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로 된 동의보감촌 임시주차장에 영구시설물로 보이는 전기시설과 콘크리트 구조물이 설치돼 있다.
산청군이 불법전용하고 있는 부지는 금서면 특리 산80-5(면적 5915㎡), 산80-3(면적 2448㎡)번지이며 지목 상으로 ‘산’이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법)’에 따라 농림지역 자연휴양림구역으로 산지법이 적용되는 곳이다.
군은 엑스포 당시 특리 산80-5번지를 ‘엑스포 행사장, 순례길 조성’이란 명분으로 2011년 10월 5일부터 2013년 2월 30일까지, 산80-3번지는 ‘우회배수로공사’를 목적으로 2012년 2월 28일부터 2012년 12월 30일까지 각각 부서 간 협의를 통해 산지전용이 이뤄지도록 했다.
산지전용은 한시적으로 산지를 활용하는 것이지 영구시설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전용기간이 종료되면 원상복구를 하는 게 원칙이다. 그럼에도 산청군은 이런 점을 도외시하고 있다.
특히 임야를 관리 보전해야 하는 산청군이 스스로 불법을 자행하면서 이를 고발조치할 행정기관이 전무한 상태가 됐다. 사법기관의 조사를 통해 사실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자연스레 나오는 대목이다.
산청군 동의보감촌 한방항노화실 관계자는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를 준비하면서 미처 산지전용 연장 신청을 하지 못했다”고 인정한 뒤 “지금은 휴양림으로 지정돼 산청한방휴양관광단지를 현재 조성 중에 있다. 관광단지에 걸맞은 적합한 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는 변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명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산청군 공고·고시문 전부를 열람하고 경상남도 공고·고시문까지 열람했지만, 해당지목에 따르는 군 개발계획은 찾을 수 없었다.
산청군이 이처럼 원칙을 무시하자 이에 대한 비판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주민 A 씨는 “산림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군이 자연훼손에 앞장서고 있는 게 드러난 꼴”이라며 “보편타당해야 할 행정이 스스로 공신력을 잃는 결과를 빚고 말았다”고 꼬집었다.
정민규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