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중앙일보 ·한국정치학회 공동 주관)가 주최하는 대선후보 토론회에 참석한 대선주자들. 국회사진취재단.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아들 준용 씨의 한국고용정보원 특혜 채용 의혹이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준용 씨는 지난 2006년 12월 공기업 한국고용정보원(고용정보원) 5급 일반직 신입 직원으로 채용됐다. 이 과정에서 여러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제기됐다. 당시 고용정보원 원장이 노무현정부에서 문 전 대표와 함께 일했던 권재철 전 청와대 노동비서관이라는 점도 이를 부채질했다.
준용 씨가 점퍼 차림에 귀걸이를 착용한 이력서 사진을 제출하고 A4용지 1장 분량도 안 되는 짧은 자기소개서를 써냈지만 합격한 것도 뒷말이 끊이질 않았다. 문재인 캠프 측은 “10년 전에 이미 검증이 끝난 일”이라는 입장이다. 당사자인 준용 씨는 지난 4월 3일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저에 대한 모든 입장은 선거 캠프를 통해서 하기로 정했다. (언론에는) 단 한마디도 응대를 하지 않기로 정했다”고 했다.
준용 씨 채용 당시 고용정보원 내부에서는 전방위적 특혜 채용 의혹이 논란이 됐었다고 한다. 고용정보원은 준용 씨를 비롯한 신입 직원을 채용하면서 기존 비정규직 직원 15명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해고했다. 전산기술분야 경력자를 채용하겠다면서 기존 경력직 직원들을 해고하는 등 석연치 않은 점들이 도마에 올랐다. 준용 씨를 비롯한 고위관료 친인척 등을 특혜 채용하기 위해 기존 비정규직 직원을 무리하게 해고한 것 아니냐는 소문도 파다했다.
해고된 직원들은 고용정보원 발전을 위한 모임(고발모)을 만들어 대응하기도 했다. 고발모 관계자는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사내에서 문재인 아들이 신입직원으로 채용됐다는 소문이 돌았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고용정보원은 전형적인 공공기관인데 귀걸이를 하고 찍은 이력서 사진을 제출하고도 합격한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고 지적했다.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기권을 둘러싼 진실공방도 문 후보 발목을 잡고 있다.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를 통해 인권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문 후보(당시 대통령 비서실장)가 북한 견해를 물어보자는 김만복 전 국정원장 제안을 수용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보수진영은 문 후보가 북한 결재를 받고 인권결의안 표결을 결정했다고 총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문 후보 측은 “기권하기로 결정한 사안을 북한에 ‘통보’만 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침묵했던 송 전 장관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권결의안 기권 당시 북한 입장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을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일요신문>이 보도한 김만복 전 국정원장 인터뷰가 많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관련된 의혹들로 곤욕을 치렀다. 우선 김 교수가 안 후보와 함께 서울대 교수로 채용되는 과정에서 ‘1+1 채용’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김 교수 특별채용 과정에 참여한 교수는 “(김 교수의) 업적도 그렇고 채용이 말이 안 된다는 의견을 (의과대학 쪽에) 전달했다”며 “내가 점수를 나쁘게 주니까 (한 보직교수가) 전화를 걸어와 ‘(김미경이 누군지) 알고 이렇게 했냐’고 물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 측은 ‘일반채용’이 아닌 ‘특별채용’이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 교수가 의원실 보좌진들에게 사적인 업무를 지시하는 등 갑질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JTBC> 보도에 따르면 김 교수가 의원실 직원들에게 원고 교정을 부탁하거나 기차표 예매, 인감증명서 발급 등의 사적업무를 시킨 정황이 드러났다. 전직 보좌진은 “김 교수의 잡다한 일까지 맡아 했는데 이런 일까지 해야 하나 싶었다”고 토로했다.
안철수 의원실에서 근무했던 전직 보좌진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우유 같은 생필품을 사다달라고 부탁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면서 “하지만 다른 의원실에서도 수행 비서에게 그런 부탁을 하는 경우가 많아 당시에는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논란이 커지자 “제 여러 활동과 관련해 심려를 끼쳤다. 비서진에게 업무 분담을 준 점 전적으로 제 불찰이다. 더욱 엄격해지겠다”면서 사과문을 발표했다.
안 후보가 안랩을 경영할 당시 자신에게만 부여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천문학적인 이득을 취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이에 대해 안 후보 측은 “주주들이 건의해서 도입된 것”이라며 “전원 찬성했다”고 해명했다. BW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미리 정한 가격으로 발행회사의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를 말한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된 송사가 아킬레스건이다. 홍 후보는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 1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에서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지만, 2심 재판에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성 전 회장으로부터 1억 원을 받아 홍 후보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윤 아무개 전 경남기업 부사장은 <일요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내가 홍 후보 측에 돈을 전달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가 대선후보 토론회 과정에서 윤 전 부사장의 증언이 거짓말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재판과정에서 제가 증언한 것이 모두 사실이다. 한 번도 큰 줄기에서 진술을 바꾼 적이 없다”고 말했다.
윤 전 부사장은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 문제에 대해 왈가왈부하기는 부담스럽다. 재판과정에서 제가 진술한 내용이 진실이다. 그렇게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홍 후보 측은 윤 전 부사장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며 2심에서 이미 무죄를 받은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홍 후보가 지난 2005년 발간한 자서전 <나 돌아가고 싶다>도 선거 기간 도마에 올랐다. 다음은 문제가 된 자서전 내용이다. “대학 1학년 때 고대 앞 하숙집에서의 일이다. 하숙집 룸메이트는 지방 명문 고등학교를 나온 S 대 상대 1학년생이었는데 이 친구는 그 지방 명문여고를 나온 같은 대학 가정과에 다니는 여학생을 지독하게 짝사랑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여학생은 이 친구에게 마음을 주지 않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10월 유신이 나기 얼마 전 그 친구는 무슨 결심이 섰는지 우리에게 물어왔다. 곧 가정과와 인천 월미도에 야유회를 가는데 이번에 꼭 그 여학생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어야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하숙집 동료들에게 흥분제를 구해달라는 것이었다. 우리 하숙집 동료들은 궁리 끝에 흥분제를 구해 주기로 하였다.”
‘성폭력 모의’ 논란이 확산되자 홍 후보는 “10년 전 이미 그 책이 나왔을 때 해명했기 때문에 당시 언론에 문제가 안 됐다. 지금에 와서 언론이 문제를 삼는 걸 보니 이제 유력후보가 돼 가는 모양”이라고 했다. 또 “들은 이야기로,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타 후보들은 홍 후보 사퇴를 요구하며 비난했다. 심상정 후보는 TV토론에서 홍 후보와의 토론을 거부하기도 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