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콘텐츠의 획기적인 터닝 포인트는 단연 몰카다. 성관계 장면의 몰카부터 화장실 몰카, 심지어 수영장이나 목욕탕 몰카까지 등장했다. 그리고 ‘리벤지 포르노’라 불리는 존재도 등장했다. 리벤지 포르노는 연인을 비롯한 남녀가 상호 합의 하에 촬영한 사생활 동영상을 의미하지만 합의는 촬영까지일 뿐 유포는 일방적으로 이뤄진다. 연인 등이 결별한 뒤 복수심에 이런 동영상을 의도적으로 유출한다고 알려지며 붙은 별칭이 ‘리벤지 포르노’다.
물론 상업적으로 제작된 포르노나 AV가 훨씬 더 뛰어난 품질을 자랑한다. 카메라와 조명, 연출 등 전문가들이 제작하고 전문 배우들이 출연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연출된 성인 콘텐츠와 달리 몰카나 리벤지 포르노는 리얼리티가 강점이다. 몰카와 리벤지 포르노가 범람하면서 합법적인 성인 콘텐츠 제작 업계가 치명타를 입었을 정도다. 문제는 출연자다. 포르노와 AV는 전문 배우들이 출연료를 받고 출연하는 데 반해 몰카와 리벤지 포르노는 일반인이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출연하는 셈이다. 자신의 내밀한 사생활과 신체가 대중에게 고스란히 드러나는 치명적인 피해를 감내해야 한다.
IP카메라가 해킹당해 유출된 것으로 보이는 동영상들.
문제는 자신의 집을 감시하기 위한 보안 시스템인 IP카메라가 오히려 자신을 감시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보안시스템인 IP카메라의 보안이 매우 취약해 해킹당하기 쉽기 때문이다. 아예 IP카메라 자체가 해킹을 당하기도 하며 IP카메라 촬영 영상을 저장하는 클라우드 서버의 계정이 해킹을 당하기도 한다. 이런 까닭에 전문가들은 비밀번호를 설정해야 하며 주기적으로 비밀번호를 변경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렇지만 상당수의 IP카메라는 비밀번호를 주기적으로 변경해도 안심할 수 없을 만큼 보안시스템이 허술하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중국산 IP카메라가 보안 시스템이 매우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해킹하는 것 역시 중국 해커들로 그렇게 해킹된 영상이 주로 떠돌아다니는 곳 역시 중국 성인사이트다. 국내까지 흘러 들어온 IP카메라 영상의 상당수는 중국 성인사이트가 홍보 목적으로 푼 것들이다.
앞서 언급한 동영상처럼 IP카메라 해킹 영상에는 여성이 홀로 자위행위를 하는 모습은 물론이고 이성과의 성관계를 갖는 장면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런 특별한 행위는 없지만 여성들이 옷을 갈아입거나 노출이 심한 의상으로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 등이 담겨 있는 영상은 더욱 흔하다. 사적인 공간인 자신의 집에서 편하게 지내는 모습이 IP카메라를 통해 유출돼 불법 성인콘텐츠로 둔갑한 것이다.
해킹은 보다 심각하게 이뤄지고 있다. 해커들이 실시간으로 IP카메라를 보며 해당 영상을 유출한 것으로 보이는 동영상도 여럿 되기 때문이다. 한 방향으로 설정돼 있는 IP카메라가 여성의 움직임에 따라 움직인다. 누군가 IP카메라를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카메라 방향까지 조작하고 있는 것.
실제 국내 피해사례에서도 비슷한 정황이 포착됐다. 자신이 조작하지 않았음에도 카메라 렌즈의 방향이 다른 곳을 향해 있었다는 사례가 가장 흔하며 심지어 IP카메라 스피커에서 누군가가 중국어로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다는 사례도 있다.
이처럼 불법 성인 사이트 등을 중심으로 유출 동영상이 범람하면서 온라인에선 ‘IP카메라 해킹 주의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연예계에서 더욱 뜨겁다. 연예인들 가운데에도 개인적으로 IP카메라를 설치한 이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연예인들 가운데 여럿이 IP카메라를 설치해두고 있어 소속사들이 긴급 점검에 돌입했다고 한다. 심지어 일부 걸그룹의 숙소에도 감시용으로 IP카메라가 설치돼 있다고 알려져 있기도 하다.
만약 연예인의 IP카메라가 해킹당해 옷을 갈아입는 모습이라도 유출될 경우 그 후폭풍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앞서 언급했듯이 정보통신분야의 기술이 발전해 새로운 기기가 나올 때마다 이를 기반으로 한 불법 성인 콘텐츠가 등장했으며 유명 여자 연예인이 그 희생양이 돼 왔다. 이번 역시 그럴 우려감이 높다는 것이 연예관계자들의 우려 섞인 전망이다. 이제 그 심각성이 알려져 지금부터는 연예계에서도 각별히 관련 보안에 신경을 쓰고 조심을 하겠지만 이미 연예인의 IP카메라가 유출됐을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