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까지 가서 무죄 판결을 받아낸 성현아는 힘겹게 ‘성매매 연예인’의 굴레를 벗어났다. 검찰의 약식기소로 시작해 정식재판 청구, 유죄 판결이 나온 1, 2심을 거쳐 대법원까지 2년 넘게 법정 투쟁을 거치며 어렵게 얻어낸 무죄 판결이었다. 다시 연예계로 돌아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성현아는 오랜 법정 공방을 통해 훼손된 이미지 회복을 위해 차분히 복귀를 준비했다. 우선 연극을 통해 연기 활동을 재개한 뒤 연예기획사와의 전속계약, 이후 방송을 통해 성매매 법정공방에 대한 심경 고백도 했다. 본격적인 연예계 복귀를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을 모두 마치고 본격적인 출발을 시작하려 하는 시점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바로 남편의 자살이다.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 방송 화면 캡처.
지난 9일 오전 8시 40분경 경기도 화성시 오산동의 한 오피스텔 공사 현장 근처에 주차된 티볼리 차량 안에서 성현아의 남편 최 아무개 씨(49)의 시신이 발견됐다. 문이 잠겨 있는 차량 안에는 번개탄 1장이 불에 탄 상태로 남아 있었다. 정장에 커트 차림인 최 씨의 시신은 상당히 부패된 상태였으며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기 화성동부경찰서 하루 뒤인 10일 자살로 최종 결론 내리고 부검 없이 시신을 가족에게 인도했다.
이에 성현아의 소속사는 “고인과 성현아는 오랜 기간 별거 중이었으며, 성현아의 재산까지 모두 탕진해 곧 이혼소송을 준비 중이었다”라며 “사망 사실에는 애도하는 마음이지만, 훌훌 털고 일어나 복귀를 준비 중이던 성현아에게 악재로 작용할까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고인이 된 성현아의 남편 최 씨는 연예계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다. 결혼식 없이 혼인신고만 하고 부부가 됐기 때문에 성현아의 재혼 자체에만 관심이 집중됐을 뿐 남편에 대한 정보는 알려진 게 거의 없었다.
성현아의 재혼 소식이 알려진 것은 2010년 9월이었다. 그해 5월에 이미 혼인신고를 하고 부부가 된 터라 결혼 4개월 뒤였다. 당시 알려진 남편에 대한 정보는 ‘6살 연상의 사업가 최 아무개 씨’가 전부였다. 성현아는 그해 2월 한 살 연하의 사업가와 결혼 2년여 만에 이혼했다. 이혼하고 3달 만에 재혼을 한 터라 재혼 즈음엔 그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9월에 재혼 사실을 공개한 것은 MBC 주말드라마 <욕망의 불꽃> 출연 때문이다. 성현아는 이혼 직후 연예계 활동을 중단했고 조용히 재혼을 한 뒤인 2010년 9월 <욕망의 불꽃>으로 컴백했다.
2011년 3월 <욕망의 불꽃>을 마친 뒤 성현아는 다시 활동을 중단했다. 그리고 2012년 8월 아들을 출산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혼으로 활동을 중단했던 성현아가 재혼하고 연예계로 돌아왔고 잠시 활동을 중단한 상황에서 임신과 출산을 한 것으로 매우 자연스런 행보였다.
유부녀인 여자 연예인의 성매매 사건이라 세간의 관심은 남편에게 집중됐지만 이번에도 남편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았다. 이미 성현아는 남편과 2012년 연말 즈음부터 별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고 성매매 파동이 불거진 상황에선 이미 연락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사업 실패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해외에 체류 중이라고 알려졌었다. 남편 대신 시어머니가 한 여성잡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성현아의 결백을 주장하기도 했다.
성현아는 2010년 2월 이혼하고 5월 재혼해 2년 3개월여 만에 아들을 출산했지만 출산 3~4개월 뒤부터 별거에 돌입했다. 결국 정상적인 결혼 기간은 2년 6개월 남짓이었다. 남편과 연락이 끊긴 상황에서 성현아는 홀로 아들을 키웠다. 소속사의 주장에 따르면 당시 남편은 사업 실패로 성현아의 재산까지 모두 탕진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성매매 혐의를 받은 성현아는 명품 백과 패물 등을 팔아 변호사 비용을 마련할 만큼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결국 대법원까지 가서 무죄 판결을 받으며 성매매의 굴레에서 벗어난 성현아는 차분히 연예계 컴백 준비에 돌입했고 이 과정에서 남편과의 이혼 소송을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현아와의 결혼, 출산, 그리고 성매매 법정 다툼 과정에서 전혀 드러나지 않았던 남편 최 씨 관련 얘기는 이번 자살을 통해서 뒤늦게 드러났다. 최 씨는 회사 경영 과정에서 약 160억 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으로 수배 중이었다.
최 씨는 직전까지 경기도 화성시 모처에서 자녀들과 함께 지내왔다. 성현아와의 결혼이 역시 재혼이던 최 씨에게는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자녀들이 있었다. 최 씨의 딸은 고인이 종적을 감춘 지 이틀 후인 지난달 22일 경찰에 미귀가 신고를 했었다.
이렇게 성현아의 남편은 자살이라는 충격적인 소식을 통해 그 존재가 대중에게 알려졌고 본격 컴백 준비에 돌입했던 성현아는 또 다시 조심스럽게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