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일요신문]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자녀를 둔 부모는 마치 실패자처럼 살아가는 한국사회는 뿌리부터 병든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그런데 학업우수자 또는 영재교육 대상자라고 마냥 행복할 순 없다. 실제로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우울증 비율이 가장 높다는 통계가 나온 적이 있다.
최근에는 ‘중2병’에 이어 ‘대2병’으로 대학생들이 홍역을 앓고 있다. 교양과목중심인 1학년때까지는 신나고 좋았지만, 막상 전공이 시작되었는데 적성이 맞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학생들은 자신의 적성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한 테스트를 해 볼 기회가 거의 없다. 노동부에서 개발한 커리어넷을 통해 무료로 적성을 분석할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적성분석이라는 것이 그리 간단치가 않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는 진로적성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전문가가 전무하다 할 정도로 드물다. 학생들의 진로적성은 학원에서 아마추어적으로 몇가지 적성검사를 통해서 실시해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필자는 슬하에 자폐증을 갖고 태어난 아들과 영재 딸을 두고 있다. 학습부진아인 아들이 잘하는 것을 찾기 위해 진로적성도구를 개발하기 시작했고 무엇을 해도 다 잘하는 영재딸이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우도록 정밀한 검사도구들을 만들어냈다. 그 결과 아들은 자폐증을 극복하고 컴퓨터전공으로 대학에 갔고 딸은 의대에 보내지 않고 홍대 미대로 보냈다. 대학에 간 두 자녀는 대2병 없이 행복한 대학생활을 보내고 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에 따라 행복이 결정되는 것은 가슴아픈 일이다. 무엇보다 모든 학생들의 로망인 ‘명문대’에 다니는 많은 학생들이 적성이 맞지 않아 후회할 수 도 있다. 늦어도 대학에 입학하기 전에는 반드시 정밀한 진로적성컨설팅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진로적성검사는 더 이른 나이에도 가능하지만 적어도 초등 4학년 이상이면 첫 컨설팅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진로적성검사를 통해 모든 학생들이 자신이 잘할 수 있는 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 행복의 길로 가도록 돕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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