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佛法) 가운데 음식을 먹음에 법제가 있는데, 그 법제에 의해 먹음을 법식(法食)이라고 합니다. 법식(法食)은 대도 정법(大道正法,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큰 도리와 올바른 법)을 맛있고 영양가 있는 음식물에 비유하는 말입니다. 사람의 육신은 누구나 음식을 먹어야 자라지만, 사람의 정신은 법식을 먹어야 살이 찝니다.
사진=광수사 무원 주지스님
오리본래무이(悟理本來無異) 각후수만수조(覺後誰晩誰早)
법계량동태허(法界量同太虛) 중생지심자소(衆生智心自小)
단능불기오아(但能不起吾我) 열반법식상포(涅槃法食常飽)
-직지심경(直指心經) 대승찬송십수(大乘讚頌十首) 중-
이치를 깨달아도 본래와 다르지 않거늘
깨달은 뒤에 누가 늦고 누가 이르리오.
법계의 크기는 허공과 같거늘
중생의 지혜로운 마음이 스스로 작도다.
다만 자기라는 것을 일으키지 않으면
열반의 법식(涅槃法食)으로 항상 배가 부르리라.
대전 유성구 계룡산 예불봉 아래에 자리잡고 있는 천태종 광수사에 들어서자 제일먼저 눈에 띄는 것은 ‘불기 2561년 (2017)년 부처님오신날 연등축제 세계인과 함께하는 천태종 광수사 다문화. 다종교 라온페스티벌’이라는 대적광전에 부터있는 현수막이다.
4월 14일 대전광수사 집무실에서 만난 무원스님은 천태종 라온행복도량 광수사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대전시민과 함께 다문화다종교인이 함께 국민화합과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라온페스티벌을 개최하기로 했다. 무원스님은 오색연등과 함께 부처님의 머리를 닮은 꽃 불두화가 만발하여 더울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줄것으로 기대가 된다며 라온은 ‘즐거운’ 이라는 뜻의 순수한 우리말로써 정치,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국민들이 이제 화합과 통합의 리더십과 부처님의 가피로 상처를 치유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원스님을 만나 라온행복도량의 참뜻과 부처님 오신날의 의미를 들어봤다.
사진=광수사 전경
―대전 광수사는 어떤 사찰인지요.
“대전 광수사는 21세기에 천태종이 세계 불교로 나아갈 수 있는 포교 중심의 도량으로서 거듭나고자 하는 꿈이 많은 사찰입니다. 전에 있었던 부산 삼강사는 ‘힐링 사찰’, 광수사는 ‘라운 행복도량’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라운’이라고 하면 순수한 우리나라 말로 ‘즐겁다’ 입니다. 즉 라운 행복도량은 즐거운 행복사찰로 부처님의 법으로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도량입니다. 그런 도량을 이끌어가고자 선을 세우고 즐거운 라운 행복도량이라는 슬로건을 들고 모든 신도들을 이끌어 나가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즐거운 행복사찰’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진정한 즐거움은 어디서 찾을 것인가. 부처님 법 즉 ‘법식’은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고 즐겁게 만듭니다. 법화경[法華經, 한 권으로 읽는 팔만대장경]에서 라운(즐겁다)은 ‘법식’을 뜻하는데 인간에게 있어 오감(색수상행식[色受想行識])으로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을 부처님 법으로 관하고 부처님 법으로 헤어날 수 있는 그런 즐거움을 말합니다. 대전 광수사는 불자들이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고 정신적인 치료를 할 수 있는 법식 도량으로 거듭나고자 합니다.”
―생활불교 애국불표 호국불교로 통하는 3대 지표가 다문화부터해서 힐링도량 그 다음 라운도량에 다 옮겨져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시대 사람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화두를 찾아서 같이 고민하고 풀어나가는 것이 이 시대의 수행자고 이 시대의 보살이고 종교의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중생들을 구제하려고 애쓰고 중생들에게 어떤 즐거움과 평화와 깨달음과 편안함과 이고득락[離苦得樂]의 메시지를 주려고 하는 것 자체가 수행이지 그런 고민이 없는 수행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 고민이 없으면 깨달아야 할 이유도 없는 것입니다. 그것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애국 불교가 될 수도 있고 또 생활의 일부로서 바로 적용해 살아가기 때문에 생활 불교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애국불교 생활불교는 둘이 아니라 하나입니다. 하나인데 이것을 구체적으로 3가지를 나눠서 얘기하는 것일 뿐입니다. 또 지금은 다문화 시대이기 때문에 명실상부 다문화 사찰로서 다문화 인과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다문화 사람들을 존중하고 존경하고 살아가면 바로 거기서 평화가 오지 않겠습니까. 바로 이런 것이 라운 세계입니다.”
―천태종은 어떤 종단입니까. 왜 스님이 되셨나요.
“천태종의 수행 도량은 종교단체로서 불교를 숭상 하지만 수행하는데 있어서는 낮에는 각자 생활영역에 최선을 다하고 밤에는 참나를 찾아 공부를 하는 것이 다른 종교와 차별화 되는 점입니다. 낮에 살아왔던 생활 문화를 밤에 수행하면서 점검해보고 다시 개선하고 맘이 맑게 살아가는 그런 기후를 받는 도량입니다. 스님이 된 이유는 인간의 삶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의심이 생기고 거기에 대한 공유를 하다 보니 부처님의 진리를 가까이하게 됐고 또 참가를 찾아가는 수행이 무엇인지 진정한 내가 무엇인지 하는 도를 터득하게 됐습니다. 스님이 된 것에 후회는 없습니다. 오히려 즐겁습니다. 저의 정신은 법식을 먹기 때문에 즐겁고 부자입니다.”
―대통령이 탄핵된 현 상황은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대선 후보들과는 만나셨나요.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앞으로 법을 받드는 대통령이 나와야 모든 국민들한테 추앙을 받고 또 대통령도 법을 수상하고 법을 존중할 때 국민이 바로 보이는 것입니다. 법을 받들지 않으면서 국민을 위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입니다. 불교에서는 법을 보는 자는 여래를 본다고 했습니다. 바로 대한민국 법을 보는 자는 대한민국 국민을 부처로 보는 것입니다. 어느 대통령이 되든 법을 존중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이 되기 힘들 것입니다. 관치주의가 아니라 진정한 대한민국 법치국가의 법이 무엇인지 바로 보고 더불어 법치와 덕치와 인치를 잘 겸비해 국민들의 마음을 채울 수 있는 그런 대통령이 나와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4차혁명에 대한 비전을 저에게 제시했고, 앞으로 21세기 대한민국이 세계화로 가는 길에 다양한 문화산업을 어떻게 펼쳐갈 것인가에 대해 교감을 나눴습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는 부산에 있을 때 봤고 여기서는 통화를 몇 번 했습니다.”
―끝으로 우리 국민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덕담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이제는 다문화 시대입니다. 세계인과 같이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이제는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서로 다름을 존중해 주는 문화가 정착이 되어서 편하게 살아가는 법이 무엇인지 고민을 할 때이고 이것이 진정한 행복 아니겠습니까. 옛날에는 가족들이 많아 형제간에 다툼이 있어도 화해했지만 이제는 핵가족 시대로 가족이 아닌 남과 같이 어울리며 살아가야 합니다. 서로 존중해야 합니다. 다름을 서로 존중해나가는 문화가 폭넓게 조성됐으면 좋겠습니다.”
<고진현 종교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