에도 단승식 인기순위에서 1위로 팔렸다. 특히 켄터키연인, 픽스타임, 스카이제왕 같은 빠르고 강한 말이 있어서 과연 인기값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없지 않았지만 킬리의여왕은 처음부터 선행을 나섰고 켄터키연인이 옆에서 시종 견제를 했지만 오히려 맞불을 놓으며 머리를 먼저 내밀고 달렸고, 결승선에서도 그대로 버티며 비교적 넉넉하게 우승했다. 선행다툼을 했던 켄터키연인은 0.9초(약 5마신) 뒤지며 4위로 밀렸다.
킬리의여왕의 상승세가 어느 정도로 이어질지 모르지만 현재의 성장 속도만 보면 전망은 밝다. 암말에겐 본격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3세를 맞았다는 점과 뛰어난 순발력과 폭발적인 가속력을 겸비했다는 점, 그리고 지지 않으려는 승부근성도 겸비해 단거리에선 당분간 활약을 기대해도 좋겠다. 부계와 모계가 모두 장거리에 대한 잠재력도 풍부하고 암말 치고는 좋은 체격(마체중 490㎏안팎)까지 보유해 향후 중장거리에 진출한 후에도 꾸준히 활약해줄 것으로 판단된다.
# [부-외2]아주최강(4세·거·15전3/2/3·김종석·김병학:75 부:Yesbyjimminy, 모:미hostility)=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제법 잘 뛰었고, 기대치도 높았던 말인데 이후 하향세를 그리면서 평범한 마필로 전락했다. 선입으로 추입으로, 안쪽으로 외곽으로 별별 노력을 다했지만 예전의 걸음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이번엔 ‘이 말이 그 말이 맞나’ 싶을 정도로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아주최강은 외곽게이트를 배정받았지만 처음부터 자신 있게 선두권에 가세해 상당히 빠른 페이스를 따라갔고 결승선에선 단독선행을 나섰던 유성처럼까지 넘어서면서 6마신 이상 밀어냈다. 막판에 인기1위였던 배다리보배가 추입해 2위를 하면서 큰 배당은 터지지 않았지만 우승은 정말 의외였다. 특히 4코너까지 쉴새없이 달렸는데 막판에도 걸음이 크게 무뎌지지 않은 채 결승선을 통과해 최소한 한 단계 이상은 성장한 것으로 판단됐다.
마체중 460㎏ 안팎으로 체구가 크지 않아 부담중량에 대해 견디는 힘은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이번과 비슷한 조건이라면 다음에도 좋은 결과를 기대해도 좋겠다.
김시용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