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그룹 회장 ‘출금금지 해제로 신동주 반격 차단 나선다’
신동빈 롯데 회장 출국금지 해제
“중국 사드보복-일본 롯데 주주총회, 주요 현안 직접 챙긴다”
[일요신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출국금지 처분이 해제됐다. 검찰은 최근 ‘최순실 게이트’ 수사가 끝나자 이같은 조치가 결정된 것으로, 신동빈 회장은 당장 중국과 일본을 오가며, 롯데 사업 현안은 물론 형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도 마무리할 전망이다.
23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신 회장에 내려졌던 출국금지 처분을 최근 해제했다. 최순실 게이트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신 회장을 불구속 기소한 후 그의 출국을 허용해도 무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 회장은 출국금지가 해제됨에 따라 그간 미뤄졌던 경영 현안을 직접 챙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작년 10월 횡령·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것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면세점 인허가와 관련해 70억 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뇌물공여) 등 형사 재판의 피고인 신분으로 수시로 법정에 출석해야 하므로 다소의 제약도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동빈 체제의 ‘뉴롯데’로선 신 회장의 출금 해제가 반가울 수밖에 없는 처지다. 최근 신 전 부회장이 6월 하순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와 일본롯데 계열사 주주총회에서 이사 복귀 안건을 제안하는 등 경영권 분쟁의 불씨를 재점화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이 경영비리, 뇌물죄 등의 법정에 기소되고, 출국금지 등의 조치로 인해 발목이 묶인 사이 신 전 부회장은 또다시 롯데 경영권 회복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주 전 롯데 부회장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 회장
한국 롯데의 지주사가 없는 지금 실질적인 한국 롯데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것은 호텔롯데다. 호텔롯데의 주식 중 91.72%를 일본 롯데홀딩스와 롯데홀딩스의 투자회사인 L투자회사가 갖고 있다. 최근 신 회장이 롯데쇼핑 등의 주식을 확보하며 한국 롯데 독립을 꾀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들이 한국 롯데를 장악하고 있다.
신 회장의 롯데홀딩스 주식은 1.4% 수준으로 롯데홀딩스 이사진 및 조합원이 약 30%, 우리사주회가 30% 내외를 갖고 있다. 분쟁여지가 있는 신 전 부회장의 경우는 자신 2.0%,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자산관리회사인 광윤사를 통해 33%를 확보하고 있다.
그 동안 일본 롯데홀딩스는 신 회장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를 보여왔다. 하지만 신 회장의 출국금지가 오는 6월까지 계속되었을 경우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특히 대기업 비리에 민감한 일본의 정서 때문에 신 회장에겐 더욱 불리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었다. 하지만 신 회장의 출금 해제와 함께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고됨에도 불구속 기소 등 올해도 경영권 방어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재계는 내다보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