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를 보면 건강이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카조 원장에 의하면, 혀는 심장 다음으로 혈관이 많이 분포된 기관이다. 바꿔 말해, 혈류나 체액의 상태를 눈으로 직접 살펴볼 수 있다는 얘기다. 가령 건강한 사람의 혀는 핑크 빛깔을 띤다. 만일 핑크색보다 엷다면 몸이 피곤한 상태이며, 반대로 색이 지나치게 붉은 사람은 혈액순환이 좋지 않다는 걸 의미한다.
또 혀 근육은 자율신경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과도한 스트레스나 긴장 상태에 놓이면 혀가 굳어 말이 잘 안 나오는데, 이는 자율신경계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나카조 원장은 “혀 상태를 점검하면 우리 몸의 혈류와 체액, 자율신경계 상황까지 모두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다”고 전했다. 더욱이 아무런 도구가 필요 없고, 어느 장소에서든 손쉽게 확인 가능하니 이보다 편한 건강 관리법이 없단다.
혀로 건강을 진단하는 법은 간단하다. 일단 아침에 일어나 거울로 혀의 상태를 점검해보자. 체크하기 전에는 가급적 커피나 카레, 색소가 함유된 음식은 피하는 게 좋다. 식사 전에, 그리고 형광등 불빛보다는 자연광 아래에서 살피는 것이 바람직하다.
체크 포인트는 ①혀의 색 ②크기와 모양 ③설태 ④설하정맥 ⑤혀의 움직임 등 크게 5가지다.
앞서 언급한 대로 혀의 색은 혈류와 신체의 온도를 알려준다. 몸에 열이 많을수록 혀의 색은 붉어지게 된다. 혹시 색의 기준을 잘 모르는 사람은 가족과 비교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둘째 혀의 크기와 모양은 체내 수분 상태를 나타낸다. 혀가 갈라지거나 주름이 생기진 않았는지, 평소보다 혀가 두툼하고 커지진 않았는지를 살피는 것이 포인트다.
셋째 설태는 혀의 표면에 생기는 이끼 모양의 부착물을 말한다. 설태의 양과 색깔, 얼룩 정도를 체크하면 된다. 넷째 설하정맥은 혀를 말아 올렸을 때 혀 밑에 보이는 정맥으로 좌우 크기와 모양을 비교한다.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는 편안한 상태에서 혀를 쭉 내민 다음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가를 확인하면 된다. 이상 5가지를 참고해 혀의 상태를 살핌으로써 우리 몸의 어디가 안 좋은지를 체크할 수 있다.
※“당신의 혀는 괜찮나요?” 이상 징후를 알리는 혀
□혀 표면이 하얗다 → 냉기가 심한 한증, 위장장애
혓바닥이 하얀 사람은 설태가 지나치게 두터워졌기 때문이다. 이는 혈류가 부족해 몸이 습하다는 증거다. 또한 설태 색이 노랗거나 갈색을 띠는 경우라면 위장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다.
□설태가 얼룩덜룩하다 → 면역력 저하
설태가 반점처럼 얼룩져 있는 사람은 지나친 스트레스로 인해 신체적 균형이 무너진 상태다. 수면장애로 이어져 생체리듬이 깨질 수 있으며, 불안장애의 징후일 수도 있다.
□혀 표면이 갈라졌다 → 수분 부족
가물어 땅이 갈라진 것처럼 혓바닥에 균열이 생긴 사람은 체내 수분이 부족한 탓이다. 불면증과 변비를 동반하며, 방치할 경우 몸속 염분 농도가 높아져 고혈압이나 뇌중풍의 위험도 있다.
□혀 색깔이 붉다 → 고혈압
혈류가 좋지 않은 케이스다. 혈관에 염증을 안고 있을 확률도 높다. 특히 혀끝이 붉은 사람은 요주의. 몸이 쉽게 뜨거워지는 경향을 보인다.
□혀 가장자리가 들쭉날쭉하다 → 만성피로, 부종
수분대사가 원활하지 못해 불필요한 체액과 노폐물이 몸에 쌓이고 있다. 몸이 잘 붓는 사람이 여기에 해당된다. 혀 가장자리가 톱니바퀴처럼 들쭉날쭉한 것은 혀가 부어서 치아 자국이 남기 때문. 소화기가 약해져 설사를 하거나 현기증, 만성피로에 걸리기 쉽다.
※“해당되면 병원으로!” 위험 징후를 알리는 혀
□설태가 검은빛 → 위궤양, 위암
혓바닥 색이 평소와 다르게 검은빛이나 짙은 갈색으로 변했다면 이것은 혀가 보내는 위험 신호다. 소화를 담당하는 장기, 특히 위 십이지장에 궤양이나 염증성 병변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일단 병원에 들러 진찰을 받아보는 편이 좋다.
□혀를 똑바로 내밀지 못한다 → 심근경색
근육을 정상적으로 움직이는 신경에 이상이 발생했거나 혈관이 막혀 있을 수 있다. 혀 표면에 가늘게 물결모양이 생긴 케이스도 심근경색의 위험 신호다.
□혀 뒤쪽 혈관이 울퉁불퉁하다 → 뇌 중풍
혀 밑 양쪽에는 설하정맥이 자리 잡고 있는데, 푸르스름하게 보여야 뇌혈관이 건강하다는 증거다. 만약 설하정맥이 평소보다 굵어져 울퉁불퉁하다면 혈관이 막히기 쉬운 상태라는 걸 뜻한다. 또 암적색이거나 보라색을 띠는 경우도 요주의. 좌우 굵기 차이가 현저한 사람은 즉시 병원을 찾아 진찰을 받도록 하자.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설암 의심할 수 있는 8가지 증상 혀에 생기는 설암은 음주와 흡연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다른 암에 비해 전이가 빨라 조기발견과 치료가 매우 중요한 암이다. 다만, 초기엔 구내염과 비슷하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설암과 단순 구내염, 어떻게 구분하면 좋을까. 먼저 입안에 발생하는 대부분의 궤양은 1~2주 정도 지나면 자동으로 낫는다. 따라서 궤양이 그 이상 지속되는 경우라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덧붙여 ‘설암을 의심할 수 있는 8가지 증상’을 소개한다. 한 번씩 읽고 체크해보자. ①혹이 생겼다 ②구강점막에 반점이 있다 ③궤양이 한 달 이상 지속되고 있다 ④저림이나 마비가 느껴진다 ⑤미각이 둔해졌다 ⑥궤양 부분이 지저분하고 출혈이 있다 ⑦통증이 심하다 ⑧혀를 움직이기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