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지주사 전환 경쟁력 강화 도움 안 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일요신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강력히 추진의사를 밝힌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이 전면 백지화됐다.
삼성전자는 27일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말 발표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서 “지주회사 전환을 포함한 최적의 지배구조를 검토하겠다”며 “검토에 최소 6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전반적으로는 사업경쟁력 강화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경영 역량의 분산 등 사업에 부담을 줄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3월 24일 제4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의장인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주회사 전환을 실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죄 재판 등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지주사 전환을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삼성그룹은 금융위원회의 확고한 반대 입장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11조 원 규모의 삼성생명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시도했다는 금융위 내부 문건이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금융위는 지난해 3월 20일로 예정된 안 전 수석에 대한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보고를 1주일 앞두고 내부 회의를 진행했다. 당시 금융제도팀이 작성해 안 전 수석에게 보고된 ‘삼성생명 금융지주 전환 추진 관련 현황 및 전망’ 문건에는 삼성의 금융지주 추진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특검은 이재용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독대에서도 삼성 지주사 전환에 대한 얘기가 오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지주사 전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특검은 이재용 부회장의 이 같은 금융지주 추진배경으로는 “당시 자사주 마법을 막기 위한 법안이 야당 의원들에 의해 발의돼 있었다”며 “법안이 통과하기 전에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려 했던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금융지주 전환 통보때부터 보류로 결정한 사이에 금융위 관계자 누구도 대통령이나 청와대에서 금융지주 전환 요청이나 압력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금융지주사 전환은 사업상 목적이지 이 부회장을 위한 것이 아니다”며 금융위 문건 내용을 일축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