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2월 25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18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일요신문DB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대통령 취임식은 2월 25일 국회의사당 앞 광장에서 열렸다. 19대 대통령 당선인은 중앙선관위에서 당선인 확정을 의결하면 바로 임기가 시작된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3월 10일 <이슈와 논점 제1273호>를 통해 “2개월에 가까운 ‘대통령당선인’ 시기가 없다. 대선에서 당선된 후보자가 대통령이 된 시점부터 바로 국정파악과 조각을 해야 한다. 일정기간 동안 국정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행정자치부는 그동안 인수위와 협의를 거쳐 취임식을 준비해 왔다. 인수위는 당선인 국정 철학을 담은 초안을 마련하고 행자부는 그에 필요한 예산 등 실무를 담당했다. 통상적으로 행자부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 상반기 ‘취임식 준비팀’을 구성한다. 과거 선례를 검토해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만든 뒤 인수위가 가동되면 협조 체제에 들어가곤 했다. 취임식 장소, 참석 범위, 인원을 결정하고 전야제, 식전·식후행사, 본 행사 등 각종 이벤트 등을 인수위와 협의했다.
그러나 이번 행사는 행자부에서 단독으로 진행하게 됐다. 행자부는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심리가 진행될 무렵부터 취임식 준비를 위한 검토 작업을 했다고 전해진다.
행자부에선 대통령 선거 결과가 확정되면 즉시 당선인과 접촉해 취임식 시기·장소·형태 등을 조율할 계획이다. 현재 ▲취임 선서만 먼저하고 하루 이틀 내에 취임식 여는 방안 ▲선서와 취임식을 당일 약식으로 하는 방안 ▲선서만 하는 방안 등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행자부 관계자는 “언론에서 여러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당선인이 결정이 안 된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아무 것도 없다.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게다가 취임식이 서둘러 치러지는 만큼 해외 귀빈 초청은 사실상 힘들 전망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물리적으로 한 달 정도 기간이 있어야 하는데 일정이 불투명하다. 시간이 없기 때문에 현재로선 (해외 귀빈 초청을) 고려할 수 없다”고 했다.
각 정부부처 또한 일찌감치 업무 보고 작업에 착수했다고 알려졌다. 유력 대선 후보 공약을 점검하는 등 차기 정부의 업무 보고 준비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당선인은 각 정부 부처의 업무 보고를 통해 새 정부가 추진할 정책의 로드맵을 짤 수 있다.
행자부 관계자는 “지금은 협의할 대상(인수위)이 없어 취임식을 행자부에서 단독으로 진행하고 있다. 날짜 등 세부적인 사항을 행자부에서 임의로 정할 수 없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검토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mercur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