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S8 붉은 액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업데이트한 후 일부 폰에서 녹색 테두리 현상이 발견됐다.
직장인 강 아무개 씨는 갤럭시S8 플러스 128GB 모델을 출시 첫 날 구입했다. 다행히 붉은 액정 현상이 발생하지 않아 별 다른 문제없이 잘 사용했다. 그러나 27일 업데이트 이후 화면 테두리에 지나치게 녹색 빛이 띠는 것을 발견하고 삼성 서비스 센터를 찾았다. 서비스센터 담당자는 소프트웨어 조정으로 보정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결국 새 제품으로 교환(교품) 조치했다.
이러한 ‘녹테’ 현상은 과거 ‘아이폰5S’ 및 ‘SE’에서도 발견돼 한때 논란이 됐다. 그러나 애플 역시 이를 하드웨어 결함으로 인정하지 않고 소프트웨어 보정으로 해결 가능한 문제로 보고 대응했다.
김환 컬러테크연구소 소장은 “먼저 갤럭시S8 붉은 화면 문제는 DCI-P3 색영역을 구현하려다 보니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P3 색역은 훨씬 깊은 레드를 구현하기 때문에 조금만 조절이 잘못 돼도 흰 화면에서 붉은 기를 보인다”며 “녹테 현상에 대해서는 실물을 직접 보지 않아 뭐라 말하기 어렵다. 중앙과 가장자리 주변이 색상이 다른 것은 디스플레이 균일도 문제로 붉은 화면과는 별개”라고 밝혔다. 물론 극소수 제품만 불량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로 전문가급 모니터에서 지원하는 DCI-P3는 미국 영화·텔레비전기술자협회에서 정한 디지털 프로젝터용 색영역 표준이다. 갤럭시S8은 DCI-P3 색영역을 113% 만족시킬 정도로 광색역을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 갤럭시S8 이외에 애플 ‘아이폰7’도 DCI-P3를 구현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폰7에서는 화면이 특정 색상에 치우치는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다. 갤럭시S8와 비교하면 운영체제와 디스플레이 패널이 다르다. 김환 소장은 갤럭시S8 색상 치우침이 OLED 특성 혹은 안드로이드OS 문제로 보고 현재 자체 분석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삼성전자 측은 “녹테 현상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들은 바 없다”고 일축했다. 대신 “보다 풍부한 색상을 구현하려다 보니 OLED 특성상 각도에 따라 색상이 다소 달라보일 수 있다”며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를 통해 보다 세밀하게 색상을 조절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봉성창 비즈한국 기자 b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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