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회청문회 당시 참고인으로 출석한 재벌총수들의 모습
지난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대기업집단 26곳의 총수 26명 중 8명은 지주회사나 주력 상장 계열사의 등기임원으로 등록돼 있지 않았다.
8명은 앞서 언급한대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 이재현 CJ 회장, 이중근 부영 회장, 이준용 대림그룹 명예회장,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등이다.
이 가운데 정몽준 이사장은 지난달 말 현대중공업 최대주주 자리를 내줬고 이재현 회장은 다음 달 내 경영 일선 복귀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건희 회장(2010년 부터 연봉을 받지 않았지만)은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 등기임원으로 등록돼 있고 이준용 명예회장은 아들인 이해욱 부회장이 대림산업 등기임원이다. 남매 경영으로 잘 알려진 이명희 회장도 미등기임원이다. 이들 총수들은 일선에서 물러나 자녀가 실질적인 총수로서 역할을 하거나 회사에 상장사가 없는 경우 등에 해당된다.
현재 연간 5억 원 이상의 보수를 받는 상장사 등기임원은 의무적으로 보수를 공개하게 돼 있지만 미등기임원인 총수들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결국 임원의 보수공개 의무화가 반쪽짜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경우 등기·미등기 구분 없이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및 최고 보수를 받는 임원 3명 등 5명의 연봉을 개별적으로 공개하고 있는 것과 차이가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이같은 비교사례를 통한 자본시장법 개정 추진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등은 지주회사 한곳만 등기임원으로 등록된 경우와 주력계열사 몇 곳에 함께 등록된 경우로 미등기임원엔 포함되지 않았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건설, 현대파워텍 임원을 겸직하고 있고 최태원 SK 회장은 SK,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의 임원을 맡고 있다.
또 조양호 한진 회장은 한진과 대한항공, 한진칼 임원을 겸직하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금호홀딩스 등의 임원이다.
반면에 구본무 회장과 허창수 회장, 구자열 회장은 지주회사인 LG, GS, LS에만 등기임원으로 등록돼 있고 이수영 회장과 조석래 회장도 OCI, 효성만 등기임원을 맡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